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지난 2021년 2월 ‘전시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 동원된 성노예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였다’고 한 하버드대 로스쿨 마크 램지어(J. Mark Ramseyer) 교수의 주장이 미 학계와 미 한인단체 등의 비난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 한인단체는 2월 16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그의 교수직 사임을 요구했다. 3월에는 하버드대 학부 학생회 차원의 규탄에 이어 인문과학 전공대학원에서도 공개 비판에 직면했다.

램지어 교수는 2021년 3월 출간된 법·경제 관련 학술지 '법과 경제 국제 리뷰' 제65권(Volume 65, March 21, 2021, 105971, 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에 '태평양전쟁에서의 매춘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논문 정보 사이트에 실린 초록을 보면,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여성들과 고용주인 위안소가 계약 관계였으며 그 계약의 역학 관계를 살펴보면 양자가 주어진 조건 하에서 상대와 상호작용하며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게임 이론’의 논리가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문에서 위안부 여성들이 일본군과 서로의 이익을 위해 계약을 맺었으며 일본 정부가 아니라 여성들을 속인 모집업자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위안부가 고용 계약을 맺어 돈을 번 것이기 때문에 '위안부 성 노예 이야기는 완전한 소설'(pure fiction)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계약을 맺고 일하면서 돈을 벌었으며, 원하면 일을 그만둘 수도 있었던 것처럼 묘사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일본군이 매춘부 모집업자와 협력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군대를 따라다니는 매춘부들은 전쟁의 위험 때문에 일반 매춘부보다 돈을 더 많이 받았다”는 주장을 폈다.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모두 공인된 매춘부이고 납치된 성노예가 아니라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필자는 다음 8가지로 견해를 표명하고자 한다.

1. 램지어 교수 주장은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진 위안부 사실을 부인하는 충격적 주장이다.

그의 논문은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요소를 배제하고, 위안부 문제를 매춘업자와 여성 간 경제학적 ‘게임 이론’으로만 설명했다. 일본 여성의 계약 조건을 근거로 들어 식민지의 조선 여성도 고액의 선불금을 받고, 수익을 올리면 계약 만료 전 떠날 수 있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에 분명히 배치된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성노예 상태였다고 규정한 유엔과 국제 앰네스티 등 국제 사회의 보편적 인식뿐만 아니라 일본군이 위안소 설치·운영에 관여했고, 위안부 모집에 강제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사죄한 일본 정부의 1993년 고노 담화와 배치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강제 성노예(enforced sex slaves)’라고 표현하는 것은 유엔의 권고 사항이다. 지난 1996년 채택된 유엔 인권위원회 보고서에 ‘성노예’라는 표현이 등장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통용돼 왔다.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로스쿨 종신 교수인 석지영 교수는 이러한 보편적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전쟁 성노예 스토리가 완전한 소설”이라고 램지어의 견해는 증거가 없는 주장이다. '학자가 그런 문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램지어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일본 정부로부터 나오는 수많은 문건이 있고, 실존하는 증거가 있으며, 당시 사건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2. 아직 생존하는 위안부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이들을 거짓증언자으로 만드는 심각한 문제이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에 배치되는 가공적(架空的) 주장이다. 우리 한국사회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이 일본 정부에 대하여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램지어의 주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인격을 모독하고 이들을 매춘부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석지영 교수가 언급하는 바 같이 매춘 계약이란 정상적 계약이 아니다. 권력자에 의한 강제계약으로 자유의사를 무시한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사에 반해 강압 상태에서 맺은 계약은 계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안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주장과 관련 웰즐리 칼리지 아시아·정치학 담당 캐서린 문 교수는 "14~16세 여성들이 내용을 완벽히 이해했다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며 위안부 여성들이 계약을 맺게된 맥락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크림슨 교수는 “위안부는 매춘부의 완곡한 일본식 번역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일본제국 육군이 강제로 성노예 상태로 만든 여성들과 소녀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표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 회견을 열고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고 울면서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완전한 인정과 사죄를 받아야 한다.” “(일본은) 적반하장으로 우리 법원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우기고 있다. 지금도 하버드 교수를 시켜서 거짓말하고 있다.” "일본이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도록 국제사법재판소(ICJ) 판단을 받아달라"며 정부와 국민들에게 호소하였다.

3. 위안부를 매춘부로 간주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의 왜곡이며 일본 군국주의에 편승한 어용적 주장이다.

