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형 총장
황덕형 총장이 개회예배 설교를 하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영상 캡처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13일 경기도 부천시 소재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예배, 훈련, 경건’이라는 주제로 제77차 온라인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신학대학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다.

1부 개회예배는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의 사회로, 조기연 서울신대 부총장의 기도, 하도균 서울신대 교무처장의 성경봉독, 황덕형 총장의 설교, 축도, 환영사, 장세훈 국제신대 총무의 광고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황덕형 총장은 고린도후서 10장 1~6절 말씀을 가지고 설교했다. 황 총장은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의 사정으로 인해 쓰여 진 편지이다. 여기서 바울은 자신의 사도권을 강력하게 변호하고 있다”며 “고린도교회를 개척한 이후 자신을 대적하는 이들로 인해 눈물로 편지를 쓴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도 바울의 모습을 통해) 학자들의 역할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관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잘못된) 모든 것을 바꾸는 일을 해야 한다”며 “잘못된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하나님 앞에 다시 순종하게 하는 위대한 학문의 길을 열어 나갈 수 있는 신학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기채 목사
한기채 목사가 13일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온라인 정기논문발표회에서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영상 캡처

이어서 주제강연을 맡은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는 ‘한국교회의 회개해야 할 7가지 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한 목사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이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뜻”이라며 “폭군이었던 중국 하(夏) 나라의 걸왕을 몰아내고 은(殷) 나라를 세운 탕왕의 좌우명이다. 그는 이 문구를 대야에 새겨놓고 아침 세수할 때마다 읽으며 각성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완벽한 인간은 없다.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자라고 또 자라야 한다. 성화의 과정은 자신의 죄악과 허물을 참으로 뉘우치고 주의 은혜로 고치는 일이다. 이것이 신자의 회개”라며 “특별히 목회자는 더욱 자기 가슴을 치며 끊임없이 회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교회는 머리 되신 예수님이 목양하시지만, 목회자의 신앙과 인격이 교회와 교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목회자는 회개 대열의 제일선에 서야 한다. 회개하지 않은 죄는 스스로 소멸되지 않으며, 반드시 반복되어 비효율과 비능률을 낳고, 하늘로부터 오는 좋은 선물을 막아 버린다”며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했음을 회개해야 한다. 공적으로는 ‘영적 공인’으로서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가치관 때문에, 교회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그리스도의 몸의 건강을 해치는데 일조했음을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문제다. 작금의 한국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의식 속에 내재하고 있던 것들이 기회를 틈타 발현된 것”이라며 “목회자는 아래에 기록된 한국교회 7가지 병폐들을 유념하면서 하나님 앞에 자복하고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먼저, 영적 남용을 회개한다”며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남용(濫用)은 ‘일정한 기준이나 한도를 넘어서 함부로 씀’ 혹은 ‘권리나 권한 따위를 본래의 목적이나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행사함’이라는 의미”라며 “남(濫)은 물이 흘러넘친다는 의미다. 권한이나 권위를 ‘잘못’ 혹은 ‘지나치게’ 사용함이 남용이다. 모든 힘은 남용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힘을 가진 자는 법 이전에 높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위주의는 대표적인 영적 남용 사례로서 권위와 권위주의는 구별되어야 한다”며 “이외에 신율법주의, 엘리트주의, 은사 남용이 있으며, 특별히 설교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빙자하여 자기 철학과 견해와 편견을 강요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전하는 메시지가 진정 주님의 말씀인지 확인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바울도 주님의 명령과 자신의 의견을 구분하여 말씀하기도 했다 (고전7:25) 두렵고 떨림으로 강단에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 목사는 “두 번째로 공(公)의 사유화(私有化)를 회개한다”며 “제8계명은 ‘도둑질하지 말라’이다. 사유재산이 형성될 수 없는 광야시대에 이 말씀의 본 뜻은 공동의 것을 사유화하지 말라는 명령이었다. 인류 최초의 죄는 공(公)인 선악과를 사유화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특별히 목회자가 잘못하는 것은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것이다. 공(公)인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은 곧 도둑질이다. 교회를 개척하였고 모든 것을 다 받쳐 충성을 다했다고 해도 교회를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주님의 것이다. 