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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잘잘법'에 출연한 김학철 교수(연세대 신약학)가 '집안의 타종교인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답했다. ©CBS '잘잘법' 영상 캡쳐

CBS '잘잘법'에 최근 출연한 김학철 교수(연세대 신약학)가 '집안의 타종교인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답했다. 김 교수는 "질문을 들을 때 저는 예전에 저희 아버지가 저한테 해줬던 말씀이 생각난다"며 "1875년생 증조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기독교 신자가 돼서 그 지역 교회에 영수라는 직책에 있었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사라진 영수라고 하는 직책은 교회가 조직교회가 되고 정비가 되기 전에 오늘날로 말하면 장로와 비슷한 역할을 했지만 정식으로는 안수를 받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김 교수는 "작은 증조부가 동학의 접주였다고 얘기를 들었다"며 "접주라는 건 뭐냐면 각 지역에 일종의 세포 조직인 포(包)를 두었다. 거기의 지도자가 접주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두 분이 말씀하는 걸 들었다는 얘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그에 의하면 동학의 접주 되는 작은 증조부는 "예수 믿는 분들은 왜 그렇게 어리석어요? 죽어서 천당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땅에서도 잘 살고 저 세상에서도 잘 살고자 하는 욕심쟁이거나 바보죠"라며 큰 증조부에 시비를 걸었다.

"동학은 현세 중심적인 종교니까 유교도 물론 그렇다"고 설명을 보탠 김 교수는 큰 증조부께서 "착한 사람하고 나쁜 사람하고 죽어서 똑같이 된다면 그게 말이 되나?"라고 침착하게 맞받아쳤다고 전했다. 일종의 토론이 벌어진 셈이다.

김 교수는 "집안에 친척이나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 종교가 다르거나 종교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두 가지 태도를 취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첫째 그 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보고 잘 듣고 배워라는 것이다"라며 "우리나라에 개신교, 천주교가 들어왔을 때 가장 중요하게 한 일 중의 하나가 뭐냐면 사실은 배우는 거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게 중요하다. 유교와 불교와 선교, 또 민간 신앙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한국 개신교 초기에 있었던 여러 갈등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성경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가리키는 단어가 야웨(고유명사), 엘로힘(보통명사)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신을 가리켜 하나님 또는 하느님으로 번역했다고 했고 꼭중국에서는 상제로, 일본에서는 가미로 번역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스라엘 신을 가리키는 야웨, 엘로힘을 우리말로 번역한 하나님 또는 하나님에 대해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무속신앙에서 최고신을 지칭하는 것. 최고신의 이름이었다"라는 설명도 보탰다.

이어 1878년 존 로스가 우리나라 말로 성경을 번역하면서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하나님이라는 말을 "천상의 통치자와 상제랑 같은 개념으로 알고 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이것(하나님)은 우리나라 원시 종교 사상과 무교 신앙에서 배워 온 말이었다.

존 로스가 성경에서 하나님이라 번역했지만 당시에는 하나님 말고도 천주라는 표현도 곧잘 사용했기에 두 단어가 서로 경쟁을 했다고도 김 교수는 전했다. 결국 성공회, 동방 정교회, 로마 카톨릭, 공동번역 전통은 하느님이라 번역해 사용했고 대다수 개신교와 개역 개정 전통에서는 하나님으로 번역해 사용하게 된 것이다.

김 교수는 하나님과 하느님 뿌리는 같았다면서 "그것은 원시 종교 사상이고 무교 무속계의 최고의 신이었다. 그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 개념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야웨나 엘로힘이라는 완전히 다른 히브리어가 아니라 우리의 말로 '아 야웨가 하나님이시구나'라고 직감적으로 알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웨나 엘로힘이라고 그대로 불렸다면 이렇게 기독교가 "이게 뭘 가리킨다는 거야? 야웨가 누구야? 엘로힘이 누구야?" 한참 헤맸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무속 종교 뿐 아니라 불교, 유교 사상에서도 기독교가 재개념화 작업을 했다고 분명히 했다. 기독교의 복음으로 불교나 유교의 가르침이나 용어들을 재개념화 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추모예배를 우리나라처럼 많이 하는 기독교인들이 세계에 얼마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이것은 유교가 가르쳐준 효와 제사에 대한 기독교적 해석이다. 우리에게 효라는 거 굉장히 중요하다. 가족을 생각하고 우리에게 은혜를 준 우리의 조상들을 생각하고 기념하고 기억하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이런 아주 독특한 효에 대한 강조는 우리가 유교에서 배워 온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집안에 다른 종교를 가진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을 의식하면서 경쟁하거나 논쟁하거나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지 말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배워라 그러면 뭔가 해줄 말이 생기고 조금 지나다 보면 어떻게 되냐면 그분들이 우리에게 물어볼 것이다. "기독교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성경은 뭐라고 말하나요?" "예수님은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저는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성서와 기독교의 복음이 그분들에게 분명히 해줄 말이 있다. 논쟁하거나 따지지 말고 배워라. 그러면 할 말이 생긴다. 그리고 그분들이 우리에게 물어볼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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