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경
이름도 빛도 없이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 노래하고 싶다는 고효경 씨 ©고효경 제공

한 영혼이라도 더 주님께 인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찬양을 만들고 불러온 CCM 아티스트 고효경 씨가 최용덕 씨의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을 리메이크해 최근 발매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사명을 감당했던 그 옛날 레위인들처럼 그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맡겨진 직무를 성실히 감당하고 싶다는 고효경 씨를 서면으로 만나 그녀의 신앙과 이번 찬양에 대해 들어봤다.

-복음성가 곡들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신데, 최용덕 씨의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을 첫 번째 곡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코로나 재난과 사고들 때문에 마음이 어려운 시간을 보냈어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저의 고난으로 받아들여지고 제가 이 때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노래를 시대의 아픔으로 노래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 자신도 올해 모든 공연이 취소되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말씀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바벨론 포로 때 성전이 무너지고 하나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모를, 이스라엘의 가장 어두웠던 그 시기가 지금의 시대와 닿아있는 듯 했어요.

포로 생활로 천대받고 희망도 없던 그때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구약의 말씀이 가장 위대한 노래가 아니었을까라는 것을 묵상하며 그 당시 찬송하는 직분을 맡은 레위인들의 삶을 보게 되었어요. ‘그들은 골방에 거주하면서 주야로 자기 직분에 전념하므로 다른 일은 하지 아니하였더라’는 부분에서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라는 곡이 생각났어요. 영적인 깨달음이 올 때 글로 남겨두는 습관이 있는데 최용덕 선배님께 전화를 드려서 이번 프로젝트의 제작 계획을 말씀 드렸고 선배님은 듣자마자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후배 뮤지션의 목소리에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셨어요.”

고효경
역대상의 찬양하던 레위인처럼 살고 싶다는 고효경씨가 최근 발매한 ‘낮해밤달’ 앨범 표지 ©고효경 제공

-이번 리메이크 곡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요.

“‘한국 CCM의 발전 과정의 연구’라는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는데요. 논문은 한국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개념에 대해 정리했고요. 미국 CCM에 대한 역사와 한국 기독교 음악의 역사인 찬송가, 복음성가에 대해서도 다루었어요. 제가 곡을 쓰고 만드는 사람이라서 한국 CCM의 태동기이면서 동시에 싱어송라이터가 나타나기시작한 시기인 80년대의 곡들을 중점적으로 리메이크하려 했습니다. 시기도 맞고 제가 요즘 묵상하는 레위인의 삶을 노래하는 듯한 곡이 바로 최용덕 선배님의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라 리메이크를 해봤어요. 코로나 시대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원테이크 녹음 방식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했어요. 원곡의 포크스타일을 최대한 살리되 보컬의 감성과 째즈기타리스트 윌 브람(Will Brahm)의 현대적 감각의 째즈기타 연주를 넣어보고 싶었어요.”

-기타리스트 윌 브람과는 어떻게 협업하게 되었나요? 다음 곡도 함께하실 예정인가요?

“코로나로 힘든 어느 날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을 노래해 영상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어요. 속삭임 같은 노래였는데 그 영상을 윌 브람이 보았고 자신의 가타에 제 노래를 담고 싶다고 메시지가 왔어요.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제안이 감사했고 그가 보낸 원테이크 파일을 받아 노래를 녹음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캐롤 곡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데요. 동일하게 미국과 한국에서 녹음을 진행하고 12월에 들려드릴 수 있을 듯 해요.”

-매달 한 곡씩 꾸준히 새 노래를 만들고 부르시는 그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요즘 구약 역대상 말씀을 읽고 있는데요. 찬송하는 직분을 맡은 레위인들을 볼 수 있어요. 레위인들은 이름도 없이 불려지더라고요. 이름도 빛도 없이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며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색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맡겨진 직무를 성실히 감당하는 은사로 하나님의 전을 섬기고 전심으로 봉사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이죠.

‘말씀에 또 찬송하는 자가 있으니 곧 레위 우두머리라 그들은 골방에 거주하면서 주야로 자기 직분에 전념하므로 다른 일은 하지 아니하였더라’(역대상 9장 33절)

음악을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예요.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퇴근하는 삶이 아니라 날마다 말씀을 붙들고 살지 않으면 세상에 구별된 자로 살기 어렵고 매사에 치우칠 수 있어요. 골방에서의 훈련이 끊임없이 필요하고 십자가를 온몸으로 증거하는 삶을 살지 않고는 은혜로운 찬양을 할 수 없지요. 꾸준히 새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는 원동력은 날마다 말씀을 붙드는 것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서 주시는 사명감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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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경씨는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의 곡을 들으며 레위인의 삶을 노래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리메이크 버전을 만들었다고 했다. ©고효경 제공

-‘고효경의 프로젝트’라는 것을 진행하면서 지난 9월과 10월 ‘나의 삶의 결론으로’ ‘삶으로 부르는 노래’라는 두 곡을 다른 가수에게 주셨는데, ‘고효경의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음악실현자협회의 미분배 사업 CCM 프로젝트에 선정이 되어 2곡을 쓰고 프로듀싱 했어요. ‘나의 삶의 결론으로’라는 곡은 광야를 걷고 있는 자들에게 위로의 곡으로 들려주고 싶어서 만든 곡이었고 정한걸 씨의 목소리로 발표가 되었어요. ‘삶으로 부르는 노래’는 하나님께서 나 같은 죄인의 삶에 찾아오신 그 은혜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라는 묵상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째즈보컬리스트 김형미 씨가 노래해주셨어요. 좋은 기회로 음악을 만들고 가수를 선정해서 진행하게 되어 감사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지면을 빌려서 다시금 제 곡을 불러주시고 연주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끝으로 찬양사역자의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신다면.
“찬양사역이라는 사명의 길이 다른 사람들이 보면 화려해 보이고 좋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고난의 시간을 많이 견뎌온 시간이었습니다. 한 영혼이라도 더 주님께 인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일에 힘쓰며 살아왔어요. 의사의 오진으로 큰 수술을 해야 했던 아픔이 있었는데 생명을 연장해주시면서 제게 덤으로 주신 이 인생을 온전히 거룩하게 노래하며 살고 싶어요. 후배들에게도 함께 노래하자는 마음을 나누고 싶네요. 주님께서 나를 잘 아시니 하나님이 주신 노래로 사람을 섬기고 세상에 구원자 되신 구원의 노래를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만들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저의 변함없는 계획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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