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대회 때 ‘아시아 교회와 선교’ 7개 이슈 논의
“성장하는 아시아 교회, 주님께서 귀하게 사용하실 것
위기의 한국교회, 다음세대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길”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Asia Evangelical Alliance)이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정기 이사회 및 실행위원장 모임, ACML TF 리더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한국 모임은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인도네시아 센툴 SICC 타워에서 열리는 AEA 40주년 기념대회의 준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

AEA는 40주년 대회 주제인 ‘새로운 환경에서의 아시아 교회와 선교’(ACML, Asia Church and Mission in A New Landscape)와 관련해 7개 어젠다를 선정해 작년 11월 ACML TF를 구성했다. 7개 어젠다는 △선교(Missions) △가정(Family)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Media and Digital Technology) △MZ 세대 회복 및 동원(Faith Expression of Younger Generation) △리더십과 신학 교육(Leadership and Theological Education) △일터(Marketplace) △새로운 환경에서의 지역교회 주도(Doing Church in The New Landscape)로, 7개 TF 리더는 기존 AEA 7개 위원회의 위원장 또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사무총장 밤방 부디얀토
밤방 부디얀토 AEA 사무총장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AEA 사무총장 밤방 부디얀토(Bambang Budijanto) 박사는 5월 30일 새중앙교회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기독교 현황에 대해 “전 세계 기독교 성장에 관한 도표를 보면 대부분 대륙이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아시아는 꾸준히 성장하는 것을 모든 통계가 알려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서구 선교사들이 아시아 지역에 복음을 전해주고 선교한 것은 참 고마운 일이며, 이제는 아시아 대륙이 스스로 선교와 영혼구령의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을 통계들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부디얀토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 출신 목회자로, 호주 퍼스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 학사, 한국 아신대학교에서 구약-종교사회학 신학 석사 후 영국 웨일스대학교와 옥스퍼드선교연구센터(OCMS)에서 개발연구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육받았다. 인도네시아 PESAT 재단과 지역사회개발연구소 설립자 및 회장을 역임하고, 컴패션 인터내셔널에서 아시아 지역 이사를 6년간 지낸 뒤 부사장으로 7년간 활동했다. 현재는 CRL(The Center of Reflective Leadership)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AEA에서는 2008년부터 선교위원회 위원장, 실행리더십팀 부회장 등으로 섬기고, 지난 2019년 2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ㅡ이번 AEA 이사들과 위원장, ACML TF 리더 모임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먼저 매년 열리는 AEA 정례 이사회를 통해 1년간 사역을 검토하고, 앞으로의 사역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모임입니다. 또 서로 친교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COVID-19로 어려운 때를 거치면서 더욱 돈독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기 위해 이 모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AEA가 40주년을 맞이하여 4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것인데, 이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작년부터 준비해 오고 있는데, 지금이 행사까지의 딱 중간이 되는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달려오면서 변화된 부분, 업데이트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ㅡ40주년 대회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루게 되나요.

“새롭게 펼쳐지는 상황에서 아시아 교회와 선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코로나는 선교나 비즈니스, 가족, 교회 등에도 상당 부분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장래에는 지나온 삶과 너무나 판이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을 구태의연하게 답습해 가면 장래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될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 40년간 AEA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아시아 교회가 재도약과 더불어 힘차게 나아갈지 하나님께 여쭤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아시아 지역의 여러 가지 일, 그리고 아시아 교회와 선교를 통해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한 분별력을 가지고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런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정기 이사회 및 40주년 준비 모임
지난 26일 밤방 부디잔토 목사(왼쪽에서 일곱 번째)를 비롯한 한국 모임 참석자들이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왼쪽에서 여덟 번째)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한국에서는 한정국 목사(왼쪽에서 네 번째), 문창선 목사(맨 왼쪽)가 참석자인 동시에 호스트로 섬겼다. ©AEA

ㅡ아시아 지역의 교회와 선교에서 희망적인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 세계 기독교 성장에 대한 도표를 보면 대부분 대륙이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는 그 가운데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모든 통계가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아시아 기독교는 성장세와 힘이 모여 관성처럼 달려왔는데, 이것은 뒤집을 수 없고 오히려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근거가 될 것입니다.

또 지난 수십 년간 통계와 흐름을 보면 남반구가 크게 약진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증명합니다. 지금까지 서구 선교사가 아시아 지역에 복음을 전해주고 선교한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시아가 스스로 선교와 영혼구령의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통계가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AEA 사무총장으로서 지켜본 결과, 아시아 교회는 나름대로 잠재력과 힘이 있는 가운데 더 많은 곳에서 상황을 변화시키고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지금 아시아 대륙의 기독교 인구는 8.2%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주님께서 아시아를 매우 귀하게 들어 사용하셔서 복음화 수치가 높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 COVID-19가 가져다준 위기는 분명 존재했지만, 그 위기 속에서 우리가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오히려 이러한 위험 요소가 사람들이 복음에 더 의지하게 하고 관심을 갖게 한 영향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든콘웰신학대학교 글로벌기독교연구센터가 발표한 2023년 세계 기독교 현황(Status of Global Christianity)에 따르면, 전 세계 약 80억 4,531만 인구(증가세 1.18%) 중 기독교인은 약 26억 438만 명(증가세 1.18%)이었다. 대륙별 기독교 인구는 아프리카 약 7억 1,809만 명, 남미 약 6억 1,127만 명, 유럽 약 5억 6,632만 명, 아시아 약 4억 655만 명, 북미 약 2억 7,187만 명, 오세아니아 3,006만 명으로 나타났는데, 기독교 증가세는 아프리카 2.76%, 아시아 1.62%, 남미 1.03%, 오세아니아 0.92%, 북미 0.29%, 유럽 0.04% 순이었다.

