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창한 숲을 건강한 숲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숲의 진정한 건강성은 큰 나무의 숫자가 아니라 어린 나무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아무리 거대한 나무가 숲을 가득 채우고 있어도 어린 나무가 없다면 그 숲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 숲이다. 미래를 이어갈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예배당이 가득 차고 다양한 사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져도 다음 세대가 없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 
어쩌다 ‘교권보호국’을 상상하게 되었나
요즘 드라마를 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화제가 된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은 교권이 무너진 학교를 배경으로 국가기관 ‘교권보호국’이라는 상상 속 조직을 등장시켰다. 법과 제도가 해결하지 못하는 폭력을, 더 강한 폭력으로 제압하는 서사다. 처음엔 과장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왜일까. 그 박수는 드라마를 향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향한 .. 
진실을 잃은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분별
최근 JTBC와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 기업회생 신청 소식은 단순히 한 언론사의 경영난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차입금 상환 실패, 무리한 스포츠 중계권 투자, 광고 시장의 변화, 계열사 간 재무 부담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사건은 오늘 우리 사회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처럼 보인다. 그것은 바로 신뢰의 붕괴.. 
[박동호 칼럼: 6·3 선거 신뢰 위기 특집] 국민의 한 표와 교회의 양심
대한민국 헌법의 출발점은 대통령도, 국회도, 사법부도 아니다. 그 출발점은 국민이다. 헌법 제1조 제2항은 분명히 선언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조항은 단순한 헌법 문구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존재 이유이며, 모든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다... 
일과 영성에 대한 공공신학적 모색: FWIA 세미나를 중심으로(2)
종교개혁은 중세 가톨릭 성직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성경을 일반 성도의 손에 돌려주었다. 당시까지 제롬이 번역한 라틴어 ‘불가타 역본’(Biblia Vulgata)이 예배의 표준으로 사용되어 대다수 성도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위클리프는 영어 성경 번역의 선구적 길을 열었고, 루터는 독일어 성경을, 보헤미아 형제단은 체코어 성경을 통해 모국어로 성경을 읽게 도왔다. 그에 못지않은 종교개혁.. 
말하라, 두려움 없이, 믿음으로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 이야기가 있다. 그 비밀은 은밀한 자부심, 하나님과 나만 아는 은혜의 경험, 남모르는 수고를 한 후 얻은 값진 결과와 같이 긍정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남이 알 까봐 두려운 수치의 이야기, 고통의 이야기, 좌절의 이야기 또한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가능한 한 은폐시키고 드러내지 않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의 이야..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탕자의 비유’
대학 시절, 당시 나는 수필과 시에 푹 빠져 있었다. 당시 ‘한국 수필 문학의 트로이카’라고 불리는 세 분이 있었다. 서울대 김태길 교수, 연세대 김형석 교수, 숭실대 안병욱 교수, 바로 이 세 분이다. 그중 나는 연세대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을 제일 좋아했다. 다른 두 분은 벌써 세상을 떠났지만, 김 교수님은 106세인 지금도 건재해 계신다. 수필가이신 아버님 서재엔 김 교수님의 수필집이 가.. 
에서와 야곱의 화해 (창세기 33:1-12)
성경을 보면 두 흐름이 서로 대립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하늘과 땅,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 아브라함과 롯, 이삭과 이스마엘, 야곱과 에서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흐름은 신약에 와서도 성령과 사탄의 싸움으로 이어지고, 우리 자신 안에서는 영과 육의 싸움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진다. 오랫동안 경쟁과 갈등의 관계에 있었.. 
복음주의 교단 신학대학교 교수의 사명과 책임
오늘날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세속주의와 상대주의, 종교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속에서 성경의 절대적 권위와 복음의 본질이 흔들리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복음주의 교단 신학대학교 교수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절망의 언덕 위에 소망의 집을 짓는 사람
저는 요즘 나이 드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특권도 아닙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생각하면, 나이 듦은 무거운 짐이기 전에 은총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시대에 우리는 어디서든 어른들을 만납니다. 저도 어느새 제법 나이가 들었습니다. 때로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체코와 얀 후스
2026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으로 이겼다. 이 소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고, 소식을 접한 해외 동포들도 난리가 났다. 체코 축구팀은 서구 유럽팀과는 다소 낮은 팀이지만, 최근에는 유럽 컵의 우승 팀이었다. 동구 유럽팀은 최근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기에 우리에게는 버거운 상대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체코팀을 2:1로 격파했었다... 