램지어의 논문은 전쟁 범죄를 자꾸 잊고 미화하려는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의 시도에 봉사하는 논문이다. 램지어 교수는 1954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자마자 일본 미야자키현으로 이주해 18세까지 살았고 일본법과 법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내 일본학 발전과 일본 사회·문화 이해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인 욱일장을 받기도 했다. 하버드대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카터 에커트 교수는 "램지어의 논문은 비참할 정도로 실증적으로, 역사적으로,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다.” "(램자이어 교수가) 위안부 문제의 본질인 일본의 식민주의와 군국주의 맥락을 경시했다"며 "일제강점기 때의 정치·경제적 맥락은 배제한 채 '위안부' 사건에만 초점을 두고 주장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성적 존엄성은 무시됐고,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문제로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앤드루 고든 역사학과 교수와 함께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반박할 저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4.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고 객관성이 결여되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해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미국 학계에서 나왔다. 하버드대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며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지낸 카터 에커트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경험적, 역사적, 도덕적으로 비참할 정도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시카고 대학에서 램지어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고 밝힌 램자이어 교수의 제자인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알렉시스 더든 교수도 “근거 자료가 부실하고 학문적 증거를 고려할 때 얼빠진 학술작품”이라며 “램지어 교수는 앞뒤 사정이나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논문은 개념적으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비판했다. 더든 교수는 램지어 교수 논문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수많은 학술적 증거를 배제하고,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램지어 교수 논문은 "개념적으로도 오류가 있는데" 그 이유는 "역사적 배경과 위안부가 설치되기까지의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작성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형편없고, 어리석은 학문적 생산품의 한 조각”이라며 "출간돼서는 안 되는 논문"이라고 평가했다. 논문 전체가 오류와 실수로 가득 차 있어서 학술 논문으로 출간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더든 교수 주장처럼 일부 문헌적인 기록과 사료를 가지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각색해 전체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실은 전부 매춘부였다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합리적 사고가 아니다. 램지어 교수 논문의 참고 문헌은 대부분 일본측 기록이다. 참고문헌에 등장하는 일부 한국인 저자의 자료는 대부분 위안부 왜곡에 활용되는 문제 서적들이다. 그래서 객관성이 결여된 자료들이라는 것이다.

5. 그의 논문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있다.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도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는 지난 2월 4일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램지어 교수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일본법과 기업법을 강의하는 교수다. 18세까지 일본에서 자라 일본어에 능통하며, 미국 대학에서 일본사를 전공했다. 하버드대에서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교수(일본 기업인 미쓰비시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미)’이며, 일본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오래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교수 자리가 일본 기업의 지원을 받은 것이어서 그의 연구는 객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조선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한 게 아니라, 매춘 모집업자와 예비 매춘부들이 적은 노동으로 돈을 벌려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유로운 계약을 맺고 일본 고객을 상대로 장사했다]는 그의 주장 내용은 일본 군국주의적 변명을 옹호하는 어용적인 내용이다.

한국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램지어는 100년전 일본 제국대학의 교수로서 일본 정부의 꼭두각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의 주장은 독일 나치시절 선전부장 괴벨스의 발언처럼 ‘주변나라를 침략한 것을 합리화하고 있으며 침략전쟁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확성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정당한 비판을 하고 있다.

6. 일본군의 강제 성노예 제도 운영은 2015년 화란인 얀 루프 오헤른 여사의 공개 증언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태평양 전쟁 당시 ‘위안부’로 징발된 희생자 중에는 한국, 중국, 필리핀 여성 등 아시아 여성 외에 유럽 여성들도 있었다.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가 1944년 일본에 점령 당한 이후 위안부로 끌려간 네덜란드 여성들이 그 구체적인 사례다. 종전 후 전범재판 과정에서 만들어진 조사 보고서와 희생자 중 한명인 얀 루프 오헤른 여사의 공개 증언이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1944년 2월 일본군 당국자와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바(Java) 중서부지역에 있는 ‘적성국 여성 수용소’들을 방문하여 18세-28세 여성들을 지명하여 이들을 차에 태우고 스마랑(Semarang)시 외곽의 위안소에서 강제로 성노동 서명을 하도록 했다. 징발된 여성들은 위안소로 끌려가서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받았다. 당시 이들은 서명을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계약서가 일본어로 쓰여 있어서 이해할 수도 없었다. 계약서 내용은 성노동을 강요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일본 의사가 찾아와 검진했는데, 이과정에서 일부 여성은 의사에게 강간당했다고 증언했다(이 의사는 전후에 자살했다). 곧 이들은 세이운소, 후타바소, 히노마루, 쇼코클럽 등 4곳의 위안소로 보내졌다. 스마랑의 위안소들은 개소후 두 달만에 급히 폐쇄되었다.(주경철, “자발적 매춘? 일본은 점령지서 네덜란드 여성들도 끌고 갔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36> 강제동원의 명백한 증거, 1944년 스마랑 위안소, 조선일보, 2021년 3월 9일, A32).