또한 남반구의 성장이 두드러져, 1.80%의 증가세에 현 기독교 인구가 약 17억 6,608만 명이었고, 북반구는 0.12% 증가에 그쳐 현 기독교 인구는 약 8억 3,829만 명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정기 이사회 및 40주년 준비 모임
31일 AEA 정기 이사회가 진행되고 있다. ©AEA

ㅡ아시아 교회와 선교의 심각한 도전은 무엇인가요.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중국 등은 20년 동안 교회가 급성장했지만, 10여 년 전부터 성장 없이 유지되는 상황입니다. (역사적으로) 교회가 침체에 빠지고 뒷걸음질 치면 스스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운동을 통해 회복하려고 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흐름을 보면, 신학교와 기독대학교에서 일꾼들을 배출하면 그들이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나라들에선 이런 분위기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에 대한 적정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부분에서 멈춰 선 모습이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많은 목회자가 성도들과의 소통이 부재하고, 다음 사역자 양육과 이양에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또 신학적 깊이가 부족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많은 목회자와 사역자가 재정적 어려움에 늘 노출돼 있다 보니, 젊은이들은 교회와 선교 사역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다음세대는 또 다른 도전입니다. 유럽, 미국 등의 전통적 흐름을 보면 젊은이들의 숫자가 줄면서 교회가 전체적으로 침체기에 빠졌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교회에서도 젊은 세대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위기를 느낍니다. 젊은이들은 곧 교회의 미래인데, 지금이라도 우리가 당장 젊은이 사역을 위한 협업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또 가정에 대한 도전이 있습니다. 유럽, 미국과 비교할 때 아시아는 그렇게 상황이 나쁘지 않지만, 아시아 대륙에서도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가정의 기능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선교적 도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식민지 시대처럼 지배적 선교, 크리스텐덤 방식의 선교를 배제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 도전은 기도가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사무총장 밤방 부디얀토
부디얀토 사무총장이 30일 모임을 인도하고 있다. 부디얀토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아시아 교회와 선교의 도전들에 대한 고민과 해결 방법들이 각 나라의 지역에서, 특히 젊은 영혼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ㅡ다양한 도전 앞에서 AEA는 어떤 역할을 감당할 계획인가요.

“AEA는 앞서 언급한 도전들에 대한 고민과 해결 방법들이 각 나라의 지역에서, 특히 젊은 영혼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도울 것입니다. 특히 오는 10월에 열리는 40주년 대회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려고 합니다. 7개 위원회와 7개 TF가 지금까지 아시아 교회와 선교의 문제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한 것을 40주년 대회에 잘 담아내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친히 말씀하신 성경 말씀을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과 계획을 담아내자는 것이 AEA의 생각이고 계획입니다.”

ㅡ아시아 지역의 디아스포라, 기독교 박해 이슈 등에 대해 AEA는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나요.

“디아스포라 이슈만 보더라도, 우리 모두가 천국에 가기까지 디아스포라이기 때문에 첨예하게 다가오는 이슈입니다. 이제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나아가는 시대이므로, 아시아 지역 디아스포라 현상은 아시아 복음화와 선교에 상당히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핍박은 아시아 지역이 유난히 많습니다. 핍박 속에 있는 교회와 성도들이 견뎌낼 수 있도록 어떻게 격려하고 도울지 고민하는 한편, 하나님께서도 이 핍박을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핍박은 우리에게 있어 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4년 한국에 왔을 때 영락교회에서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각 나라 선교회 사무총장들이 다 모여 중요한 이슈로 다룬 것이 ‘핍박’이었습니다. 네팔에서 온 두 여인이 간증하는데, 한 여인은 남편이 예수를 믿었기 때문에 감옥에 갇히고 핍박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 남편을 석방해달라고 기도해 주지 마시고, 감옥에서 연단과 핍박을 통해 믿음이 성장하고 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하는 것이 참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네팔은 그런 핍박에도 불구하고 1983년부터 2013년까지 폭발적인 큰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정기 이사회 및 40주년 준비 모임
참석자들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EA

ㅡ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습니까.

“제가 알고 있는 한국교회는 1970~1980년대에 엄청난 교회 성장을 이루었고, 1990년대에 보여준 선교 열정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2만 4천여 명의 해외 선교사를 파송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교회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과 정체가 보이고, 다음세대가 준비되지 않은 것을 보면서 위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세대를 위해서 기도도 많이 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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