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검수완박법)에는 당초 여야가 대안으로 합의한 '1년 6개월 안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립한다'는 내용이 빠졌다.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아래 열린 여야 원내대표 합의 당시에는 '중수청' 설치가 기재돼 있었지만, 합의안이 깨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단독으로 상정하면서 이 대목이 삭제됐다.

28일 검찰 안팎에 따르면, 중재안을 놓고도 검찰 수사권은 즉시 삭제하면서 대안으로 제시한 중수청은 천천히 논의한다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었지만, 아예 언급조차 사라지면서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다.

현재로선 검찰의 수사권을 이양받을 신생 중수청은 '한국형 FBI'가 될 것이라는 것 외에 조직과 역할, 설립 방식 등에 대한 윤곽조차 잡히지 않았다. 중재안을 통해 검수완박법 통과 이후 여야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열어 중수청 관련 입법에 돌입해 6개월 내 중수처 입법을 완료하고 1년 내 출범하는 대략적인 로드맵만 정했지만 이마저도 빠졌다.

중수청 관할을 어느 부처로 할 것인지, 중수청장 임명권은 누가 쥘 것인지 등을 두고 여야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데다, 공수처와 경찰 그리고 중수청 간 역할 분담도 숙제다.

또 중수청에 기존 검찰에 속한 검사들의 합류 여부도 쟁점이다. 수사역량 차원에서 검사들의 합류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수완박'의 취지는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도 "갓 출범한 중수청이 70년 역사의 검찰수사 역량을 따라 잡겠나"며 "필시 수사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개혁 방안별로 충분한 논의 후 그 방안 실시 여부나 방식을 결정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개특위는 검수완박과 연계된 중수청 설치라는 결론을 내놓고 하는 것이다. 이런 선 결론 후 논의 방식의 특위는 선후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검수완박법 자체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검찰 수사권은 즉시 삭제하고, 중수청은 천천히 논의한다는 것인데 절차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방 검찰청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검찰 수사권 박탈은 4월 중 빨리 처리하고, 나머지 중수청은 천천히 논의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절차적인 (문제를) 누구나 지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민주당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새로운 사정기관을 갖다 바치는 꼴이 될수도 있기에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앞서 민주당이 발의한 중수청 법안은 청장 임면권을 대통령이 갖고 소속을 법무부에 두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편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최초 합의했었던 그런 부분에 대해 '선거공직자라든지 선거 범죄 같은 경우를, 중수청을 1년 뒤에 이걸 만들어서 여기에 보내자'라고 얘기가 돼 있었다"면서 "그런데 중수청 만드는 것 자체가 지금 증발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고 경찰이고 그런 수사를 못 하도록 법안이 올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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