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준 목사
최철준 목사

누구에게나 마음이 지옥일 때가 있다. 우리 마음이 늘 천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신앙이 좋아도 마음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가 영적으로 침체되고, 우울해지는 것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는 “영적 침체”라는 책에서 우리 영혼이 영적 침체에 빠지는 원인들을 진단하고 있다.

먼저, 기질적인 원인을 말한다. 기질은 사람마다 다르다. 기질은 구원의 문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삶을 살아가는 문제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속을 들여다보는 유형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자기 밖을 쳐다보는 유형이다. 건전한 자기 점검과 정기적인 성찰은 필요하다. 그런데 건전한 자기 점검을 넘어서 과도하게 성찰하고, 자기 점검이 목적이 되어버릴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서 기질적으로 영적인 침체에 빠질 위험성이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기질이 성령의 통제 아래 있게 되면 모세야 예레미야와 바울처럼 위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영적 침체에 빠지는 또 하나의 원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이다.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우울감에 빠지거나 영적 침체의 공격에 노출되기 쉽다.

영적 침체의 또 다른 원인은 반작용이다. 큰 은혜를 받거나, 특별한 경험을 하고 난 후에 생기는 반작용이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 수백 명과 싸워 이기고 승리한 후에 로뎀나무 아래에 쓰러져 탈진하고 영적 침체에 빠졌다.

오늘 본문 시편 42편을 기록한 저자는 영적인 침체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관심은 이것이다. 기자가, 낙담하고 불행하고 영적으로 침체된 상황을 어떻게 추스르고 극복했느냐는 것이다.

우리 인생이 고단하고 우울할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의 영혼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우리 삶이 고단하고 우울하면 우리는 침체에 빠진다. 삶의 활력이 없고, 무기력해진다. 이때 우울하고 침체되어 있는 내 영혼을 향해 내가 말을 걸어야 한다. 내가 말을 걸지 않으면, 우울하고 비참한 생각이 나를 질식시켜 버릴 수 있다.

그것을 알기에 시편 기자는 1절에서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는 갈급함으로 하나님을 찾는다. 지금 기자는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면 곧 죽을 것 같은 마음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 주님을 갈망하고 있다. ‘갈급하다’는 것은 사모함이 얼마나 간절한지 숨을 헐떡인다는 뜻이다.

기자는 2절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갈망한다. 하나님 뵙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나님의 얼굴 뵙는 것을 사모하는 기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조롱이다. “사람들이 종일 내게 하는 말이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3절). 주변 사람들의 비아냥과 정죄가 얼마나 속이 상하고 상처가 되었는지, “내 눈물이 주야로 음식이 되었다”고 말한다.

기자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과거에 자신을 기쁘게 했던 일을 회상한다. 4절에 거룩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순례자들을 이끌고 하나님을 찾아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성전에 입성했었다. 그러나 기자는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며 경험했던 기억이 도리어 마음을 상하게 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전에 성전을 방문하면서 경험했던 기쁨과 감사과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자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이런 우울한 상황에 기자는 함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향해 말을 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여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5절). ‘자아’가 우리에게 말을 걸게 하지 말고, 우리가 자아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 마음이 우울하고, 영적 침체가 되는 주된 이유는 우리가 자아에게 말을 거는 대신 자아가 우리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로 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인가? 어제 있었던 문제, 과거에 있었던 온갖 후회스러운 문제들이 떠오른다. 누군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내 자아이다.

기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자아가 마음대로 자신에게 말을 걸게 두지 않고 자신이 먼저 자아에게 말을 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자기 영혼이 압박을 당해 짓눌릴 때 벌떡 일어나 말한다. “잠깐, 내 말을 들어봐. 내가 말할 거야” 우리는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설교하고 질문해야 한다. 자기 영혼을 향해 “왜 그렇게 낙심하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불안해 하는 거야?”라고 물어야 한다. “그렇게 침체하고 우울한 마음으로 불평만 하지 말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야지!”라고 격려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고 말해야 한다. “내 영혼아 어찌하여 낙심하여 어찌하여 두려워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최철준 목사(지구촌교회 젊은이목장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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