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교수
이정훈 교수 ©기독일보 DB
이정훈 교수(울산대 법학)가 ‘현 시국에서 교회의 현명한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이 교수는 우선 “비굴한 모드의 사과는 하지 말자”고 했다. 그렇게 하면 “악한 세력은 사과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방역실패의 책임을 교회에 떠넘기는 꼼수정치의 위험성을 정제된 언어로 알려서 여론의 흐름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교회가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으로는 △잠복기를 갖는 전염병의 속성 △이미 자제력을 잃은 국민들의 집단적 방역수칙 일탈 △연휴와 휴가가 겹쳐 무너진 방역 체계 등을 꼽았다.

또 “비굴하거나 과격한 언어 모두 교회의 정치적-사회적 고립을 자처하게 만든다”며 “방역에는 협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합리적 언어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 다수가 신천지처럼 반사회적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세력과는 선을 명백하게 그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정부와 여당은 이미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름 휴가와 연휴가 겹쳐 대중은 방만하게 방역수칙을 무시했다. 따라서 교회는 정치적으로 방역실패의 분풀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정치적 희생양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대비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스스로 함정으로 돌진했다”며 “15일 전, 전광훈 목사와 공식적인 선긋기를 해두어야 이후 정국을 유리하게 풀 수 있다고 교계 리더 목사님들께 비공개 미팅에서 내가 건의했고, 대부분 목사님들이 동의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교총은 비굴모드로, 한교연은 강경모드로, 두 가지 방법 모두 여론을 악화시키고 교회를 국민들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정치적 악의에 철저하게 부역하는 악수로 평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기 만족적 투쟁은 적을 돕게 된다. 던지는 메세지를 정할 때 자기 만족(분노분출)을 고려하면 망한다”며 “정치적 행동도 설득이나 지지세력 확산이 아니라 분노표출-스트레스 해소에 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적의 도우미 역할만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질적인 정신승리 상황을 객관화 시키지 못하고 단톡방에서 정신승리 중이다. 그 단톡방들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있다”며 “이미 교회 내에서도 이런 과격한 언어로 인해, 다수가 좌클릭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어려운 때일수록 정신을 차리고 냉정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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