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12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정책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가운데가 주도홍 교수.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이하 공공정책)가 ‘제20대 대선 후 국민화합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12일 한국기독교회관 1층 에이레네홀에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장헌일 목사(공동정책위원장, 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은정 연구원(숭실대 통일평화연구원)의 개회기도에 이어 주도홍 교수(전 백석대 부총장, 기독교통일학회 초대회장)가 주제발표를 했다.

주 교수는 “한국의 대선은 상대를 적으로 여긴다. 이번 20대 대선은 이념적 내전을 치렀고 국민을 둘로 갈랐다. 마치 과거 독재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좌로 우로, 진보로 보수로 다르지만, 같이 일해야 하는 파트너, 동역자라는 사실을 잊었다. 그래서 언제나 비난하고 욕하고 싸우는 일이 다반사다.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은 밑에서부터 스트레스가 올라오며 자신들이 더 나은 정책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더 많은 표를 받아 선거에서 이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라고 했다.

그는 “상대를 깎아내리고 험담하는 모습의 선거전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교회는 세상의 화해로 부름을 받았고, 그 패거리 싸움에 합세한 목사와 교회도 없지 않지만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평화의 사도직을 감당해야 한다. 당사자들이 서로 화해하고 평화롭게 살 때 한국사회는 행복을 누릴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성경은 화해의 복음이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죄인과의 화해, 용서, 사랑의 현장이다. 그 놀라운 아이디어와 지혜는 오직 하나님의 것이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인간 화해의 실체이면서 인간에게는 따라야 할 이상이다. 인간이 그것을 따라갈 수 있을지언정 성취할 순 없다. 그렇다고 그 길을 포기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히고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용서받고 서로 화해할 때 비로소 함께 사는 평화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진실-사과-용서 화해-평화의 4단계다. 진실을 밝히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이는 공의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서를 전제로 할 때 어느 정도 가능하다. 사과란 잘못을 전제로 한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고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 잘못을 저질러야 했던 나름의 상황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긍휼과 이해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과는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주 교수는 이어 “그러므로 아직 사과할 기회가 주어짐은 소망이 있으며, 사과할 때 따라오는 것은 용서와 화해의 순간이다. 또한, 사과는 용서를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 용서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과는 없고 나아가 화해는 이뤄지지 않는다. 예수님을 통한 십자가의 죽음이 화목을 이뤘는데 거기엔 십자가 처형이라는 공의가 있다. 십자가는 반복되지 않는 다 이루는 용서, 화해, 구원이며 철저한 공의와 완벽한 사랑이 십자가에서 이뤄졌다”라고 했다.

그는 “평화는 천국의 다른 말이다. 이스라엘에서 샬롬을 인사말로 하는데 천국에서 평화를 맛보며 살라는 축복이다.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도 사망의 두려움으로 떠는 제자들에게 평화를 선물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통일을 얻고도 평화를 잃으면 할 말이 없다. 통일은 평화를 위한 하나의 길이어야 한다. 그저 땅과 법의 하나 됨이 통일의 첫 단계일 뿐이다”라며 “이번 대선과 관련해 뉴스를 보니 다른 때보다 고발 사건이 120건에 달해 상대적으로 훨씬 많았다. 그러므로 국회 안에 화해위원히 설립을 제안한다. 화해위원회의 상시적, 일시적인 적극적 활동을 권하며 화해로 인한 평화를 구현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싸움으로 인한 상처가 굳어지고 더 큰 상처로 번지지 않도록 힐링하는 상설기관으로서 국회 안에 화해위원회를 두었으면 한다. 치유의 힐링 과정 없이 바로 공직으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계속해서 본인을 찌르고 상대를 찌르면서 싸우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지 상담 시간을 갖고, 휴식으로 인한 성찰과 마음의 안정을 취하며, 마음의 치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언론도 함께 서로 갈라졌던 국민 치유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그런 글들을 칼럼 등으로 게재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인으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는 은혜를 기억해야 한다. 밉든 곱든 은혜는 은혜다. 빚진 은혜는 어떤 식으로든지 갚아야 한다. 아울러 낙선된 이재명 후보와 함께 따뜻한 회동의 만찬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러면서 이재명으로부터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덕망 있는 인물들이 화해위원회 위원장과 자문위원이 되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서든지, 대선과 총선이 끝나는 때이든지, 언제든지 서로 화해와 평화를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끝으로 주 교수는 “20대 대선은 역대 최소인 20만여 표 차다.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은 겸손하게 낮은 태도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화해와 통합으로 야당과의 협치로 나가길 바란다. 또한, 대통령인수위원회와 내각 구성이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으면 한다. 아울러 나눠먹기식을 버리고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새 정부는 겸손한 길을 미래지향으로 펼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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