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제물 이홍기 목사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작사,작곡한 이홍기 목사 ©향기로운 제물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을 들었을 때, 동그랗게 둘러 앉아 삼삼오오 모여 예배를 드리는 장면이 떠올랐다. 한 마음으로 찬양하며 기도했던 때가 생각난다. 전주에서 목요모임을 하고 있는 '향기로운 제물'의 첫 EP <향기로운 제물>이 최근 발매됐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작사, 작곡한 이홍기 목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홍기 목사입니다. 1990년부터 예배사역을 시작해 교회와 지역의 예배사역팀 안에서 사역을 계속했습니다. 2003년부터 예수전도단 전북 광역지부에서 사역을 시작해 2015년까지 예수전도단에서 예배사역을 섬겼습니다.

이후 지역의 작은 예배사역 단체에서 3년 정도 사역했습니다. 교회 예배 사역은 1991년 전도사로 처음 사역을 시작했을 때부터 부임하는 교회 안에서 계속해서 예배팀을 이끌어 왔습니다. 2016년 전주온누리교회에서의 예배사역을 시작으로 전주온누리교회에서 분립한 ‘더온누리교회’에서 예배사역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 이번 앨범 소개 부탁드려요.

“이번 EP에 수록된 찬양들은 제가 예수전도단과 교회 찬양사역 활동을 하며 썼던 찬양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앨범을 내게 된 계기는 향기로운 제물 목요모임을 시작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준비할만한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만 30년이 되는 사역을 기념하는 의미로 전에 만들었던 곡들 중 일부를 선정해 첫 EP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추가로 앞으로 계속 앨범 작업을 해서 2~3년 후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곡을 만들 때 제게 주셨던 마음이 여러 사람에게 흘러가기를 구하는 마음으로 앨범 작업을 했습니다. 누군가 이 곡을 듣고 느꼈던 감정을 나눌 때 제가 곡을 만들 때 들었던 마음과 통한다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 각 찬양의 송스토리를 나눠주세요.

“첫 번째 트랙에 수록된 ‘하늘의 영광 버리고’는 ‘하늘의 영광 버리고 이 땅에 오셨네 우리를 위하여’까지 가사를 쓴 후 나머지 멜로디를 만들었습니다. 가사를 붙이지 못하고 고민하며 두어 주간이 흘러갔습니다. 내가 드리는 예배가 더 깊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예수전도단의 PSBS(목회자 성경연구학교)에 등록해 성경을 공부하면서 히브리서를 통해 많은 은혜를 누렸습니다.

히브리서를 공부하고 난 다음 주간에 히브리서 10장을 펴고 묵상하며 가사를 붙였습니다. 가사 중 노래 첫 줄과 마지막 두 마디를 빼고 모두 히브리서 10장에서 나타난 구절들로 가사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단번에 자신을 드려 나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 내 죄를 기억치 않으시고 주가 계신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주시는 분. 결코, 뒤로 물러가지 않고 주의 얼굴만 바라보며 예배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두 번째 트랙에 수록된 ‘보좌에 계신 어린 양 예수’를 쓸 때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그 거룩하심을 알게 될 때 경배할 수밖에 없음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예수전도단의 간사로 사역하면서 예배사역을 섬기며 누구보다 많이 예배하며 살고 있었지만 늘 예배에 목말랐습니다. 더 깊이 임재를 느끼고 싶었고 더 확실하게 하나님을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되는 예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타를 들고 앉아서 노래했습니다. ‘거룩 거룩 전능의 주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 한 구절을 반복해서 부르고 또 부르다가 어느 순간 곡의 전체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모든 만물이, 모든 열방이 노래하게 될 날을 소망하고 기도하며 불렀습니다.”

향기로운제물
‘향기로운 제물’ 팀원들 사진 ©향기로운 제물

“세 번째 트랙 ‘주께 드리네’을 쓸 당시 전주 온누리교회에 예배사역자로 와서 청년공동체 찬양 인도를 하며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2016년, 당시 청년공동체를 담당하며 사역하시던 성서유니온(현 전주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박희정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기 전 드려진 헌금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마디가 이 말씀이셨습니다. ‘내가 주께 드린 작은 것을 위대하게 사용하시는 주님’ 이 말이 마음에 계속 남았습니다. 늘 개척교회에서 사역해왔고, 늘 적은 인원이 예배하는 곳에서 찬양 인도를 해왔던 것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나도 좀 더 규모가 있는 곳에서 사역하고 싶다’ 혹은 ‘좀 더 갖춰진 곳에서 멋진 그림을 그려가며 사역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었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지금 있는 곳이 부르신 자리라고 믿으며 주어진 사역을 감당해 왔었습니다.