교사는 팔로워(Follower)보다 팔로잉(Following)이 중요하다
요즘은 SNS 시대다. 사람들은 팔로워 숫자에 관심이 많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따르는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신앙의 세계에서는 팔로워 (Follower) 보다 먼저 팔로잉 (Following) 이 중요하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를 따르라"라고 말씀하셨다. 주님은 "나를 따르게 하라"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먼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 되라고 부르.. 
월드컵과 김치 중독
사람마다 끊지 못하는 것이 하나쯤 있다. 누군가는 커피, 누군가는 담배, 누군가는 스마트폰이다. 내게 그것은 단연 김치다. 돌아보면 내 일생은 김치와의 동행이었다. 아니, 동행을 넘어 중독에 가까웠다. 어릴 적 기억 속 겨울은 늘 김장으로 시작됐다. 외갓집 텃밭에서 리어카로 실어 온 배추와 무가 마당 한가득 쌓이면, 커다란 드럼통에 소금물을 풀어 절여놓았다. 다음 날이면 동네 아줌마들이 하나.. 
인간의 생각인가, 하나님의 말씀인가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기독교 신앙은 끊임없이 도전을 받아 왔다. 초대교회 시대의 영지주의와 아리우스주의 논쟁에서부터 중세 후기의 세속주의, 르네상스 인문주의, 계몽주의, 진화론, 그리고 현대의 성혁명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의 생각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 시대마다 도전의 형태는 달랐지만 본질은 같았다. 인간의 이성과 경험을 최종 권위로 삼을 것인가.. 
콘스탄틴 대제(3)
집에 여러 마리의 개를 키우게 되면 반드시 제일 힘이 센 놈이 지도자가 된다고 한다. 집사님 댁에 진돗개를 키웠는데 새끼들을 낳았는데, 새끼의 덩치가 커지자, 아비도 몰라보고 얼마나 학대하는지 새끼 앞에서 밥도 먹지 못해 바짝 마른 모습이었다... 
영혼의 빈궁함 - 풍요 속에 길을 잃은 시대
우리는 이상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데, 어느 때보다 공허하다. 냉장고는 가득 차 있는데 마음은 비어 있고, 스마트폰 연락처는 넘치는데 정작 깊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없다. 기술은 인간을 연결해 놓았지만, 영혼은 오히려 더 멀어졌다. 그래서일까. 오늘 시대를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는 ‘영혼의 빈궁함’인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난, 바로 영혼의 .. 
소낙비는 반드시 멈춥니다
인생에는 예기치 않은 소낙비가 내립니다. 때로는 고난의 소낙비가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습니다. 소낙비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고난의 소낙비는 갑자기 찾아옵니다.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듯 예고 없이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소낙비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비를 세차게 퍼붓습니다. 소낙비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소낙비가 찾아오면 이상한 생각이 우리를 흔듭니다... 
거룩한 불편함
18세기 부흥 설교자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의 설교 철학을 잘 알려주는 한 문장이 있다. “It is a poor sermon that gives no offense; that neither makes the hearer displeased with himself nor with the preacher.” 우리말로는 다음과 같다.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도 않고, .. 
일과 영성에 대한 공공신학적 모색: FWIA 세미나를 중심으로(1)
본 연구는 직장을 그리스도인의 사적 생계 공간이 아니라 공공선, 조직문화, 자원 배분, 관계와 윤리가 교차하는 공적 영역으로 규정하고, 일과 신앙 통합 프로그램인 FWIA(Faith and Work Institute for All Nations)를 개혁파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연구는 규범적 신학 분석과 탐색적 사례연구를 결합하였다. 먼저 선행연구와 개혁파 전통의 일과 소명에 대한 이.. 
그가 걸어 들어오던 날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흰 눈을 고깔처럼 뒤집어쓴 안데스산맥 아래, 겨울의 문턱에 선 어느 날이었다. 두꺼운 옷에 몸을 감싼 한 청년이 휠체어에 의지한 채 진료소로 들어왔다. 앳된 얼굴의 그는 고개조차 스스로 가누기 어려워 보였다. 태어날 때부터 안고 살아온 고통 때문인지, 두 다리에는 부목이 덧대어져 있었고, 혼자 힘으로 서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의 눈빛에는 오래된 체념과 함께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