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올해까지 개정 시한… 이미 정기국회 끝나
개정 못하면 의사 진료거부권 없는 등 혼란 예상
“헌재는 낙태죄 자체의 폐지 요구하지 않았다”

국회
9일 오후 정기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헌재)는 지난해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입법부인 국회에 올해 연말까지 해당 법조항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부안을 비롯해 여러 개의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개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럴 경우 내년 대안 입법 때까지 형법의 낙태죄는 그대로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조항은 △형법 제269조(낙태) 1항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와 △형법 제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1항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두 조항을 헌재 판결 취지에 맞게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가 지난 1년여 동안의 과제였다. 우리 사회에서 낙태에 반대해 왔던 이들은 기존의 조항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헌재가 헌법불합치를 이유로 개정을 명령한 이상, ‘최악’을 피하는 선에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

그 ‘최악’이란 낙태죄의 전면 폐지였고 ‘대안’은 가능한한 낙태 허용 임신 주수를 앞으로 당겨 태아를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었다. 대게 6주나 10주 정도가 거론돼 왔다. 아울러 의사가 낙태 수술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도 주문해 왔다. 기독교계는 주로 이 편에 서 있었다. 물론 전면 폐지를 ‘최선’이라 주장한 이들 역시 존재했다.

현재로선 지금의 낙태죄 조항이 효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비록 잠정적일 테지만 낙태죄 전편 폐지나 다름 없는 결과를 낳는다. 낙태법 개정에 대한 국회 공청회는 8일에야 처음 열렸고, 그마저 ‘공수처법 논란’에 관심 밖으로 밀렸다. 여러 건의 낙태법 개정안에 대한 절충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정기국회는 이미 10일 0시를 기해 끝났고, 곧이어 열릴 예정인 임시국회에서도 이른바 공수처법이 쟁점이다.

만약 이대로 낙태죄가 법적 효력을 잃으면, 그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연취현 변호사는 “임신 주수 제한도 없고 낙태에 대한 의사의 진료거부권도 없는 상태에서 형법상으론 낙태가 전면 허용되는 것”이라며 “진료거부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이라도 원포인트로 개정했어야 했다”고 했다.

형법 낙태죄에 대한 개정 입법이 올해를 넘길 경우, 가장 빨리 기대할 수 있는 입법 시기는 내년 2월 임시국회다.

한편, 낙태죄 전면 폐지가 그 존속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헌재 판결에 어긋난다는 견해도 있다. 음선필 교수(홍익대 법대)는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헌재는 낙태죄 자체의 폐지를 요구하지 않는다. 헌재는 헌법에서 부여받은 역할에 따라 현행 ‘자기낙태죄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를 심사하였을 뿐이지, 낙태와 낙태에 대한 처벌 자체의 위헌성을 논의하지 않았다”며 “헌재는, 자기낙태죄 조항의 위헌성을 심사하면서, 자기낙태죄의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또 “헌재는 낙태죄 유지를 전제로 하여, ‘입법자는 자기낙태죄의 조항을 형성함에 있어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제적 조화와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여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낙태죄 전면 폐지는 헌재의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생명권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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