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미국 뉴욕의 육군사관학교 ‘웨스트 포인트’(West Point)는 힘든 4년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지원하는데 14,000명 이상이 지원하고, 그중에 4,000명이 서류를 통과하고, 체력 등의 과정을 거쳐 2,500명, 그리고 더 테스트를 거쳐 최종합격은 1,200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도중에 200∼300여 명이 탈락하여, 최종 졸업식에는 1,000여명 정도 참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200∼300여 명의 탈락자들은 입소하여, 첫 여름훈련 7주간 사이에 (BEAST신병훈련) 거의 포기한다는 것이다. 2년 간의 모든 입학과정을 거쳐 들어가서는 첫 7주 만에 포기하는 것이다. 첫 여름 7주 간의 최고 어려운 훈련을 시키는데, 소위 신병훈련생/생도에서 군인으로 바뀌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회에서의 생활습관을 완전히 고쳐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 어쨌든 신병에서 군인으로 바뀌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서, 아침 5시부터 밤 10시까지 강한 훈련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주말도 없고, 식사시간 외에는 휴식시간이 없고, 바깥의 가족, 친구도 만날 수가 없다. 그러면서 더운 한 여름에 두달 남짓 강한 훈련을 시키니 포기하는 자가 수백 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탈락하는가?’에 대해 조사해서 분석해 보았다는 것이다. 조사분석의 결과 거의 다 똑 같더라는 것이다, 즉 고등학교 성적, 리더십 경험, 체력 수준도 다 갖추었더라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려면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들어가는 수준은 갖추어야 되니 학교 성적 등등의 수준은 최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7주 간을 견디는 자들과 탈락자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지구력(Perseverance, Grit*, 투지)이더라는 것이다. 실력과 재능과 천재라기보다는, 이 지구력이 최고로 작용한다는 것을 몇 년 간의 조사를 통해서 (입소 첫 주에 조사)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을 보면 IQ 좋고, 머리 좋고, 타고난 재능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대개 한 분야에 열심히 한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 교수 케롤이 말한 것처럼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지구력을 갖고 계속 노력하다보니 결국 상위권으로 가더라는 발견과 유사한 맥락이라 보여 진다.

나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다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즉 100%의 IQ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더 애쓸 필요가 없으니, 더 이상 노력할 여지가 없다. 100%이면 다 된 것 아닌가?

그런데 사실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즉 60%만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사람들은 100% 채우려고 애쓰고 또 애쓰다보니, 어쩌면 지구력과 투지를 발휘해서 계속 가다보니 100%에 도달함과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 120%, 130%로 진행해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종착지의 문제가 아니고 방향의 문제인 것 같다. 훌륭한 사람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더 뛰어난 사람들은 후자의 경우가 아닐까! 세상에서 정말 뛰어난 사람들은 100%를 넘어서 150%, 200%까지라도 간 사람들이다. 다른 말로 그것은 IQ,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불만족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뭔가를 이루고 나면 거기에 만족치 않고 또 더 높은 단계를 추구하기에 불만족에 만족하는 사람들로, 마치 성경 속에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나는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계속 잡으려고 달려간다는 개념이라고 봐진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는 다양한 면을 개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정신적, 신체적, 군대정신, 사회훈련을 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훈련과정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약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는데, 이것이 또한 견디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감, 또 자존감이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구력(투지)이 없이는 탈락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런 힘든 과정 4년을 누가 통과하여 졸업까지 가겠는가? 더구나 도중에 사관학교 자체 테스트를 다 통과한 생도들 중에서도 또 탈락자가 생기더라는 것이다. 다 갖추어진 생도들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끝까지 가는 학생들은, 즉 포기하지 않는 생도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이것은 비록 군대에서만의 얘기는 아니겠다. 여러 가지 직업, 사업, 목회, 학생 등등에 다 적용된다고 본다.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해보니 두 가지로 귀결되는데 하나는 열정(passion)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력(perseverance)이더라는 것이다, 열정은 식어버리지 않는 것이고, 지구력은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두 가지가 성공의 필수요건이라면 어불성설인가! 열정은 시작할 때 필요하고, 지구력은 계속 추진하고 더 발전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Note)
*Grit는 캠브리지 사전에 보면, “이를 악물다”로 표현되어 있다.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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