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임원회
한기총 임원회가 11일 서울 노원구 영화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기독교계 보수 연합기관 3곳의 통합 논의에 큰 ‘암초’가 생겼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제안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가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11일 서울 노원구 영화교회에서 임원회를 갖고, 한교총 회원 교단들 중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된 교단은 통합 시 배제할 것을 한교총에 제안하기로 결의했다.

한교총에서 현재 WCC에 가입된 곳은 예장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다. 모두 한교총 핵심 교단들로, 한교총이 기관 통합 시 이들을 배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계 관계자는 한기총 임원회가 이 같이 결의한 데 대해 “이건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한기총 교단 3곳 ‘6개월 간 행정보류’

이날 임원회는 언론에 비공개 된 상태에서 장시간 열렸다. 이후 주요 결의 사항을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이 브리핑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임원회를 통해 현재 한기총에 가입돼 있는 교단 3곳이 6개월 간 행정보류됐다. 한교총 측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한교총은 그간 통합 논의에서 한기총 내 특정 교단들에 대해 줄곧 난색을 표명해 왔다. 소위 이단 시비와 관련된 것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문제가 선결돼야 통합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한기총 측은 먼저 통합한 뒤 이에 대해 논의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여기에 접점을 찾기 어렵자 논의 진전을 위해 양측이 합의한 교단 3곳에 대해 우선 이런 조치가 이뤄졌다는 것.

김 임시대표회장은 “회원 교단을 (행정보류 등으로) 징계하려면 그 사유와 절차가 확실해야 한다.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한기총이 특정 교단을 먼저 징계할 순 없다고 (한교총과의 논의에서) 선을 그었다”며 “대신 해당 교단들이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먼저 행정보류를 한기총에 신청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설득 끝에 교단들이 여기에 동의해주셨다”고 했다.

이단 여부 판단할 대책위 구성 논의 중

이렇게 교단 3곳의 행정보류 상태에서 한기총과 한교총이 이들의 이단성 여부를 판단할 일종의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결론을 낸다는 게 김 임시대표회장의 설명이다. 일단 한기총은 이렇게 하기로 했고, 한교총에선 아직 결의 절차가 남았다고 한다.

만약 대책위 구성이 최종 결정되면, 위원은 양 측이 각 6명씩 추천한 12명 중 9명을 뽑는다는 게 김 임시대표회장의 설명이다. 위원 자격은 ①교인 수 500명 이상의 교회 목회자이거나 ②현재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자다.

그렇게 대책위가 조직되면 이들이 행정보류 중인 3곳의 교단이 이단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한다. 이 때 대책위는 단지 일방적으로 ‘심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법정에서의 재판처럼 그들이 △3곳의 교단이 이단이라는 주장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당 교단 측의 반박을 각각 듣고 결정하게 된다고.

이처럼 위원의 자격을 제한하고, 판단 절차를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는 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단 여부가 결정되는 걸 최대한 막고, 가능한 공정하게 위해서라고 김 임시대표회장은 말했다.

그런데 만약 대책위에서 6개월 간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하면, 교단 3곳의 행정보류는 정지되고 그들은 한기총에서의 원래 지위를 회복한다. 행정보류 기간이 6개월인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 임시대표회장은 “(이단 여부 판단을) 기한 없이 계속할 수는 없다”고 했다.

 행정보류·대책위 구성 논의, 무의미할 듯

그러나 이런 과정도 한기총이 이날 임원회를 통해, ‘통합 시 WCC 가입 교단 배제’를 한교총에 제안하기로 결의한 이상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임시총회 개최 건’은 이날 한기총 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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