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성현 대표(필름포럼),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윤영훈 교수(성결대),
(왼쪽부터) 성현 대표(필름포럼), 윤영훈 교수(성결대),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유튜브 캡처

문화선교연구원이 지난 4일 개최한 '2021 문화포럼'에서 2021년 대중문화 키워드를 분석하고 이것이 한국교회에 전해주는 의미를 살폈다. 이날 포럼은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윤영훈 교수(성결대), 성현 대표(필름포럼)가 각각 ‘ESG 감수성’, ‘K-콘텐츠’, ‘스트릿우먼파이터’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주제발표를 했다.

마지막으로 발제한 성현 대표는 2021년 하반기 화제가 된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스우파’, MZ세대 그리고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스우파는 가수 뒤에서 보조해줬던 댄서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본 무대에서 경연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첫 회가 끝나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탄생했다는 신호탄처럼 갈수록 열광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프로그램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이 열풍이 계속 이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젋은세대가 좋아하는 춤에 관련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주목할 만한 문화 현상으로 보고 이 키워드를 선정했다”며 ‘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주목했다.

그는 “스트릿, 거리는 열린 공간이다. 거리는 누구나 지나다닐 수 있고 어느 곳으로도 통할 수 있다. 용기만 있으면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수 있다. 스트릿 댄스는 대중적이고 접근이 쉬워서 유튜브나 틱톡처럼 소통 콘텐츠에 익숙하면서 직접 소통하기 원하는 세대들과 아주 잘 맞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열려있는 공간에서의 접근성이 스트릿 우먼 파이터 열풍의 한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직업인 프로게이머, 크레이터 또는 온라인 강사들을 보면 경력을 잘 묻지 않는다. 이전 세대는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 이력서, 스펙은 결국 입사하는 데까지만 소용이 있다. 예전엔 이것들에 대한 효용성이 길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오고 전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지금의 세대가 역사상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라고 한다. 지금의 MZ세대들은 더 많은 경력을 쌓기 위해 담보되지 않은 미래를 위해서 장기 투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다. 그리고 선배 세대를 보면서 스펙을 쌓아서 성취하는 유효기간, 안정감이 길지 않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목해야 할 것은 이게 금방 증명되진 않았다. 스우파가 그런 가능성의 단초를 보여준 것이다.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했을 때 어느 정도 당당한 개척자로서의 보상이 돌아올 수 있다는 성취감과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단순히 크루들이 보여준 댄스의 완성형 퍼포먼스가 멋있다는 정도가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진정성 있게 갔을 때 그것이 사회적인 성공과 결합된 의미 있는 성공의 열매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우먼’이다. 참가자들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여성이 주인공으로 채워진 프로그램이었다. 대중들은 이들을 여성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인간으로 봤다는 것이다. 젠더 이슈, 페미니즘, 이대남 등의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이 성취되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것은 대중문화에서 10여 년 전부터 꾸준하게 있었던 페미니즘 논쟁부터 시작된 여러 가지의 서사가 하나의 정점에 다다른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친숙함이 여성들로만 채워졌다고 해서 거부감이 있지 않았다. 점점 익숙한 예능이 되어졌고, 익숙함을 넘어 감동 또는 도전까지 진화되어온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며 “스우파는 보편적 경험으로 확장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 키워드는 ‘파이터‘다. 경연프로그램이었고, 우승자도 나오고 패자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흔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하는 승자 독식 게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출연자들이 충분히 자기 기량을 펼칠 수만 있으면 이 경쟁이라는 형식이 바라보는 대중들한테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하나의 보조적 장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다. 이 프로를 만든 최정남 PD는 인터뷰에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사회지만 건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표현을 썼다. 분명히 파이터들의 경연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축제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전 세대하고 다르다. 전 세대가 가진 성공의 무용담이 사회적 환경이 다 제거된 MZ세대에겐 와닿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스우파는 누군가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면 충분히 멋질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세대라는 걸 보여주었다. 윗세대가 MZ세대를 바라보면서 정신력의 문제다, 나약하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의미의 무대가 펼쳐지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해낸 무대가 스우파”라고 했다.

그는 “또 하나, 스우파를 시대적으로 봤으면 하는 건 ‘공정’이라는 단어였다. 특별히 노력의 배신을 많이 쓰는 세대가 20대 한국 남성이다. 이들이 공정이라는 단어를 쓸 때의 의도는 곧 생존하고 연결된다고 인식한다. 스우파가 하나의 중요한 단서를 보여줬다. 본래 댄서들은 백업이라고 해서 뒤에 있었다. 이 스우파를 만든 제작진이 이들에게 무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 하나의 무대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원래 실력을 갖추고 있던 사람들이 이 기울어진 것들을 제대로 펴줘서 무대를 마련해주자 엄청난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또 기존 가수나 유명한 스타들이 백업이나 그 팀의 일원으로 들어가서 함께 댄스를 하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얼마든지 이런 역전된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멋지고 강렬한지 기획을 해주는 순간에 대중들이 그 기회를 제공받은 것이다. 공정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은 과도한 능력주의에 대한 맹신도 필요 없고, 각 영역의 고유성을 무조건 무시한 획일적인 공정이 아니다. 서로 간에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주어졌을 때 공동의 식사가 될 수 있다. 스우파가 공공성 또는 공동체성을 강조한다는 게 결국 모두에게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우리 시대에 공정이라는 단어를 쓸 때 단순히 이념적인 논쟁에서 그치지 않고, 의미를 즐기면서 체험적으로 보여준 프로”라고 했다.

성현 대표는 “마지막으로 스우파가 교회에 던지는 질문이 있다. 스우파에서 젊은이들의 역동성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교회 안 청년들에게 그만큼의 역동성이 느껴지지 않는 게 안타까웠다. 청년들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교회 쪽에 포커스를 두고 싶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에너지가 많은 젊은이들에게 교회가 과연 그런 자리를 제공하고 있는지 질문해보게 됐다“며 “MZ세대가 교회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굉장히 적다”며 교회 안에서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리더나 멘토를 보기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스우파가 대중문화가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을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본상 사수를 하지 않아도 유튜브를 비롯한 많은 채널에 다양한 방식으로 재편집돼 있었다. 접근성이 좋았다. 교회를 보면 콘텐츠적으로 찬양팀의 찬양이나 목사님의 설교로 제한돼 있고, 일방향이다. 접근성도 어렵고 콘텐츠 자체가 많이 떨어진다. 올해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 인구 중에 35.5%가 MZ세대라고 한다”며 이 3분의 1의 포션에 대해서 교회가 생각하고 있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다.

아울러 “스우파는 자본과 대중문화적인 특성이 결합해 있기 때문에 교회가 당장 이걸 접목해서 흉내 내는 게 쉽지 않고, 흉내 내서도 안된다. 하지만 이 안에 흐르고 있는 도전 정신, 또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의 시작은 스우파가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본다. 당회 또는 교회 운영위원회가 한 번 정도 이 스우파 경연 무대를 보면 긍정적인 도전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다음세대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다음세대가 아니라 지금의 세대다. 습관적, 언어적으로 다음세대라고 미루고 있는데, 3분의 1이 MZ세대인데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교회가 다음세대라고 이야기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숙제가 주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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