1944년 스마랑(Semarang)위안소가 그 구체적인 증거다. 얀 러프 오헤른(Jan Ruff-O’Herne, 1923-2019) 여사는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서 1992년 동경에서 있었던 일본 전쟁범죄국제공청회, 그리고 2007년 미국 의회에서 자신의 위안부 시절의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1994년 출판한 “50년의 침묵”이라는 비망록에는 당시의 지옥같은 상황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 간수가 10명의 소녀를 선발했다. 나는 그 열 명 중 한 명이었다. 그들은 통역을 통해 짐을 싸서 수용소 정문으로 가서 트럭을 타라고 시켰다. 엄마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의 인사를 해야 했다. 엄마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단지 눈을 바라보다가 서로 껴안았다. ...위안소에서 기다리는 동안 공포가 온 몸을 감쌌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 공포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위안소가 문을 연 날, 마침내 한 일본군 장교를 맞아들였다. 나는 그 사람의 정강이를 발로 찼지만, 그는 그냥 웃기만 했다. 그는 나를 침실로 끌고 가서 문을 닫았다. 나는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를 썪어서 내 의지에 반해 여기 끌려온 것이라고 사정했다. 나는 도망가지 못하는 사냥감처럼 구석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다...일본 군인들은 나를 강간하며 때로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때로 심하게 때렸다.”(주경철, “자발적 매춘?...” 조선일보, 2021년 3월 9일, A32).

이상의 그녀 증언은 위안부 계약이 강제로 이루어진 것을 명료히 알려주며, 일본 정부도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램지어 교수의 금전적 보상을 위한 매춘계약에 의한 자발적 매춘부 주장은 전혀 사료 검토없이 성노예 제도를 운영한 일본 군국주의 주장에 면죄부를주려하는 어용적 주장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7.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램지어 교수는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논문 게재를 철회해야 한다.

램지어 논문 철회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 전세계 1700여 명의 학자들도 동참했다. 연판장을 최초로 작성한 마이클 최 UCLA 정치학과 교수의 개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2월 26일 오전 현재까지 1750여명의 학자들이 연판장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는 2월 26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기고문 ‘위안부의 진실을 찾아서’에서 마크 램지어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램지어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가 매춘 계약을 맺었다는 계약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석지영 교수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자신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에 거론되는 열 살 일본 소녀의 사례와 관련해 역사학자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실수했다"라고 인정했다. 램지어 교수는 학자들의 반박 주장을 읽고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라고도 고백했다. 램지어 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위안부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하고 학술지에 실린 자신의 논문을 철회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8. 일본정부는 철저히 과거를 반성하는 독일로부터 배워라.

램지어 교수는 오랫동안 일본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아온 학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문제는 단순히 특정 학자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임이 드러났다. 위안부 문제가 반복해서 제기될 때마다 우리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또 다른 나라와 종종 비교하게 된다. 바로 ‘독일’이다. 독일과 일본 모두 전범국가지만 전쟁 이후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달랐다. 독일 반성은 경제적 보상으로도 이어진다. 1952년 독일-이스라엘 배상협상을 통해 독일은 2차 세계대전으로 피해를 입은 유대인 유가족 모두에게 피해 정도에 따라 보상금을 지불해 오고 있다. 독일은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이를 교육시키고 있다. 이러한 독일은 유럽에서 모범국가로서 오늘날 유럽연합을 지탱시키는 기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이 아시아에서 존경받고 모범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청산을 깨끗이 해야 할 것이다.

9. 한국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여성 인권문제로 보다 보편적인 지구촌 문제로 제기하는 외교력을 가져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한국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무관심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트럼프 탄핵 재판이라는 초미의 관심사가 펼쳐지는 상황이라 경황이 없는 면도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는 인류 보편 인권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미국 주류 언론에서 언급조차 안 한다는 건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인권 운동이라는 것이 너무 국내용에 머문 게 아닌가 하는 교훈을 주고 있다.

미국 CNN은 3월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주제(tense topic)라며 일본이 1993년 고노(河野)담화에서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일본은 위안부를 둘러싼 역사를 숨기려고 했다고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당사국인 우리 정부는 입을 다물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논문에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위안부 강제모집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국주의가 아시아와 여타 국가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라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도 논문에 대한 직접적 입장 표명은 아니지만 최근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며 일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않고 있다. 외교의 부재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동안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다가 최근에 입장을 선회하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의 시험대였던 지난달 8일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판결 후 정부는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여 “정부는 위안부 합의를 파기한 적이 없었다”며 ‘2015년 위안부 합의가 공식합의임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입장문을 냈고,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입장을 사실상 번복한 것으로 정부의 외교정책이 전혀 일관성이 없으며 일본으로부터 신뢰성 위기에 직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치스러운 처사다.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한국 정부도 국제적 안목을 키우고, 일본 및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여 해외에서 위안부 피해자 인권 운동을 하는 단체들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외교력을 행사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끝)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