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고찰 동반교연 동반연 국회 도서관 세미나
정소영 미국 변호사 ©기독일보 DB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오정호·김일수·이상원)가 22일 오후 서울역 공항철도 회의실에서 ‘전염병과 생명윤리’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 중 한 명인 정소영 변호사(세인트폴세계관아카데미 원장)가 ‘Covid-19와 국제인권규범’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녀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를 이용해 독재 정권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독재성을 강화하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중국, 북한, 라오스, 미얀마, 러시아 등의 경우 자국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이 사태의 처리방식을 외부세계에 비밀로 하고 있다. 온두라스는 정적을 감금하는 구실로 코로나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며 “이에 유엔도 ‘COVID-19 인권보호지침’ 등을 배포하며 펜데믹에 의한 개인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할 것과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월 유엔은 ‘Emergency Measures and COVID-19’(응급조치와 코로나19)라는 짧은 문서를 통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각 국 정부가 대응조치를 취할 경우, ‘ICCPR Article 4’를 기준으로 참고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ICCPR(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은 한 시민이 누릴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자는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이른바 ‘자유권 규약’이라 불린다”며 “이 조약에 따라 인간은 생명권, 신체의 자유권, 정치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권, 신앙과 종교 및 양심의 자유권 등을 지닌다. 다만 ICCPR 제4조는 국민의 생존이 위협받는 비상사태 선포 시, 국가는 앞서 나열한 인권보호 항목을 일정부분 제약할 수 있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라는 팬데믹 상황에0도 이 조문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설사 위급한 상황일지라도 국제법상 인권제한조치는 ‘합법성 (Legality), 필요성 (Necessity), 비례성(Proportionality), 비차별성(Non-discrimination)’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게 유엔의 입장이자 국제사회의 규범”이라며 “먼저 합법성의 원칙은 인권침해 가능성이 있는 제한조치들이 반드시 법에 근거해야 한다고 했다. 필요성의 원칙은 제한조치가 반드시 ICCPR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필요한 만큼’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적 필요를 시급히 충족시킬 때만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비례성의 원칙은 보호 대상이나 목적 달성을 위해 적절한 정도의 조치만 취하고 인권 침해적 요소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차별성의 원칙도 모든 제한 조치가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인종, 피부색, 성별 등의 차별 없이 취해져야 한다는 것”며 “앞선 원칙을 충족할지라도국민의 기본권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는 반드시 유엔을 통해 국제사회에 제한 조치의 이유를 알려야 한다. 위급상황이 종료된 후 조치가 철회돼도 이를 반드시 국제사회에 통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국·내외적으로 해당 정부가 취한 제한 조치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면, 그 입증 책임은 해당 정부에 있다”며 “이런 제한조치는 일시적이어야 한다. 제한조치가 부당하게 취해지는 경우를 막기 위해 법적 안전장치는 존재해야 하며, 위급 상황이 종료된 뒤 국가는 일상적인 법적 질서로 되돌아가야 한다. 행정부의 특별조치는 항상 입법·사법부로부터 견제 받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ICCPR 제4조는 국가적 위급 상황이 인권제한 조치들을 허용할지라도 결코 양보해서는 안 되는 권리를 2항에 명시했다. 가령 제6조 생명권, 제7조 고문이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제8조 1·2항 노예가 되지 않을 권리와 강제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제11조 계약의무 불이행으로 감금되지 않을 권리, 제16조 법 앞에서 사람으로 인정받을 권리, 제18조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 등”이라고 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행정조치를 어길시, 이에 대한 처벌도 비강압적이어야 한다. 자의적이거나 차별적 방식으로 적용하지 말며 벌금은 위반의 심각성과 개인적 상황(실업, 장애 등)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책정해야 한다”며 “언론의 자유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 가짜 뉴스를 통제한다는 미명으로 언론을 감시하거나 통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제한조치를 집행하는 경찰 및 공무원 등도 인권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아주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9월 29일부터 시행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감염병 예방법)’은 유엔의 기준에서 볼 때, 특별방역조치에 대한 국내의 법적 근거가 확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합법성의 원칙을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감염병 예방법의 내용 자체가 포괄적이고 강력하게 국민을 규제한 측면이 있다. 법의 세부 항목들이 국제법의 기준에 부합하는지는 추가적인 논의와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사태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음에도 지나치게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며 “먼저 미국 북한인권운동가로 알려진 수잔 솔티 여사와 미국의 시민단체 ‘쥬빌리 캠페인’ 및 북한자유연합 등은 지난 8월 말, 우리 정부에게 서한을 보내며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우리 정부가 교회를 핍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러한 차별적인 행위도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의 원인으로 반정부 성향의 광화문 집회를 지목하고 그 중 개신교를 집중 비난하며 언론을 통해 낙인찍기를 계속해 왔다. 이에 대해 수잔 솔티와 국제사회는 이런 정부의 조치가 코로나를 이용해 정치적 반대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국제적인 서명운동까지 벌인 것”이라며 “8월 15일 당시도 광화문 인근에선 개신교 주도의 반정부 집회뿐만 아니라 대한의사회와 민주노총 집회도 비슷한 시간에 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직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게만 표적검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화문 집회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도가 낮은 야외 집회임에도 이를 빌미로 정부가 교회에 대한 전면적인 대면예배 금지를 조치를 내렸다. 이런 조치는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반정부 단체 탄압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던 일”이라고 했다.

그녀는 “ICCPR 제18조 3항에서 ‘종교나 신앙의 자유’가 공공선과 도덕·건강 등의 이유로 일시적인 제한조치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와 비슷한 타 집회 및 종교에 대한 방역조치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광화문 집회 참여자에 대한 정부의 특별조치는 국제법 기준에서 필요성·비례성·비차별성의 원칙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당화되기도 어렵다”며 “지난 10월 3일 개천절 집회 차단을 위해 정부가 광화문 광장에 차벽을 설치하고 집회를 막은 일도 있었다. 이게 과연 적절하고 필요한 일이었는지 그 비판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둘러싸고 집회를 막은 사건’을 두고 2011년에 위헌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서울 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차벽을 설치하고 일체의 통행을 막은 이번 사건이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한 위헌적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를 이용해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건 국제인권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녀는 “팬데믹을 이유로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공동체가 와해되며 정부의 권한이 강화되는 일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며 “어쩌면 팬데믹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보다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자유와 공동체의 지지가 상실된 결과로 생명을 잃는 일이 더 많을지 모른다. 인간의 육체적 건강보다 정신적인 피폐함이 장래에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아가 “사회 구성원 간 불신과 분열, 원망 등이 국가적 존립에 더 큰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경제, 교육, 문화 향유 등에서 발생한 계층 간 격차로 희망이 사라지는 사회가 되는 게 우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할 수도 있다”며 “코로나로 절대 권력을 휘두른 경험을 지닌 정부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정상적이며 평범한 법질서로 되돌아가기보다 국민을 순종시키고, 통제하기 쉬운 강력한 방법을 찾아내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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