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F 김갈렙 목사
UBF 김갈렙 목사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눅 24:15b)

지난 칼럼에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블루(blue)가 ‘창백한‘ ’새파랗게 질린‘ 의 의미에서 ‘청명한’ ‘희망찬’으로 바뀌기를 바란다고 썼다. 그리고 창백한 블루가 청명한 블루로 바뀔 수 있는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제일은 나와 동행하시는 주님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활하신 주님과 동행할 때 우리는 낙향하는 제자들 같은 우울한 삶에서 삶의 U턴을 경험하게 된다. 창백한 삶에서 청명한 삶, 우울한 삶에서 기쁨의 삶으로 바뀌게 된다.

내가 주님과 동행을 피부에 와 닿게 체험한 것은 방위병 복무시절이었다. 방위병은 요새로 말하면 공익근무요원 정도이다. 나는 고향에서 면사무소 방위로 근무할 수 있었지만 서울에서 캠퍼스 후배들을 돌보는 주님의 일을 해야 하였기에 서울에서 근무했다. 고향에서 근무했다면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먹으면서 아무 걱정 없이 근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근무를 하니 숙식 문제, 차비 문제 등을 스스로 해결하여야 했다. 나는 가족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그래서 방위병 근무를 하면서 teaching 알바를 하였는데 너무 피곤하여 아이를 가르치다가 잠들어서 잘리고 말았다. 결국 나는 돈이 떨어져 부대에 출근할 차비도 없게 되었다. 어느 날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동료에게 겨우 가는 차비를 빌렸다. 그리고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오는 차비를 빌리지 못했다. 경기도 북부에 있는 부대에서 내가 사는 곳 종로5가까지 거리는 꽤 멀었다.

나는 걷기 시작했다. 한 10km쯤 걸었을까? 하나님께 항변하는 기도가 나왔다. “아버지, 제가 당신이 맡기신 일을 위해서 서울에서 방위병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차비가 없어서 이렇게 걷고 있습니다.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저를 도와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당시 나는 숙박비도 거의 내지 못했고 돈이 없어서 아침저녁도 해 먹지 못했다. 오로지 부대에서 먹는 한 끼 식사를 맛있게 먹곤 했었는데 그때 하루 1끼밖에 먹지 못해 몸무게가 53kg에 불과했고 언젠가 한 번은 정말 바람에 휘청 날려가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때 나는 이렇게 주님께 기도를 마무리했던 것 같다. “주님, 저를 위로해 주십시오.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런데, 그때 뒤에서 차가 빵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한 차량에서 운전자가 윈도우를 내리고 저보고 타라고 하였다. 당시 방위병들은 정말 간절하게 히치하이킹을 하여도 운전자들이 방위병들을 태워주는 법은 없었다. 그런데 내가 차를 세우지도 않는데 스스로 나를 태워주다니, 차를 탄 뒤에 놀라서 왜 나를 태워 주셨나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운전자 분이 하는 말이 “왠지, 외롭고 지쳐 보여서...”라고 대답했다. 물론 이 운전자는 여자 분이 아니었다. 나는 감사하다고 말하고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물었더니 놀랍게 “종로5가” 정확히 내가 사는 곳까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하나님이 나를 위로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감사했고, 갑자기 신나져서 도착할 때까지 그에게 복음을 열심히 전했다. 같은 길,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까지의 길은 슬프고 우울했지만, 나머지 절반의 길은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왔었다.

또 한 번은 성경 공부하던 학생이 현역병으로 입대하고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퇴소하게 되어 논산훈련소를 방문하였다. 나는 막 방위병 근무를 마치고 수입이 없었다. 조금 있던 돈으로 논산에 갔는데 통닭 한 마리를 사서 그를 만났다. 그런데 아차, 돈 계산을 잘못해서 돌아올 차비가 부족하게 되었다. 논산-서울, 거리는 걸어올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터미널로 걷는 나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나는 혹시 땅바닥에 돈이 떨어져 있나 살폈지만 없었다. 나는 방위병 근무시 부대에서 종로5가까지 무사히 오게 하신 하나님의 도움을 바라며 기도했다. 그때였다. 신기하게 내 앞으로 당시 최고의 승용차였던 차종의 승용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오더니 윈도우를 내리고 “서울에 가실 분, 있어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아줌마가 아니라 아저씨였다. 나는 손을 들고 그 차에 타게 되었고 서울의 초입인 예술의 전당까지 오고 그곳에서 전철을 타고 종로5가로 오게 되었다. 예술의 전당까지 오는 길은 정말 예술적이었다.

두 번의 체험은 나의 삶에 뜻깊고 상징적 메시지를 주었다. 주님은 우리 인생길에 동행하신다. 특히 내가 주님의 뜻을 섬기기 위해 살 때 더욱 그렇다. 주님이 내 길에 동행하심을 알 때, 같은 길 다른 느낌이다. 부활하신 주님과 동행하면 우리는 같은 코로나이지만 다른 블루를 경험한다. 블루의 블루가 ‘창백한’ 이 아닌 ‘청명한’ 이 되려면 부활하신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라! 모두에게 코로나는 답답하고 우울하고 낙심된다. 그러나 부활의 주님이 곁에 계시며 같이 길을 걷고 계시지 않는가? 그 주님과 대화하라! 기독청년들이여 파이팅 하자~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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