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가 6일 ‘필리핀 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테러법안을 즉각 폐기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인권센터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월 3일 반테러 법안(Anti-Terrorism Act of 2020)에 서명헸다. 필리핀은 물론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필리핀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법안이 시행되게 된 것”이라며 “2007년에 만들어진 보안법(2007 Human Security Act)을 개악한 이 법은 두테르테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활동을 ‘테러’로 간주할 수 있게 하는 무소불위의 법“이라고 했다.

이어 “이 법은 테러 행위를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가와 민간의 시설 및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 폭발물이나 무기의 제조 및 유통 등으로 규정하고 연설, 성명서 발표, 배너 등으로 이를 부추기는 행위자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며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이 테러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정부를 비판하는 주장을 테러로 규정하면 시위는 물론 성명서를 SNS에 올리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반테러기구가 테러용의자로 간주하면 24일간 영장 없이 구금할 수 있으며, 무제한 도청과 감시가 가능하다”며 “그리고 이 법을 위반하면 최대 보석 없는 종신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법 자체도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진짜 심각한 점은 이 법이 두테르테 정부에 의해 악용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국민들을 무차별 사살하고 있다. 이러한 초법적인 살인들이 국가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인류가 합의하고 지켜온 인권 규범들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두테르테 정부에 반대하는 인권활동가들과 선주민, 노조지도자, 변호사 등이 ‘빨갱이’로 낙인찍히고 심지어 살해당하는 필리핀의 심각한 인권상황은 이미 국제시회에서 심각한 인권문제로 부상한지 오래”라고 했다.

NCCK는 “더욱이 반테러법 통과를 앞두고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를 비롯하여 유엔 인권 특별 보고관들은 이미 국가안보를 이유로 하더라도 인권침해가 용인 되거나 인권활동가들의 활동이 방해 받아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필리핀 재계마저 반대하고 나선 이법을 강행한 두테르테 정부의 목적이 과거 마르코스 시대의 독재정치를 부활시키는 것이라는 필리핀 시민사회의 우려에 한국시민사회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두테르테 정부가 이렇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한국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 한국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두테르테 정부의 인권탄압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아왔다”며 “결국 이러한 반인권적인 법안마저 시행되는 상황에서, 신남방정책의 ‘사람, 평화, 상생번영’이라는 원칙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인권이 짓밟히고 평화가 무너지는 곳에서의 상생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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