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정 감신대 교수(예배학)가 『신학과세계』(2021) 최근호에 '성례전적 예배 공동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론'이란 제목의 소논문을 실었다. 박 교수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모이기를 힘쓰는 기독교 공도에가 큰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갖은 교회론을 모색하는 것을 연구 과제로 삼았다.

박 교수는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를 인용하며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응답한 개신교인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며 "이와 같은 현상은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기에 힘써야 하는 교회의 공동체성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단순히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모이는 장소가 아니다"라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들이 상호 유기적 관계성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는 성례전적 공동체이다. 이는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예수는 세례와 성찬을 행할 것을 명령하였다. 몸소 죄인의 자리에까지 내려와서 세례를 행함으로 교회가 어떻게 이를 행해야 하는지 보여주었다. 자신의 살과 피를 나누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주님을 기념하는 방식도 교회에 알려주었다. 초대교회로부터 교회는 성례를 지키는 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공적으로 성례를 행하며, 교회는 다음 세대에게 은총의 수단을 가르쳤다. 초대교회 교부들의 가르침과 그들의 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초대교회는 성례 공동체였다"며 "철저한 세례 교육과 세례 예식을 통해서 공동체성을 공고히 하였고, 연이은 성찬을 통해서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됨을 말씀으로 듣고, 눈으로 보고, 몸으로 참여하여, 이를 먹고 마심으로 주님을 경험하고 고백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특히 "초대교회 예배 공동체에 대한 지향성을 가지고 있었던 존 웨슬리 역시 그의 설교를 통해서 교회는 성례전적 이해 위에 세워져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며 "그는 설교 '교회에 관하여(Of the Church)'를 통해서 교회 존재의 당위성을 선포하고 성례전적 이해 위에 교회가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이와 같은 그의 가르침은 기독교대한감리교의 성례신학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교회의 본질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통해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교회는 성례를 통해서 교회의 본질과 그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가져오는 예배 환경의 주요 변화로 박 교수는 "온라인을 통한 주일 성수가 가능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는 곧 기존의 신앙생활을 하던 공동체에서 이탈하여 자신이 선호하는 설교자 혹은 예배 공동체를 선택해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자신이 기존에 속한 예배 공동체의 예배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예배 공동체를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목회자들의 설교를 접하기를 원하는 성도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가 종식 된 이후에도 온라인 예배 공동체에 속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면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는 자신이 속한 예배공동체에 대한 공동체성의 상실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예배를 공동체적 행위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신앙적 고양의 수단으로 이해하기에 이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주일 성수의 의식은 매우 높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상대적으로 예배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일 예배만 드리면 된다는 의식의 확대는 오히려 교회 공동체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의식은 특별히 젊은 층과 소위 말하는 가나안 성도들에게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와 같은 현상 역시 교회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교회는 공동체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개인의 기호와 선택이 중심에 있을 수 없다. 이는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공히 적용되어야 한다. 교회는 한 세대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의 공교회성을 상실하게 되면 결국 교회는 사유화의 모습이 나타나게 되며, 성도의 기호에 따라, 혹은 목회자의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교회는 흥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며 "이는 결코 기독교의 전통적 교회론에 부합될 수 없다. 교회는 예배를 통해서 그 존재의 의미가 계승되어 왔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예배는 개인적 행위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예배를 외적인 형태로 볼 때, 이는 예배에 참여하는 예배자들이 함께 만들고 이루는 행위의 결과이다. 이와 같은 예배에 대한 성서적 이해는 오늘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경을 통해 성례전적 예배 공동체성 전통의 중요성을 되짚었다.

특히 박 교수는 성례전적 예배 공동체에서 행해졌던 예식 중 하나인 세례를 들었다. 그는 "초대교회 여러 문서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초대교회의 세례에는 알몸 세례가 일반적이었으며, 여러 지역에서 행해졌다"며 "수세자는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에 철저한 검증과 교육이 있었으며, 금식을 통해서 세례의 자리에 나아 왔다. 세례를 위해 물로 들어갈 때는 알몸으로 입수를 하였다. 알몸 세례에는 예외가 없었다. 알몸이 수치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들은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를 함께 이루기에 가족과 같은 믿음의 공동체원들 앞에서 거룩하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감정이 공동체의 사명을 앞설 수 없었다.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자리에 개인적인 감정은 충분히 감내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견고한 공동체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초대교회를 통해서도 성례전적 예배 공동체 전통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히뽈리투스에 의해서 편집된 것으로 판단되는 『사도전승』은 3세기초 로마교회를 중심으로한 교회들에 관한 포괄적 기록이다. 이 문서는 초기 기독교 예배 공동체의 예배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 가운데 하나로서, 세례와 성찬에 관해서도 성서시대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디다케』에 비해 보다 구체적으로 전해주고 있다"고 했다.

