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나흘 동안 시가총액이 129조원 가까이 사라졌다.

이는 올해 3월 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비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4.72포인트(3.70%) 내린 1,943.75로 마감해 일본 대지진 직후인 3월1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의 낙폭은 2009년 11월27일 두바이 국영 건설사가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한 영향으로 4.69% 떨어진 이후 최대다.

지수는 1,920.67까지 떨어져 장중 한때 하락률 -4.85%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3월15일 일본 대지진 직후 투매가 나타나 코스피가 폭락했을 때에도 장중 최대 하락률은 -4.52%로 이날보다 양호했다.

거래량은 4억7천589만주로 2월18일 이후 가장 많았다. 전날 거래량은 3억5천639만주였다. 충격에 빠져 5천700억원어치 주식을 내던진 개인 투자자들 때문에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한가 5개를 포함해 71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1개를 비롯해 821종목이 내렸다. 지난달 중순 120%를 웃돌았던 20일 평균 등락비율(ADR)은 80%대 초반으로 곤두박질 쳤다.

하이닉스, 삼성SDI, 한진중공업 등 40개 종목이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최근 4일 동안 코스피는 228.56포인트 빠졌다. 순식간에 지수가 10% 이상 후퇴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일 종가기준으로 1천225조7천430억원이었던 시총은 2일 1천197조1천480억원, 3일 1천166조880억원, 4일 1천139조2천950조원으로 날마다 눈에 띄게 줄었다.

이날 시총은 1천97조1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나흘 만에 128조5천830억원이 감소했다.

외국인은 나흘간 1조9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78만9천원으로 거래를 마쳐 80만원선이 무너졌고, 현대차, 기아차, LG화학은 각각 20만원, 7만원, 40만원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투자심리는 공포에 휩싸였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5.73포인트(25.38%) 오른 28.31로 마감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작년 5월26일 29.50 이후 최고치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는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증시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한 값이다. 변동성지수가 급등했다는 것은 심리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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