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목사
김영태 목사

올해도 작년처럼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풍경을 찾기 어렵다.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며 도시의 분위기를 밝게 하는 신나는 캐롤송과 밤거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일부 번화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과거에는 일반 아파트와 시골에서까지 쉽게 볼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 풍경이 사라진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산타의 날인지, 예수님의 날인지 논쟁하던 시절이 벌써 그리울 정도로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과거에는 크리스마스가 상업화 되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크리스마스의 정신-예수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성육신 하신 의미-를 되새기고 그 고귀한 뜻을 지키고 전파하고자 노력했었던 순수한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고뇌도 그 정신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도 보기 어렵다. 그저 일반인들이 반기는 하루 노는 날, 지나가는 휴일이 되고 있다.

성탄절 트리, 성탄절 이브 행사를 위한 준비 모임, 성탄 연극, 성탄절 감사 예배, 성탄절 전교인 공동식사, 성탄절 선물 뽑기, 크리스마스카드 쓰기, 새벽송, 구세군 자선냄비에 후원하기, 성탄절 행사에 이웃초청하기, 예수님의 탄생의 은혜를 나누는 자선 행사 등등 많은 성탄절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이 안타까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듯이 코로나19 탓일까? 그렇게 말하면 마음은 편해질 수 있겠지만, 출퇴근 시간에 탑승인원을 초과한 지하철과 버스에서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대형쇼핑몰과 백화점 등에서 넘쳐나는 인파에 휩쓸리고, 좁은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가득 타서 만원(滿員)이라고 경보음이 울리는 상황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코로나 탓이라고 말하는 것에 동조하기는 차마 양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비행기 탑승 전 거리두기를 적용하지만 비행기 탑승 후에는 어깨끼리 부딪힐 정도로 근접하게 앉아서 가까운 거리는 1시간, 먼 거리는 10시간 이상을 비행한다. 탑승 전 거리두기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탑승 후 거리두기를 전혀 지키지 않는 것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람들일까?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 전혀 다른 두뇌와 이성으로 변환되는 것일까?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정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를 이해하기도, 적응하기도 어렵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정상을 비정상으로 만드는 방침을 내리는 당국은 교회까지 비정상으로 만들고 있다. 대중교통과 쇼핑센터, 직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던 성도들이 가장 안전한 교회에 예배드리러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어떤 교회 목회자들은 백신 미접종 성도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하나님이 그런 명령을 내리실까?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사례비를 받는 신분인데, 사례비를 주는 성도들에게 경찰처럼 행세하는 것이 정상일까?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전염병 환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기도해주라고 명령하신 것을 모르는 것일까?

예수님이 탄생하신 2천 년 전에도 세상은 비정상적이었다.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헤롯 왕이 스스로 목도 가누지 못하는 어린 아기를 두려워해서 죽이려고 했고, 하나님을 섬기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헤롯 왕에게 하나님의 아들이 태어날 지역을 가르쳐줬다. 여관의 주인과 손님들은 인정 없게 출산이 임박한 어린 산모에게 방을 양보하지 않아서, 예수님은 짐승이 잠자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시고 짐승의 먹이통인 구유에서 안식하셔야만 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지 2천년이 지난 현재도 어두운 시대가 되었다. 국민을 섬겨야 하는 통치자와 권력자들이 국민에게서 자유를 빼앗았다. 어린 아이들의 백신 선택의 자유를 빼앗고, 자영업자들의 영업의 자유를 빼앗고, 교회에서는 예배의 자유를 빼앗았다. 기독교에서는 목회자를 가르치는 신학교수가 육신의 안전만 얘기하고 더 중요한 영혼구원을 무시하며,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이기심이라고 비난하는 비정상적이고 어두운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어두울수록 참 빛은 더욱 밝게 빛난다. 2천 년 전 밤에 하나님의 아들의 탄생을 기다려왔던 유대인들이, 정작 예수님이 탄생하신 것을 전혀 반기지 않았다. 이런 비정상적이고 어두웠던 밤에, 동방의 박사라고 불리는 존귀하고 높은 신분의 외국인들이 메시아의 별을 보고, 하나님의 아들이 탄생한 것을 알아차리고 먼 거리에서부터 모든 고생과 위험을 무릅쓰고 와서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고 귀한 보물인 황금, 유향,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2천년 후인 지금 세상은 다시 비정상적으로 어두워졌지만, 진짜 소망은 어두울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다. 권력자들이 성탄절에 예수님의 탄생을 경배하지 못하게 막고, 육에 속한 사람들은 육신을 즐겁게 하는 휴일로 보내지만, 하늘에 속한 존귀한 사람들은 동방의 박사들처럼 주님께 감동을 드리는 경배를 할 것이다. 이번 성탄절은 하늘에 속한 존귀한 박사들이 누군지를 보게 될 것이다. 그분들과 함께 감사로 성탄예배를 드릴 소망에 잔잔한 기쁨이 찾아온다.

김영태 목사(참빛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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