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의 역할 다해야 할 기독교인이…
교인들의 부도덕성에 대한 훈계 강화해야
공공의 역할 위해 뼈 깎는 노력 기울여야
‘정인이 사건’ 본질은 입양 아닌 아동학대”

정인이
경기도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선물과 메시지 등이 놓여 있다. ©뉴시스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정인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18일 발표하며 “가해 양부모의 양가 모두 목회자의 자녀라는 충격적인 사실은 교회의 도덕성 교육 실패를 보여준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2000년대 들어와 한국교회가 몇 차례 잔혹한 흉악범죄의 구심점에 놓인 일이 있었는데, 이번 ‘정인이 사건’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혹스럽고 참담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COVID-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대내외적인 공격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공신력(公信力)이 끝 모를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데, 나날이 반(反)인륜적으로 치닫는 사회 속에서 어둠을 깨치는 빛처럼, 부패한 곳을 정화하는 소금처럼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그리스도인이 오히려 생명을 해치는 범죄의 주범으로 전락한 사실에 절망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이어 “그토록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고난당하는 우리 민족과 운명을 같이하면서 새 역사를 일궈냈던 한국교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세인(世人)들에게 짓밟히게 되었는지, 한국교회 성도들이 어쩌다가 이토록 인성이 파괴되어 흉악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는지 하나님의 용서와 사죄를 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개신교 전래 이래로 봉착한 한국교회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명백히 종교의 중심 의무인 도덕성의 처참한 실패에서 비롯된 위기”라며 “한국교회의 도덕성 실패는 역으로 우리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면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도덕성에 실패한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은 이사야 선지자의 표현대로 ‘범죄한 나라요 허물진 백성’(사 1:4)의 모습”이라고 했다.

샬롬나비는 “금번 ‘정인이 사건’을 결정적 계기로 이제 한국교회가 이대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존폐의 귀로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식 속에서 교계 지도자들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권징은 물론, 교인들의 부도덕성에 대한 훈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특별히 한국교회는 성도 스스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에 치욕스러운 낙인을 찍는 추악함을 삼갈 수 있도록 구원과 성화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최소한 세상의 상식적 잣대보다 한국교회의 도덕적 기준이 우위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맥락에서 가해자 부모들은 하나님과 세상 앞에 속죄하는 심령으로 목회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참회해야 하며, 가해자들을 키워낸 한동대학교는 ‘기독교 사학의 명문’이라는 자부심을 내려놓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행해졌던 한국교회의 헌신적 구제와 봉사, 사랑과 선행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폄훼되는 일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각종 사회복지 시설들에서 개신교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국내외 구제와 구휼 실태에서도 절반 이상이 개신교에 의해 지원되고 있으며 각 기관들에서 개신교가 감당하는 봉사와 선행이 압도적”이라고 했다.

샬롬나비는 “한국 개신교인에 대한 혹독한 비판 중에서 범죄율(형사범죄·민사범죄·생활범죄)이 가장 높다는 사회적 비판이 있지만, 통계상으로 본 종교인의 범죄율에서 개신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은 것은, 세상에서 종교인의 구제와 봉사는 당연시되지만, 종교인의 일탈과 범죄는 조금도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구원의 전인적·총체적 성격을 깊이 유념하여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삶의 현장에서 참된 기독 시민으로서의 삶을 실천하며, 하나의 사회조직으로서의 교회 역시 공공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이라고 했다.

김영한 박사
샬롬나비 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 기독교학술원장) ©기독일보 DB

한편, 샬롬나비는 정인이 사건과 관련, “‘정인이 사건’의 본질은 아동학대 문제이지 입양 문제가 아니므로, 결코 입양문화의 위축이나 입양가정에 대한 사회적 낙인 및 편견으로 왜곡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사실 ‘정인이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인데, 모든 입양가정이 잠재적으로 아동을 학대할 수 있다는 낙인이 생기면 입양문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입양가정에서는 아동학대가 많지 않으므로, 아동학대 가해자가 입양부모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2012년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까다로운 입양절차, 특히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등이 겹치면서 국내 입양아동수는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입양절차 강화도 중요하지만, 입양가정에 대한 낙인이 아닌 사회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인이 사건’은 아동학대가 문제인데 입양문제로 치환되면서 입양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강해짐으로 인해 최근 예비 입양부모들 사이에서 입양신청을 번복할지를 고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강박과도 같은 핏줄에 대한 집착에 얽매인 한국사회에서 입양문화가 위축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동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코 입양가정이 불이익당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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