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IV/AIDS질환은 매우 치명적이면서도 위험한 질환입니다.

전은성 교수
전은성 교수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전세계 AIDS 환자수는 39.3% 감소하였지만, 이와 반대로 대한민국에서는 892% 증가하였습니다.

HIV/AIDS감염에 대한 기사검색을 해 보면, “완치가능한 시대”,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질환”과 같은 기사들이 대부분이며, 에이즈 질환의 위험성과 문제점들에 대한 내용은 찾기 힘듭니다.

2009년 BMC infectious disease 논문에서, HIV 진단받은 3369명의 환자 중 980명이 사망하였는데,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45%가 사망하였고,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은 16.7년임을 보고하였습니다. 2020년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논문에서는, HIV 진단받은 801명 중 71명이 사망하였는데, 진단 후 사망까지 6.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KOSIS 국가통계포털에서 여러 질환에 대한 사망나이를 비교해 보면, 국민전체는 75-89세, 전체 암환자에서는 70-84세, 간/담도/췌장암 환자에서는 50-84세, 에이즈 환자에서는 40-59세에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함을 보고하였습니다.

2. HIV감염은 남성위주의 성감염매개병이며, 주된 전파 행위는 남성간 항문성관계입니다.

HIV감염은 성행위를 통해 전달되는 성감염병중의 하나입니다. 성감염병은 일반적으로 여성에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반면, HIV 감염은 남성에서 더욱 많이 보고됩니다.

대한민국에서 남/녀 발생비율을 보면, 2000년에 7.76 대 1로 남성에서 높았으며, 이러한 비율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에는 16.7배, 2019년에는 17.9배의 비율을 보고하였습니다.

감염병 감시연보를 보면, 2019년 1005명의 감염자발생을 보고하였는데, 이중 20-34세에서 527명이 발생하였고, 이는 전체 발생의 52.4%에 이르는 높은 비율입니다.

남성에서 발생자 연령대를 확인해 보면, 20-34세에서 압도적인 발생현황을 보이고 있고, 20-34세에서 남/녀 비율은 40.5배(남 527명/여 13명)에 이를 정도로 남성에서 압도적입니다. (질병관리청)

20-29세 남녀에서 HIV 검사당 양성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0.974%(111명 양성/11395건 검사)로, 약 100명당 1명의 비율로 높은 양성률을 나타냈습니다. (BMC Public Health, 2019)

HIV감염은 장기간의 잠복기를 가지기에, HIV 진단과 감염행위에는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감염이 될 만한 성행위를 하더라도, 실제 진단받기까지 약 7년 정도의 시간이 걸림을 보고하였습니다. (J Korean Med Sci. 2020). 20-34세에 HIV 진단이 확인되는 경우는 약 7년 전인, 13세에서 27세에 HIV 감염이 될 만한 성행위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국 HIV/AIDS 코호트 연구에서, HIV의 감염경로를 확인한 결과, 한국 18-19세 청소년의 92.9%에서 동성/양성 성행위가 감염경로임이 확인되었습니다. (대한내과학회지 2018)

성행위별 전파율을 분석한 결과, 캐나다의 public health agency에서는 질성관계보다 항문성관계에서 HIV 전파위험율이 최소 7.36배에서 최대 42.25배 높음을 보고하였습니다(2012년). UNAIDS 에서는 남성간 성관계를 가지거나 게이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HIV 감염위험도가 2018년에 22배, 2019년에 26배 높음을 보고하였습니다.

한국의 질병관리청에서는, HIV 감염인의 99% 이상이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HIV 감염인과의 한 번의 성접촉으로 감염될 확률이 0.04%-1.38%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 미국 CDC 자료를 근거로, 수용항문성관계시 그 위험도가 138임을 보고하였습니다. 이는 질성교에 비해 최소 17.25배, 최대 34.5배 높은 것입니다.

우리나라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MSM, 즉 남자동성 성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HIV 유병률을 보고한 논문 3개를 정리하였습니다. 총 3개의 논문에서 4.4%, 1.9%, 6.5%의 HIV 유병률을 보고하였습니다. 이는 2019년 대한민국 유병률인 0.026%와 비교시, 최소 73배, 최대 250배 높은 비율입니다. [Osong Public Health Res Perspect (2012, 2015), J prev Med Public Health (2012)]

