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
이태리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CCM 가수가 된 김단비 씨 ©조성호 기자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키오스크’라는 기획사의 첫 번째 소속 가수가 된 이태리 성악전공자 김단비 씨가 기독교 음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네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신인 답지 않게 벌써부터 많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첫 싱글 ‘그중에 나를 사랑하시니’를 발매한 이후 주사랑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 후원 콘서트에서 최인혁·허태회 목사와 공연도 하고, 필리핀 네그로스 오리엔탈에서 산지족을 대상으로 일명 밥퍼사역을 하고 있는 ‘주사랑만나’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김영우의 스윗사운즈>에서 방송 녹화도 했다. 그런 김단비 씨를 최근 본지 사옥에서 만났다.

-올해 발표한 ‘전신갑주’ ‘신부의 노래’ ‘긍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난해 가을 이후 약 반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올 4월에 ‘긍휼’, 5월에 ‘신부의 노래’, 7월에 ‘Ephesians 6:13(전신갑주)’ 이렇게 차례로 발매를 하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긍휼’은 하나님께 기도할 때 주시는 은혜, 마음의 상태를 담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십자가의 처절함 앞에서 ‘나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그저 살아있음이, 구원받은 자녀라는 그 사실이 말할 수 없는 은혜구나…’ 하는 그 마음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신부의 노래’는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녹음을 앞두고 연습하면서 부르다 마음이 벅차고 눈물이 나서 연습이 중단 된 적이 많아요. ‘모든 것 주신 주님’ 부분을 부르는데 예수님 생각이 많이 나 하염없이 눈물이 났었습니다.

‘전신갑주’는 굉장히 밝고 신나는 곡인데도 녹음하다 눈물이 나 잠시 중단할 때도 있었습니다. 에베소서 6장 맨마지막 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 없이 사랑하는 모든 자에게 은혜가 있을지어다’ 이 말씀이 너무 은혜가 되었어요. ‘변함 없이 사랑한다’는 말씀이 ‘힘들지. 힘내라’로 들려 마음 깊이 위로가 되어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Ephesians 6:13(전신갑주)’는 작년 초 최철규 작가님의 천로역정과 여름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천로역정’, 그리고 하반기에 실사영화 제작 소식까지 계속된 천로역정 이슈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고자 하시는 메시지가 뭘까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다가 제작하게 된 곡이예요. 에베소서 6장 10절부터 나오는 말씀에 신나는 음악을 입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들었습니다.”

-네 아이를 키우면서 앨범을 녹음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가 결혼 후 딸 셋을 낳고 넷째 임신 초기에 ‘베이비박스’에서 열린 공연에 참여를 했었어요. 그 후 공연기획하신 분이 계속 함께 하자고 연락이 오셨었는데 제가 아이 셋을 키우며 뱃속의 넷째는 점점 커가던 상황이라 죄송하게도 거절을 했었죠. 그렇게 넷째를 출산하고 아이가 돌이 되었을 무렵 다시 연락이 오셨어요. 음반을 내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첫 번째 싱글 ‘그중에 나를 사랑하시니’를 발매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소개받은 분이 ‘교회친구’의 은희승 대표님이셨는데 저의 첫 번째 싱글의 작곡가이신 전대현 피디님과 의형제 사이인 분이였더라구요. 사실 전대현 피디님과 전혀 교류가 없던 시절이예요. 그래서 저에겐 신기한 일이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렇게 순종하는 마음으로 ‘김단비 1집’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 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일을 시작했으니 아이 넷을 키우고 학교일까지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아이 넷을 키울 때는, 이게 나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키웠는데 음반에 학교일까지 갑자기 일이 밀려들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게 가능하긴 한 건가?’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오면서, 주님보다 일에 시선을 고정한 채 힘겨워하는 저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기상 후 기도와 QT로 하루를 시작하고 말씀을 매일 읽습니다. 요즘엔 이사야서를 읽고 있고요. 힘들 때 특별히 찾아서 읽는 장은 요한복음14장, 저의 안식처와 같은 장이에요. 얼마 전부터는 할 일을 기도로 아뢰는 습관이 생겼고 기도할 때 주시는 마음에 순종하며 시간을 잘 사용하려고 해요.

사실 제 일이 많아지면서 남편의 일도 많아졌어요. 워낙 육아를 함께 해주던 사람인데 1년 전부터 아침마다 집안 청소를 하고 출근을 해요. 물론 다른 집안일이 매우 많지만 심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도움이에요. 아이들이 10살, 8살, 6살, 33개월로 아직 어린데 첫째, 둘째가 저에게 도움을 많이 줘요. 애기들은 저에게 늘 웃음을 주고요. 네 명의 딸을 키우면서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많아요. 여러모로 저희 부부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에요.”

