(에임스=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초 실시될 공식 후보경선전을 앞두고 13일 아이오와주에서는 `에임스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이 열려 모든 대선후보가 첫 시험을 치렀다. 또 강력한 잠룡으로 꼽혀 왔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같은 날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하며 대선 경선판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에임스 스트로폴 다음날인 14일에는 스트로폴에서 기대보다 낮은 득표율로 3위에 그친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가 대권도전 포기를 전격 발표했다.
 
일단 향후 공화당 경선판도를 엿볼 수 있는 첫 시험대였던 에임스 스트로폴의 승리는 미셸 바크먼(미네소타) 하원의원에게 돌아갔다. 이날 승리로 바크먼은 선두권을 확실히 굳히면서 바람몰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여성의원인 바크먼은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2개월도 되지 않아 선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위협하며 돌풍을 몰아가고 있는 상태다. 바크먼은 `작은 정부, 적은 세금'을 요구하는 보수적 유권자단체인 티파티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바크먼을 불과 152표 차이로 뒤쫓아간 론 폴(텍사스) 하원의원도 선두권에 포함돼 향후 경선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미 의회 내 `괴짜'로도 통하는 론 폴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폐지하고 달러 대신 금을 기축통화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해외에서의 미군 개입에 반대하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비판적이었다. 그는 공화당 내에 열성적인 `골수 지지자'들이 많아 예비투표에 강세를 보여왔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이날 대선 경선전 참여 선언은 공화당 경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킬 전망이다. 특히 그는 에임스 스트로폴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이 들어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각종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던 롬니 전 주지사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9명의 스트로폴 후보명단에 오르진 못했지만, 열성 지지자들이 직접 손으로 페리의 이름을 기명(write-ins)하는 방법을 통해 이룬 득표로, 예상보다 많은 득표라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페리가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보이면서 롬니, 바크먼과 함께 선두권을 다툴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
 
롬니 전 주지사는 에임스 스트로폴에서 7위에 그쳤지만, 그가 후보명단에만 이름이 올랐을 뿐 아무런 선거캠페인을 펼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조한 득표가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 특히 에임스 스트로폴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다른 후보들이 지지자들을 대거 동원하는 미국식 `동원투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점을 감안할 경우 공식 개막까지 6개월도 남지 않은 공화당의 대선후보 쟁탈전은 롬니-바크먼-페리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미 언론은 이날 새로 링에 오른 페리 주지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에서 두 번째 큰 주인 텍사스 주지사를 3연임하고 있는 페리는 티파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가 바크먼이 갖고 있지 못하는 행정경험까지 있다. 페리가 뜰 경우 바크먼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페리는 또 텍사스 주지사로 낮은 세금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실질적인 업적도 갖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롬니가 실시한 건보개혁 및 동성애나 낙태문제에 대한 탄력적인 입장에 불만을 갖고 있는 강경 보수주의자의 표가 페리에게 돌아갈 수 분석도 있다.
 
반면 아직 전국적인 선거를 한 차례도 치러보지 못한데다가 페리가 취해왔던,지나치게 보수적인 정책이나 입장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게다가 최악의 지지율로 물러난 조지 부시에 이어 또다시 텍사스 주지사의 중앙정계 출현을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좀 더 지켜볼 문제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번 스트로폴에 사력을 다하다시피 했던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바크먼에 크게 뒤지는 표차로 3위를 차지해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 폴렌티는 100만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이번 스트로폴을 위해 투입하며 총력을 다한 싸움을 벌였지만 끝내 바크먼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그는 2012년 대선 승리를 노리는 공화당 예비후보 중 경선전이 본격화한 뒤 나온 첫 중도포기자로 기록되게 됐다. 또 폴렌티보다 더 저조한 성적을 거둔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등의 향후 거취도 주목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버스투어'를 재개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대선도전 여부도 향후 공화당 경선국면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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