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전히 꿈이 없어도,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몰라도, 갈 바를 알지 못해도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에 반응하고 한걸음, 두 걸음 내디디고 가기 원합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하나님이 부르심에 합당하게 인도하실 겁니다.”

학교에 교회를 세우는 운동을 하는 스탠드그라운 대표 나도움 목사(광주 겨자씨교회 협동목사)는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청소년 겨울수련회에서 믿음으로 부르심에 반응하고 순종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나눴다.

 

나도움 목사는 “어릴 때 추억 가운데 스쿨처치 모임이 왜 없어질까 안타까워서,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반응하다 보니 이것이 그분의 부르심이었다”고 말했다.
나도움 목사는 “어릴 때 추억 가운데 스쿨처치 모임이 왜 없어질까 안타까워서,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반응하다 보니 이것이 그분의 부르심이었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용천노회

‘부르심, 소명’(히 11:8)을 주제로 특강을 전한 나 목사는 “살다 보면 원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데, 그렇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꿈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꾸준히 개발하여 다양한 자리에서 일과 사역을 병행하고 있는 지인들을 소개한 나 목사는 이날 “남들과 비교할 때는 더딘 것 같고 늦은 것 같지만 피지 않는 꽃은 없다”며 “내가 나를 포기하더라도 하나님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그가 스쿨처치 사역을 하게 된 이유도 스쿨처치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주가 집인데, 어릴 때부터 미션스쿨이 아닌데도 일반 사립, 공립 학교에서 스쿨처치가 많았던 추억이 있다”며 “그런데 2008년 이후 이런 모임이 들리지 않고 보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2012년 1월 총신대 신대원 3학년 때 ‘지금도 스쿨처치가 살아 있다면 한 학교라도 찾아가고 싶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갈 곳이면 좋겠습니다’라고 기도하기 시작한 나 목사는 이후 한 학교도 방문하지 못했다. 그해 8월이 되니 ‘거리와 시간 상관없이 불러주면 가겠습니다’는 기도가 절로 나왔다. 그때부터 정말 기도한 대로 전국을 누비며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나 스쿨처치 사역하게 됐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창원, 부산, 광주, 인천, 천안, 서울, 대전, 순천, 대구, 춘천, 청주, 익산, 정선 등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2012년 처음 방문한 포천의 한 고등학교에 있는 스쿨처치는 두 명의 남학생이 자발적으로 세운 모임이었다고 했다. 중학생 때 교통사고로 틱장애가 있던 학생, 외모 콤플렉스가 많은 또 다른 학생이 모여 기도하고 예배하면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모임이 계속 이어져 온 것이다. 이 밖에도 해남, 완도, 해남에서 배를 타고 30분간 들어가야 하는 보길도 등에서도 스쿨처치 모임을 하는 학생들을 직접 만났다.

나도움 목사는 “신기한 것은 스쿨처치 모임을 세우는 아이들이 원래 믿음이 좋은 아이들이 아니라 믿음이 없고, 매우 내성적이고 가정사가 있던 이들이 많았다”며 “‘저런 상황 가운데 어떻게 이런 믿음의 도전을 하지?’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과 역사하심은 내 생각과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전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우에 보낸 편지인 고린도전서 1장 26~28절 말씀이 와닿았다. 단순히 그때 그 시대에만 말씀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씀이었다”라며 “하나님은 나의 약함과 부족함을 알지만 포기하지 않으신다. 코로나 때문에 줌으로 만날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우리 가운데서 하나님이 역사를 온전히 이루심을 믿고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또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 안에 들어갈 수 없고 5명 이상 만날 수 없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했다. 나도움 목사는 “그런 과정 가운데서 다양한 지혜를 주셨다. 직접 만나는 대신 카카오톡, 줌으로 만나고 4명이 소규모로 주기적으로 소통하는 등 온라인, 오프라인을 병행하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핍박을 통해 예루살렘교회가 흩어져 복음이 사방에 퍼지게 된 것처럼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불행이 단순한 불행이 아니라, 그분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예배의 중요성과 모임의 귀함을 깨닫게 되고, 오히려 갈급함 때문에 본질적인 것들을 추구하게 되었다”며 “또 어떻게든 만나고 소통하려 애쓰는 모습들이 하나님께서 이뤄가는 역사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소년 100여 명, 청년 100여 명, 사역자 100여 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다음세대 신앙나눔방)도 처음부터 계획한 사역은 아니었다고 했다. 2016년 그가 알던 한 학생의 죽음 때문에 청소년, 청년들이 문제가 있을 때 터놓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해 2월 말 익명 상담방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10개월간 개인적으로 익명 상담한 사람만 550명이 넘었다고 했다. 나 목사는 “청소년, 청년 공동체 가운데 그루밍 범죄 피해 등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되었고, 남 일이 아니라 많은 교회와 청소년, 청년들의 현실 가운데 일어나는 문제인 것을 알게 됐다”며 “지금은 저 혼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원을 받아 상담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익명 상담뿐 아니라 청소년, 청년, 사역자들이 소통하는 오픈채팅방도 운영하게 됐다.

나도움 목사는 “이 사역을 하면서 어둠 같은 현실 속에 하나님은 10대들을 별처럼 세워가시는 것을 본다”며 “아이들을 섬기는 입장에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제가 지금 하는 사역들은 주신 마음에 반응하며 살아갔을 따름인데, 돌아보니 이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아브라함, 요셉, 모세, 다윗, 에스더도 그들이 처음부터 꿈을 꾼 것이 아니었다. 꿈꿀 수 없었고 도전할 수 없었던 이들을 하나님이 계획대로 만들어가시는 것이 성경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의 부르심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이미 심겨 있는데, 이것을 기도하며 각자 마음을 돌아보고 찾기 원한다”며 “어떤 대상과 영역을 향해 주시는 애통하고 안타깝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고 하나님을 믿고 한걸음, 두 걸음 내디디고 가기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장통합 용천노회(노회장 송준영 목사)가 주최하고 예장통합 용천노회 교육자원부(부장 김문식 목사)와 다음세대위원회(위원장 하충렬 장로)가 주관한 이 수련회에는 양떼커뮤니티 대표 이요셉 목사(복음을 전하는 교회 담임)의 특강, 박요한 목사(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 유튜브채널 ‘달빛마을TV’ 운영자 김상진, 김지민 집사의 찬양 콘서트, 서종현 목사(EMT선교회 대표, 안산 천산교회 협동목사), 임우현 목사(징검다리선교회 대표)의 저녁 부흥집회 등도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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