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흡수력, 치료부위, 약효시간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제형(약의 형태)을 띄고 있다. 일반적으로 약하면 떠오르는 알약도 어떤 코팅인지, 삼키는지, 씹어먹는지, 녹여먹는지 등에 따라 제형이 다르고, 전신에 약효를 낼지, 약효시간이 빨라야 하는지 등에 따라서도 제형이 결정된다. 이에 약에는 어떤 제형이 있으며, 어떤 효과를 내는지 살펴봤다.

◆ 입으로 섭취하는 경구제

일반적으로 약이라고 생각하는, 입을 통해 섭취하는 경구제는 주로 위와 장의 점막을 통해 약물이 흡수된 후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면서 약리작용을 한다. 이런 특성상 경구제의 장애물인 위산(pH 1~2의 강산성)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가 약효의 중요한 관건이 되기도 한다.

경구제의 코팅과 캡슐은 위산의 영향으로 변형되지 않고 최대한 장까지 가서 약효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특히 '장용정'은 산성인 위가 아닌 알칼리성인 장에서 용출하도록(녹아 나오도록) 만들어진 정제, 즉 '장까지 살아가는' 약제로 유산균제나 아스피린(장용정)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약의 코팅과 캡슐은 약효를 제대로 내기 위함과 동시에 쓴맛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방패 역할도 하므로 임의로 캡슐을 분리한다거나 경구제를 갈아 가루로 섭취하는 일은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설하정'은 혀밑에 약제를 넣어 혀 아래 점막, 정맥을 통해 약물이 바로 흡수돼 약물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혈관을 확장시켜 협심증의 가슴통증을 완화하거나 예방하는 니트로글리세린은 위장에서 분해되어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설하정 제형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아스피린 등 코팅하지 않은 '나정'은 손에 약제가 묻어나는 제형, '당의정'은 정제표면에 설탕과 같은 당을 입힌 제형이다.

'트로키제'는 입에서 빨아 녹여 먹어 구강이나 인후두 점막의 감염치료제에 많이 쓰이고, 물이나 분비액과 반응해 기포를 내면서 녹는 '발포정'은 내복용과 외용(질정)이 있다.

씹어서 복용하는 '츄정'은 물 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입안에서 녹여 삼키는 것으로 휴대가 간편해 편의성과 흡수성이 좋다.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인 몬테잘츄정, 비타민 공급제인 텐텐츄정, 칼슘 공급제인 노타칼민츄정, 출시를 앞둔 발기부전 치료제 누리그라츄정 등이 이에 속한다.

◆ 코나 입으로 들이 마시는 흡입제/분무제

기체나 미세한 물방울 형태로 된 약제를 들이마셔 기도, 폐를 통해 흡수되게 하는 약물로 주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기관의 염증을 줄이거나 좁아진 기관을 확장하는 등의 호흡기 질환치료제에 쓰인다. 표적 장기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높고, 또 국소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항문, 질, 요도 등에 삽입하는 좌제(좌약)

좌제는 항문이나 질로 삽입해 국소 또는 전신 작용 효과를 내는 약제이다. 항문에 삽입하는 항문좌제는 항문 점막을 통해 약물이 흡수되어 약리효과를 낸다. 아무래도 장용정보다 더 빠른 속도(식도나 위 등을 거치지 않고 장에 도달하므로)로 약효를 낼 수 있고 장 정맥으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간 부담이 덜하다. 열을 빨리 내리고, 약물섭취방법이 용이하기 때문에 영유아용 해열제가 좌약으로 많이 이용되고, 치질 치료시 국소마취제나 염증을 치료하는 약물도 좌제 형태로 약효를 내고 있다.

◆ 바르는 도포제

연고, 크림, 로션, 스프레이제 등 치료를 원하는 부위에 바르는(도포) 약제를 도포약이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도포약인 연고는 피부보호 효과가 좋고 자극이 덜한 편이며, 크림형태는 잘 펴지고 피부에 잘 스며드는 반면 연고형보다는 피부자극성이 약간 있는 편이다. 로션은 약효성분을 물 속에 잘게 분산시킨 제제로 효과는 연고나 크림보다는 약한 편이고, 스프레이제는 약액과 분무제를 압력으로 분사해 사용감이 좋지만 약제를 과잉 소비하는 단점이 있다.

도포제 모두 바르거나 뿌리는 부위 조직에 약물이 흡수되어 국소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약제를 많이 바르건 적게 바르건 약물이 흡수되는 부위는 제한적이므로 적정량을 도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상처치료제, 여드름/아토피 등 피부질환치료제, 소염진통효과를 내는 뿌리는 파스 등이 이에 속한다.

◆ 파스, 패치제 등 붙이는 외용첩부제

외용첩부제는 피부를 통해 흡수된 약물이 약효 목적에 따라 해당 부위에 주로 약효를 내기도 하고 모세혈관으로 흡수돼 '전신'에 효과를 내기도 한다. 기술적으로 약물의 방출속도와 피부투과 속도를 조절해 약효 지속시간별(12시간용, 24시간용)로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멀미방지제, 관절염 치료제, 니코틴 패치제, 피임용 패치제, 호르몬 패치제, 협심증 치료제 등 다양하다.

경구용제가 가진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약효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든 패치제는 붙이는 부위가 정해진 제제도 있다. 멀미방지제인 키미테를 귀 밑에 붙이는 이유는 주 성분이 작용하는 부위가 귀 안쪽에 있는 내이신경섬유이기 때문이고, 여성호르몬 공급을 위해 에스트로겐 패치는 자궁과 난소 주위에, 협심증 예방을 위한 니트로글리세린 패치제는 심장 주위에 붙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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