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관하는 제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자에 소설가 한강, 시인 나은희, 한기욱 교수 그리고 한국화, 사미 랑제라에르(Samy Langeraert)가 선정됐다. 9일 서울 교보문고 빌딩에서 수상자 간담회가 열렸다.

대산문학상
제 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차례대로 시인 나은희, 소설가 한강, 평론가 한기욱 ©대산문화재단 제공

수상은 시·소설·비평·번역 등 4개 부문으로 소설 부문에서는 소설가 한강이 ‘나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시 부문에서 나희욱 시인이 ‘가능주의자’로, 비평 부문에서 한기욱 교수가 평론집 ‘문학의 열린 길’로, 그리고 번역에서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불역 Cent ombres)’를 불어로 옮긴 번역가이자 소설가 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가 각각 수상했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수상자들의 짧은 소감을 ‘한경신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시집 <가능주의자>로 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나 시인은 요즘 같은 ‘재난의 시대’에 사람들이 시와 소설을 찾는 이유를 문학의 본령에서 찾았다. 그는 "문학은 현실을 증언하고 애도하는 간절한 목소리이자 고통받는 존재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이라고 정의했다. 팍팍하고 참담한 현실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넬 힘이 문학에 있다는 얘기"이다.

소설 부문 수상작인 한강 작가(52)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 생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는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한 국가대표급 소설가 중 한 명이다. 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에서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 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역사적 비극을 망각하려는 시도와 맞섰다.

한 작가는 “소설을 쓸 때 4·3 사건은 무고한 죽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결국은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믿음을 붙잡고 소설을 썼는데, 요즘 접하는 아주 많은 죽음들 속에서 그런 생각을 이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태원 사고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 이후 여러 이유로 1년 넘게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 상을 주신 것이 ‘이제 그만 쉬고 다시 글을 열심히 써보라’는 말씀 같아 다시 아침마다 책상으로 가는 일상을 회복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한기욱 문학평론가(65)의 <평론집 문학의 열린 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우리 현실에 대한 예민한 인식과 문학적 성취 사이의 대화적 고민이 남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한 평론가는 이날 ‘한국 문학의 생명력’을 강조했다. 그는 “독자 수 감소로 ‘한국 문학은 죽었다’는 자조마저 나오지만, ‘한국 문학은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생각을 저버린 적이 없다”며 “서구권에 비해 한국인은 시와 소설을 즐겨 읽을 뿐 아니라 20~30대 여성 등 문학을 소중히 여기는 젊은 층도 두텁다”고 했다. 

대산문학재단은 수상작 선정 사유로 각각 나희덕 시인의 ‘기능주의자’에 대해 "반딧불이처럼 깜빡이며 가닿아도 좋을 빛과 어둠에 대해, 현실 너머를 사유하는 결연한 목소리로 나희덕식 사랑법을 들려준 점”이라고 했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광주와 제주 4·3을 잇고 뒤섞으며 지금 이곳의 삶에 내재하는 그 선혈의 시간을 온몸으로 애도하고 ‘작별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점”이라고 했다.

한기욱의 ‘문학의 열린 길’에 대해 “동시대 문학공간과 문제적 문학에 대한 치열한 비평적 대화를 끈질기게 추구한 점이다”고 했다.

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의 공역 ‘백의 그림자(Cent ombres)’에 대해 “원문에 얽매이기보다 작가 특유의 울림과 정서가 외국 독자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여 문학성을 살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 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수상자에게는 부문별 상금 5천만 원과 함께 대산문학상 고유의 상패인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작품 ‘소나무’가 수여된다. 시, 소설 부문 수상작은 재단의 2023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외에 출판, 소개될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 심사를 시행함에 따라 올해는 평론 부문을 심사하였다.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번역물을 해마다 번갈아 심사하는 번역 부문은 지난 4년간 불어로 번역된 한국문학 작품들을 심사대상으로 삼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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