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국 목사
오형국 목사가 4일 청년신학아카데미 제 2강연에서 발표했다. ©청년신학아카데미 영상 캡처

청년신학아카데미가 지난 21일부터 6월 27일까지(격주 월요일, 7회)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소재 서향교회에서 ‘미래 전환기의 청년신학’이라는 주제로 제9회 청년신학아카데미를 개최한다.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된다. 둘째 날인 4일 2강에는 ‘기성교회의 지배신학’이라는 주제로 오형국 목사(청년신학아카데미 공동대표, 역사교육학 박사)가 발표했다.

오 목사는 “우리가 개개인의 신앙생활이나 교회의 목표설정, 의사결정 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때 부딪치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마음가짐(자세, attitude)을 새롭게 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열심을 내기로 결단해도 해결되지 않는 견고한 정신적 구조가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신체적 질병의 경우, DNA가 변형되어 비정상적 세포복제를 계속하고 있다면, 그 때 그 때의 대증요법과 같은 교정과 격려는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예수 믿는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가? 라는 의미에서의 신학이 왜곡되어 있거나 부재(미형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은 논리와 개념적 사고만이 아니라 기질과 성향을 만들어 내면서 지속적으로 강화되며 재생산한다. 그 때문에 ‘신학적 사고구조’(하나님을 아는 지식 자체)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그리스도인 개인이나 교회가 시대변화에 적응하며 교회를 갱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며 “일시적인 은혜와 충성의 결단으로 될 것 같지만 안 된다. 집단 역학이 작동하는 현장에서는 힘을 다하는 열정적인 찬송과 기도의 분위기가 형성되면 대단한 역사가 일어날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될 것 같았는데 안 되는 일’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신학아카데미는 한국교회 청년부 사역이 시대의 영적 필요와 하나님의 통치에 부응하는 것이 되게 하려고 의제제시와 담론형성을 목적으로 출발하였다”며 “이것들이 한 세대의 신학적 지성구조로 내재화되기 위해서는 한 주제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며 실천적 변용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신학적 사고를 가로막는 기존의 지배적 통념을 비평할 수 있는 힘을 필요로 한다”고 했다.

그는 “신학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먼저 신학의 개념, 구성요소들을 올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의외로 신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대표적인 현상이 ‘목회는 신학으로 하는 것 아니다’라는 말이 횡행하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도 아닌 신학교를 졸업한 목사들 중 상당수가 이런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존의 제도권 신학(내지 신학교육)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신학을 정의하면 ‘이해하는 신앙’(learned piety)으로, 각각의 시대에 맞게 구성된다”며 “신학을 교리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신학은 교리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리와 지성구조로 구성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성구조는 정신구조, 정신적 자세, 의식구조, 사고방식 등의 용어로 표현된다”고 했다.

또한 “교리란 체계화된 종교의 본질적인 가르침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개념화 한 것이다. 주로 명제언어로 서술된다. 교리로써만 복음을 이해하고 신학을 구성하려고 할 때 교조주의에 빠지기 쉽다. 교조주의(Dogmatism, 敎條主義, 또는 독단주의)란 특정 이론과 교의를 맹신하는 경향을 말한다”며 “그리고 교주주의란 특정한 사상이나 종교 스스로가 갖고 있는 지배적인 문헌이 존재할 때, 해당 문헌이 가리키는 구절과 문장을 단편적으로 해석하여 기계적(도식적)으로 이해하는 것, 특정한 사상이나 종교에 대해 그것의 역사적 배경(상황, 전제, 의도)을 고려하여 생각하지 않고 어느 시대에나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명제는 개념들을 논리적으로 연결시켜 구성한 언어로, 논리적 판단 내용과 주장을 언어 또는 기호로 표시한 것”이라며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의 청년신앙의 특징에는 감성주의, 반지성주의, 개인주의와 사사화, 탈가치 신학 등이 있다”며 “먼저, 감성주의 신학은 찬양과 율동 등 감정적 요소가 과잉 또는 불균형하게 강조되는 감성적 부흥주의에 몰입되고 있다. 단순한 감정적 부흥은 로드맵도 근육도 만들어주지 못하여 준비와 계획, 페이스 조절 없이 달려 나가다 탈진하지만, 전인적인 각성은 반드시 한 시차 후에 문화적 차원의 변화를 결과한다(짐 윌리스의 ‘미국사 신앙적 관찰 이해’)”고 했다.

이어 “둘째로 반지성주의 신학은 신앙의 의미와 이치를 지성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거부하는 반지성주의와 신학무용론이 지배적”이라며 “셋째로 개인주의와 사사화 신학은 사적 생활영역을 넘어선 역사현실과 공적 영역의 문제에 무관심한 사사화의 탈역사성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넷째로 탈가치 신학은 개인의 경건한 신앙이 현실 상황 속에서의 가치판단과 상관되지 못하여, 그리스도 신앙을 고백하며, 개인적 종교생활을 실천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이념과 조직의 가치에 종속되는 신앙패턴 등을 말한다”며 “이러한 특징을 형성케 하는 신학적 사상과 사고방식 등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관을 관행의 무게를 갖고 지배하는 통념과 사고방식을 가리켜 우리는 ‘지배신학’이라고 부른다(물론, 권위주의적 지배를 추구하고 그 체제를 옹호하는 신학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고 했다.

그는 “대안신학은 논쟁적 담론보다 모든 시대의 신학들이 자기 시대의 영적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 구성된 것이었다”며 “그 역사적 범례에는 나사렛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 면죄부 교리에 대한 루터의 대안 신학(95개조 반박문), 칼뱅의 ‘기독교 강요’가 제시한 ‘이중 신지식론’, 17세기 30년 전쟁 후 루터교 정통주의의 관념적 칭의신앙에 대한 스페너의 경건주의, 원자적 개인주의 세계관과 내면지향 신학의 극복, 성경적 칭의론의 비전 회복, 로이드 존스의 내면 지향적 신학, 로잔 신학선언, 카이로스 문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신앙관을 형성하고 신앙적 판단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배신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며 “먼저, 신학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신학이 무엇으로 구성되는가를 바로 이해해야 한다. 대안신학 작업은 우리의 신학함(doing theology)을 갱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 전통 교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학함, 신학적 사고의 성숙과 갱신을 위해서는 신학이 무엇으로 구성되며, 신학의 변화는 어떤 과정을 통해 가능한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어 “교리와 지성구조가 결합하여 하나의 신학사상을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양자의 관계는 용액이 만들어질 때, 용질과 용매와 같은 것”이라며 “아무리 고퀄리티 용질(solute)이 있어도 그것을 녹여서 담아내는 용매(solvent)가 있어야 용액이 형성되고 전달흡수 될 수 있다. 생리 식염수 주사액을 만들 때 순수한 H2O가 필요하고, 웅담 먹을 때 소주에 녹여야만 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신학의 형성과 상호작용에서는 교리적 명제와 개념이 용질이라면 그것을 산출하고 표현하는 지적 용매의 역할을 하는 것은 인식론과 수사학 등의 학문이며, 그것들이 어우러져 형성하는 세계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안신학 작업에 두 가지 중점은 먼저, 정직하고 집요한 질문을 하는 자세와 실질적 반박에 대한 수용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라며 “지금 이 시대의 사회 구조에 맞는 복음의 표현 양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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