또한 남자동성 성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에서, 남성성관계의 대상 연령을 살펴보면, 19세 이하가 33.0%임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19세 이하는 초, 중, 고등의 청소년들입니다. 이러한 성관계의 패턴은 우리나라의 청소년을 포함한 10대의 HIV 감염률이 증가하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3. 콘돔은 충분한 예방책이 될 수 없으며, 콘돔의 한계를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남성간 성관계를 가지는 그룹에서 콘돔의 사용률을 확인했습니다. 콘돔을 항상 착용하는 경우가 2004년에는 26.4%였지만, 2012년 논문에서는 34.8%로 조금 상승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2015년도의 논문에서는 마지막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한 경우가 58.5%에 해당함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남성과의 성관계시에는 46.0%로 조금 높은 사용률을 보이는 반면, 여성과의 성관계에서는 30.5%로 오히려 더 낮은 사용률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예방의학회지 2004, Osong Public Health Res Perspect (2012, 2015)]

또한 남성간 성관계를 가지는 그룹의 경우, 최근 6개월 이내에 성관계를 가진 성파트너가 6명 이상인 경우가 16.0%, 14.7%에 이를 정도로, 성관계 파트너 수가 많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콘돔을 통한 HIV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서, 남성간 성관계를 가지는 그룹의 콘돔 상태를 30개월 간 관찰하여 보고하였습니다. 그 결과 약 29.8%에서 40.4%의 콘돔이 찢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아무리 콘돔을 잘 착용하더라도, 성관계 중 콘돔이 찢어지는 것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2020, Plos One)

또한 남성간 성관계를 가지는 그룹에서, 콘돔을 통한 HIV 감염률을 확인하기 위한 EXPLORE, VAX004 연구에서, 콘돔을 통한 억제효과는 최대 72.3%, 62.9%밖에 되지 않음을 보고하였습니다. (J Acquir Immune Defic Syndr 2015)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콘돔 사용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HIV 감염이 차단될 수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콘돔으로 안전하게 HIV균을 차단할 수 있다고만 광고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콘돔의 한계를 분명히 공지하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의무입니다.

4. 치료 중심에서 예방으로의 전략 변화 필요합니다.

HIV/AIDS질병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어, 환자가 부담하는 보험부담금을 100%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보험부담금의 90%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지불하며, 나머지 10%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불하는 형태입니다. 결과적으로 AIDS 환자는 진료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습니다.

HIV균에 대한 완치제는 없습니다. 다만 균의 활성화를 억제하기 위한 항바이러스 제제를 평생 맞아야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비싼 약값(한달에 300만원 이상)과, 이를 포함한 각종 진료비 및 부대비용의 상승입니다. 그리고 약제에 대한 내성도 보고되고 있는데, 내성이 발생하게 되면 추가적인 치료는 매우 어려워지게 됩니다.

약 10년간, 국내 AIDS 생존자 수가 3.28배 증가하는 동안 보험공단에서 지출된 진료비 총액은 6.48배 증가되어, 2017년에는 1016억 이상이 지출되었습니다. 이는 서울시 재정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서울시 예산이 1.62배 증가하는 동안, AIDS 관련 예산은 2.39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8년 국정감사 기사 참고, 서울시 홈페이지 예산 참고)

이러한 재정 지원이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 OECD 국가별 평균 입원기간을 통해 비교해보았습니다. 한국의 AIDS 환자는 압도적으로 긴 입원기간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모든 진료 행위의 수가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OECD.stat 참고)

2004년에 열린 국제 에이즈 심포지움에서, 30세 AIDS 환자 1인의 사회적 생애비용을 추산하였습니다. 진료비 1억원을 포함하여 총 6억 4천만원에 가까운 생애비용이 소요됩니다. 2019년 내국인 AIDS 누적 생존자 수가 16,584명임을 감안한다면, 총 10조 이상의 사회적비용이 발생함을 뜻하며, 이는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큰 소실입니다.

HIV/AIDS질환에 대한 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좋은 치료약제의 개발과 더불어 AIDS 환자의 수명이 길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환자에 대한 치료중심의 전략으로는, 앞으로 증가하는 AIDS 환자들의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5. 질병의 전파 경로, 현재 치료약의 부재 및 콘돔의 한계, 그리고 이 질병의 위험성을 분명히 알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보건의 위상을 높인 COVID19에 대한 방역을 보면, 성매개 감염병 전파 차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이 됨을 알게 되고,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알코올 손소독,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차단할 수 있음을 약 1년간 전국민이 학습하고 있습니다.

HIV와 같은 성매개 감염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나라의 데이터뿐 아니라, 전세계의 데이터를 토대로 정확한 감염 경로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올바른 콘돔 착용과 더불어 AIDS 환자에 대한 전폭적인 치료비용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AIDS 환자 1명의 치료 및 생애비용을 감안하면, HIV에 걸리지 않는 최선의 길을 알려주는 것이, 개인과 국가를 위한 가장 최선의 길입니다.

전은성(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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