목회자는 청지기로 부름을 받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 번째로 신앙생활의 사사화(私事化)를 회개한다”며 “하나님께서 유일한 신이고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구세주라면 이 진리는 열국과 만민에게 전파되어야 한다. 기독교는 확장적이고 선포적이고 외향적인 신앙체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신앙생활이 사사화(私事化)되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신앙이 복음의 능력, 성령의 능력을 놓쳤기 때문이며, 세상을 선도할 자신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오늘도 하나님은, 모이면 뜨겁게 예배하고 기도하며 흩어져서는 하나님의 뜻을 힘 있게 수행하는 신자와 목회자를 간절히 찾고 계신다. 신앙생활이 사적인 영역에만 머무르게 했던 것을 회개한다. 코로나19는 ‘흩어지는 교회’ ‘홀로 있음의 영성’을 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교회에 모이지 못할 형편이라면 있는 곳을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네 번째로 친목 과다 신드롬을 회개한다”며 “교회 사역에는 예배와 기도, 전도와 선교, 구제와 봉사, 교육과 양육, 그리고 교우들 간의 교제가 있다. 특별히 코이노니아는 주님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백성들 간의 생명을 나누는 친교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교회의 모임이 이제 ‘친교’를 넘어 ‘친목’으로 넘어갔다.주님을 중심으로 사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끼리 사귄다”며 “목회자가 친목 활동에 자주 참여하다 보면 목회 활동에 전념할 시간과 정력도 고갈된다. 주님은 문 밖에 세워두고 자기를 끼리만 친목계하는 라오디게아 교회(계3:20)는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 목사는 “다섯 번째로 공로자 신드롬을 회개한다”며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아 일생 선하게 사역을 마친 사람에게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칭찬과 상급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 성공적으로 사역을 마친 자는 주 앞에 더욱 겸비하며 주께만 영광 돌리고 면류관을 벗어 주님 발 앞에 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은혜를 공로로, 감사를 권리로, 직분을 지위로, 동역자를 경쟁자로, 사역을 사업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소위 ‘성공한 목회자’는 은퇴하면서 교회에 자기의 지분을 요구하는 일이 있다”며 “자기는 특별하기 때문에 ‘나는 그래도 된다’는 보상심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여기에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윤리’가 필요하다. 복음 전파와 교회의 덕을 위해 스스로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섯 번째로 송사 신드롬을 회개한다”며 “사람 사는 세상에서 다툼은 없을 수가 없지만, 종말론적인 하나님 백성인 교회는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바울이 ‘기쁨의 서신’을 쓰게 했던 빌립보교회조차도 알력과 다툼이 있었다. 바울은 그리스도 찬가(빌2:5~11)로 그리스도의 ‘낮아지심’과 ‘비우심’의 교리를 통해, 겸손과 화해와 평안을 권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는 완벽한 교회가 없다. 우리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실 교회 가운데에는 갈등과 다툼이 상존해 있다. 그래서 교회의 치리기관들을 넘어 사회에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것이 현재 교회에 만연한 소송 신드롬”이라며 “우리가 화평함과 거룩함 없이는 주님의 얼굴을 뵈올 수가 없다. 세상 법정으로 빨리 달려가려는 발을 멈추어야 한다. 그 이전에 형제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마음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못함을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 목사는 “마지막 일곱 번째로 무례한 기독교를 만든 것을 회개한다”며 “우리는 한 하나님, 한 중보자, 한 구원자를 믿는다.(딤전2:5~6) 그래서 기독교 진리는 본질상 배타적 속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종교 다원주의와 상대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는 진정한 기독교인이 될 수 없다. 기독교의 교리체계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기독교의 진리를 확신하고 있다고 해서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며 진리를 전파할 때에 무례할 필요는 없다”며 “하나님의 본체이신 예수님이 보이신 성품은 온유와 겸손이다. 성령의 열매 중에 과격하고 무례한 것은 없다. ‘사랑은 무례하게 행하지 않는다’(고전13:5)고 했다”고 했다.

또한 “지금 우리는 기독교적 교양이 필요하다. 아브라함이 드러낸 유대교적 교양을 넘어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며 “ 우리의 목적은 세상을 교회의 원수로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생명의 유업을 함께 받을 예비 된 형제자매로 대해야 한다. 멸망할 이방인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무례함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일을 이룰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목회자는 과분한 은혜로 주의 사역자요 동역자로 부름을 받았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죄악투성”이라며 “그래서 끊임없이 주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 또한 회개를 통해 교회와 맡겨진 양 무리를 생명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 푸른 풀밭과 맑은 물가로 인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패널토론, 분과주제·자유발표와 분과별 폐회예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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