히뽈리투스 기록에 의하면 초대교회의 세례는 철저한 준비와 교육을 요하고 있었는데 히뽈리투스는 세례를 받고자 하는 후보자가 어떻게 세례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거듭남을 경험하며, 새로운 공동체의 한 사람이 되는지를 명료하게 기록한다. 세례를 단순한 물로 행하는 입교의 예식으로 이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세례예식을 행함에 있어서도 공동체적 행위임을 기록하고 있다. 세례를 받을 예비자는 몸을 정결하게 하며, 단식을 할 것을 요구받았다. 여러 차례의 구마 예식을 거행한 후 그들은 마침내 회중들 앞에서 세례 예식을 행하게 되었다"고 했다. 세례 후에 이어지는 성찬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성례는 교회와 함께 시작되어서 교회를 위해서 있으며, 이는 곧 성도들을 위해서 존재한다"며 "성경을 통해서 시작된 성례는 주님의 명령에 기초하고 있고, 초대교회에서 그 전통이 잘 뿌리를 내리고 교회를 통해서 계승되었다. 교회 전통의 큰 분열의 원인에 성례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존재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교회는 여전히 성례 신학적 이해 위에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성례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서 경험한 역사적 분열이 부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해서 교회는 각기 자신의 전통에 부합한 성례신학을 발전시켰다"며 "또한 그 성례 신학의 기초 위에 교회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필자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웨슬리의 전통에 기초해서 교회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초대교회의 예배를 통해서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그들은 모이기를 힘썼으며 시간이 허락하는 동안 말씀을 읽었고, 하나님을 찬미하는 것을 기쁨으로 감당했다"며 "또한 마음을 같이하여 한 마음으로 성찬의 자리에 나오는 것이 그들에게 큰 사명이었다. 오늘의 교회는 공동의 기도와 전통적인 형식의 예문을 충실히 따르는 성례가 무의미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것들을 시간의 낭비 혹은 형식적 행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전통적인 틀과 형식을 갖춘 예전적 요소들을 통해서 교회는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동질적 공동체성이 고양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교회는 세례 공동체이자 성찬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세례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그는 첫째로 세례 받을 사람을 미리 교회 공동체에 소개할 것과 둘째로 세례주일을 지켜야 한다고 했으며 셋째로 초대교회의 세례 후견인 제도를 적용할 것을 당부했다.

성찬 공동체로서의 교회 전통을 확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성찬의 식탁은 교회의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상징 가운데 하나였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을 통해서 그의 백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보여주셨다. 성찬의 신비가 그곳에 나타난다. 자신의 살을 찢기까지, 그리고 피를 흘리기까지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의 자리가 성찬의 자리였다"며 "더욱이 주님은 부활의 신비를 성찬을 통해서 보여주셨다. 엠마오 도상에서 실의에 찬 두 제자들에게 성찬을 베풀며 닫힌 그들의 눈과 마음을 열어주시며, 부활의 기쁨을 두 제자들이 경험하도록 하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성찬을 경험하고, 다시 본래 그들이 속해 있던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성찬을 통한 예배 공동체성의 고양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했다. 그는 첫째로 "성찬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야 된다. 예배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이 성찬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며 "장기간 교회 공동체에 출석하지 못하는 예배자에게는 여전히 자신이 속한 예배 공동체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할 것이며, 교회에 대한 공동체적 소속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둘째로 "교회가 성례전적 공동체성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성찬의 자리에 배제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교회는 이미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로서의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찬의 자리는 교회 동공체가 하나 됨을 경험할 수 있는 은총의 자리임을 기억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교회에 나오는 것은 한 개인이 개인의 것을 기도하기 위해 나오는 것이 우선의 목적이 될 수 없다. 교회는 함께 모이기 위해서 존재하며, 그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함께 한 마음으로 기도함을 목적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고, 함께 지내온 예배 공동체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거룩한 신비의 은총을 통해서 다시 하나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미 교회는 지난 이천 년의 역사를 통해서 이와 같은 시기를 어떻게 지나와야 하는지 답을 주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예배 공동체는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예배하는 공동체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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