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의 모습.
청와대 본관의 모습. ©청와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5월 10일 광화문 정부 청사에서 대통령 첫 직무를 수행하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윤 당선인은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집무실을 이전하면 기존 청와대 부지는 역사관이나 시민 공원으로 활용하는 등 국민에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공약했으나 경호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실현하지 못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광화문 정부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어떻게 조성할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 집무실 폐지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월 정치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기존 청와대를 해체하고 일하는 방식과 구조가 완전히 새로운 대통령실을 광화문 청사에 설치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청와대'라는 명칭도 쓰지 않겠다고도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및 집무실 이전을 공약하면서 청와대 조직 슬림화를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련 조직을 대폭 축소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공약집에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시대의 궁궐 축소판”이라는 표현도 담겼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도 5년 전 '광화문 대통령'을 공약했다가 백지화한 바 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광화문에서 대통령의 경호가 쉽지 않은 데다 부지 문제도 걸림돌이 됐다. 광화문 근처에서 영빈관과 헬기장 등 주요시설을 마련할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았다.

교통 문제도 난관이다. 대통령이 집무실로 이동할 때마다 교통이 통제되면 시민들의 불편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광화문은 사무실 밀집 지역으로 평소 교통량도 많은 편이다. 문 대통령이 이같은 문제들로 공약을 파기한 만큼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당선인의 의지는 강경하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광화문 청사 이전 작업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만큼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집무실 이전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곧 출범할 인수위에 '광화문 청사 이전 특위'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당선인이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어떻게든 공약을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숙소인 청와대 관저에도 입주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삼청동 총리 공관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궁궐처럼 하나의 구역으로 설정된 청와대를 벗어나 대통령이 총리 관저 등으로 나오면 국민들과 함께 사는 삶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당선인은 취임 전까지 자택에 머무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선인이 거주하던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는 전날부터 특별경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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