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멜빈 목사님도 이것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사실 우리 인간은 완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된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려면, "완벽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완벽하게 할 수도 있고, 또 그것이 최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쪽으로 너무 많이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완벽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는 아마도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못 이룰 수가 있다. 우리가 구어체(spoken English) 영어를 배울 때 대부분은 그런 경험을 한다.

신학교 시절에 영어를 전공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영문법을 완벽하게 하려고 항상 노력했다. 그래서 미국인들과 대화할 때마다 완벽한 문법이 되는 것만을 생각했다. 좀 우스운 얘기지만, 그가 문법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동안 그의 앞에 서 있던 미국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도망쳐버렸다. 과장된 얘기인 것 같은가? 사실이다.

일단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우리가 그것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만 생각하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이라는 제한성 때문에 단번에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리더십에 관한 책들을 보면, 대부분 어떤 것을 시도해보는 데에 있어 완벽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언가를 많이 시도해보고, 잘 되는 것을 골라서 하라"는 내용이 종종 있다. 이것이 백퍼센트 맞는 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시작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 핵심 멤버 두 세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은 회의적이거나 반대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랬다. 케냐에 대학 설립을 시작할 때에 주위 사람들이 거의 회의적이었다. 반대하지만 표현은 회의적이고 비관적이었다. 그때에 주저 않았다면 그 일은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작해야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시작을 하고 나니 멈출 수 없게 되었다.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고 나니 계속해야 한다는 충동을 느끼면서, 계속 진행하게 되었다. 사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이제는 주위 사람들도 그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한다고 독려들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작용하게 되었다. 소위 탄력이 붙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진행 속도에 대해서는 너무 염려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달리기 경주에도 단거리와 장거리가 있지 않은가! 때로는 단거리 경주자(splinter)처럼, 때로는 장거리 경주자(marathoner)처럼. 즉 때로는 조금 더디게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완전히 준비하여 시작하기 보다는 일단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만 계속 진행한다면 좀 더디게 갈 때가 있더라도 결국 그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우리 멜빈대학교가 그렇게 해서 완료되었다. 완전을 추구한 게 아니고 방향이 올바랐기 때문이다.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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