-최근 자녀 교육에 대해 깊이 깨달은 바가 있다고 하시는데요.

“아이들을 하나님 생각이 아닌 내 생각대로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나도 모르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아이의 모습과 좋은 엄마의 모습 그런 것을 위해서 애를 쓰고 그게 안되면 분노하고 아이에게 짜증을 내는 상황들이 많았어요. 셋째 낳고 키우면서 40개월, 21개월, 2개월 한꺼번에 키우는데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었어요. 하나님께서 운동하라고 저를 런닝머신에 던져놓은 느낌이었어요. 자녀를 주신 것이 감사했지만 힘든 게 사실이었고 주님께 순종하고 주님께 더 가까이 가지 않으면 안되었어요. 주님을 멀리 했을 때와 가까이 했을 때 자녀 교육의 결과가 확연히 달랐어요. 내가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발생할 때 ‘무슨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며 순종했더니 지금은 넷을 키우는 게 힘들지 않고, 주님과 함께 하면서 감사한 마음이 많아졌어요.

셋째를 낳고 나서부터는 내가 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어요. 주님께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을 수밖에 없었고 도저히 제 생각으로는 해결이 안되었어요. ‘주님 어떻게 해요?’ 이런 기도를 많이 했고 그러면 부드럽게 해결되는 것을 자주 경험했어요. 아이들을 재울 때도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요’라고 하나님께 물어보며 기도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도하며 대화하는데 아이가 ‘맛있는 것도 좋은데 어떻게 하나님만 사랑할 수 있어요?’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맛있는 것 먹을 때도 좋지만 우리 안에 하나님만 채워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단다’ 그렇게 아이에게 설명하니까 아이가 잘 알아듣더라고요. 하나님이 대화를 잘 이끌어가 주시는 것이 감사했어요.”

-김단비 씨가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받았던 은혜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저는 목회자의 자녀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알았습니다. 세계명작 보다는 ‘성경 이야기’ 책을 하루 종일 읽었던 기억이 나요. 유치원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이야기 하늘나라’라는 책으로 혼자 한글을 뗄 정도로요. 그러고 나니 신약성경을 매일 한 장씩 읽으라는 아버지의 지시(?)가 있었어요. 매일 저에게 ‘오늘 성경 읽었니’라고 물어보셔서 어느 날은 읽지 않고서 읽었다고 거짓말 한 적도 있었죠(웃음).

주님을 깊이 만났던 첫 번째 기억은 14살 때 수련회에서였어요. 내가 죄인인 것이 온 존재로 믿어졌고 예수님이 날 위해 고통 받고 죽으셨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죄송하고 슬퍼서 두 손을 들고 엉엉 울기만 했어요. 그렇게 두 손을 들고 한 시간 넘게 기도를 했는데 팔이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누군가 내 팔을 잡아준 것 같았어요. 그때 기도하며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게 됐어요. ‘내가 죄인인데 예수님이 날 위해 죽으셨구나’ 하는 마음이 깊이 다가와 많이 울었죠. 그렇게 은혜 받고 집에 돌아오는데 세상이 너무 달라져 있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세상에 희망이 가득 찬 느낌이었어요.

요즘에 주님이 저를 많이 사랑해주신다는 확신 가운데 살아가고 있어요. 주님과의 추억이 정말 많아요. 앞으로 저의 콘서트 등을 통해 하나하나 꺼내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성경구절과 힘들 때 위로가 되었던 찬양은요?

“시편 39편7절 ‘주여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말씀을 좋아합니다. 제가 아이들 키우며 큰 은혜를 받았던 곡은 성악곡인 ‘은혜 아니면’입니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제가 ‘긍휼’이라는 곡을 내고 나서 예수님은 날 위해 고난을 당하셨는데 제 삶에는 힘든 게 없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부른 찬양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제가 영광을 받는 것 같아 죄송하고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영상 조회수와 차트 순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곤고해져 있었는데 높은 자리 낮은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죄라는 가르침이 생각나게 해주셨습니다. 이사야서를 읽고 있는데 ‘그들이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한다’는 구절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 싫다고 기도하니 ‘나의 기쁨이 되고 싶으면 나랑 함께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이후로 눌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삶을 돌이켜보면 힘든 순간,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 문제에 둘러 쌓여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무기력을 느꼈던 순간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깨진 마음을 가지고 교회에 가서 엉엉 울면서 기도하던 시간들, 기도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주님께서 다 기억하시고 나를 여기까지 인도해 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을 오해하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순간들이 참 많은데 앞으로는 오직 주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내 삶의 주인이신 주님, 주님만이 나의 참 만족이십니다. 제가 은혜를 받으니 이제는 금전적인 문제로 노래하지 못하는 젊은 가수들을 잘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저의 찬양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회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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