사역이든 삶이든 크고 좋고 위대한 것을 추구하기보다 있는 자리, 현재 부르신 자리에서, 누군가 볼 때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자리에서 예배하며 살자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작은 것이라도 하나님께서 하시려 한다면 위대하게 사용하실 수 있다는 믿음의 고백이 노래로 불리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교회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잔잔하게 기타를 치며 노래했습니다. 내가 하는 작은 예배의 사역들이,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내 삶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 예배로 드려지기를 소원합니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당신은 하나님의 사람’은 2004년 제주도에서 예수전도단 가을 훈련을 받을 때 쓰게 됐습니다. 훈련 중 매일 예배를 인도하던 찬양인도자께서 늘 축복송을 많이 부르셨습니다. 처음엔 축복송을 부르는 것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냥 막연하게 가사를 읊조리며 인도자를 따라가기만 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축복송을 부르던 어느 날, 앞에 있는 형제의 삶에 존재하던 아픔, 기쁨 등의 온갖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함께 눈물을 흘리며 서로 축복했습니다. 단순히 말 몇 마디로 상대방을 위로하는 노래가 아니라는 것, 상대를 축복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고 상대에게서 흘러오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것이 축복송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짧은 노래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고 그로 인해 새 힘을 얻으며 상한 심령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노래. 함께 훈련받는 사람들을 내게 주신 마음으로 축복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토피 키비마키 형제님의 ‘아버지의 마음’ 강의를 듣던 주간, 어느 날 아침 묵상 후 식당 한 켠에 앉아 기타를 들고 노래하며 악보를 적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후다닥 써 내려간 노래였지만 당시 하나님께서 내게 주셨던 마음을 담아 부른 노래입니다.”

- 이번 앨범을 만들 때 느낀 점과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앨범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고 몸으로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을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던 엔지니어가 녹음을 마친 후 후반 작업 과정에서 여러 일이 겹치고 건강상태도 안 좋아져서 5개월 정도를 후반 작업이 미뤄진 상태로 멈춰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조바심도 들지 않았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던 중 믹싱과 마스터링을 진행해 줄 형제를 만나게 하셨고 이후 3주 만에 후반 작업을 마치고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있음을 느낍니다.”

향기로운 제물
향기로운 제물 EP 앨범 커버 ©향기로운 제물

- 찬양사역을 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80년대 말 기타를 독학하면서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기타를 들고 함께 노래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90년에 신학교에 들어가 전도사들로 구성된 팀에서 사역하면서 노래로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이후 자연스럽게 부임하는 교회마다 찬양사역을 섬겼습니다.

2003년에 예수전도단 전주 화요모임이 시작되었고 예배팀 드러머로 들어가 예배를 섬기면서 예수전도단의 예배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2004년 예수제자훈련학교(DTS)를 수료하고 예수전도단에 전임간사로 위탁해 2015년까지 사역하면서 하나님과 저와의 1:1로 드리는 예배를 참 많이 경험했습니다.

개인 예배를 하며 ‘하나님, 70살이 되어서도 기타를 들고 찬양할 수 있는 건강을 주세요’라는 기도를 하는 저를 발견하고 혼자 웃기도 했습니다. DTS에서 예배강의를 하기도 하고 교회에서 예배팀을 양육하면서, 목요모임에서도 말씀을 전하곤 하지만 기타를 들고 찬양을 인도할 때 가장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있습니다.”

- 찬양사역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은혜를 나눠주세요.

“몇 년 전 성대결절이 와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이미 초청이 되어 있는 캠프가 있어서 무리하게 예배를 인도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목소리가 완전히 쇳소리고 나고 고음은 아예 올라가지 않는 상태에서 인도하는데 그곳에 모인 청소년들이 소리 높여 대신 목소리를 내주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또, 2012년부터 몇몇 나라를 돌며 예배강의를 하고 악기를 가르치는 사역을 하고 있는데 한 나라에서 아무런 악기도 없이 목소리로만 찬양을 인도하는 자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음향 시스템도 없이, 아무런 악기도 없이 목소리를 높여 땀을 뻘뻘 흘려가며 찬양을 인도하던 자매를 보며 함께 눈물 흘리며 예배했던 기억이 참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 찬양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제 예배가 더 깊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8년부터 예수전도단의 성경연구학교를 다니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함께 예배하는 팀들이, 제가 인도하는 예배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가사 한 구절, 한 단어 안에 있는 수없이 많은 하나님의 성품, 은혜를 누렸으면 합니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하나님이 아니라, 예배하면 할수록 크고 놀라운 하나님을 함께 알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예배하고 있습니다.”

- CCM계와 기독교 문화를 볼 때 드는 생각을 나눠주세요.

“일반 음악계도 그렇지만 이름도 없고, 유명세도 없이 그저 좋아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예배음악, CCM을 하는 사람들 역시 그렇게 자신의 이름이나 곡을 알리지 못하고 하나님께서 있으라고 하신 자리에서 묵묵히 예배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예배음악, CCM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반 음악을 하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사명 의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높아지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음악으로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을, 나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지금도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드러내고 높이는 수많은 사역자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번 음반도 참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고 우리가 예배하는 마음만 전달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하자는 마음으로 음악적인 구성에 더 많은 힘을 쏟지 못했습니다. 조금씩 나아지기를 원하면서 기독교 문화도 전반적으로 수준이 더 올라가서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가치를 인정하며 참여할 수 있는 문화로 더더욱 성장하기를 기도합니다.”

향기로운 제물
©향기로운 제물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번에는 네 곡으로 EP 앨범을 출시했습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향기로운 제물 목요모임에서 부르게 될 노래들을 계속 만들고, 이전에 만들었던 곡들을 모아 싱글을 발매하고 이후 그 곡들을 모아 정규앨범을 제작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작비를 만들려고 따로 일도 하고 있죠.

앨범은 사실 두 번째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목요모임(전주 더온누리교회, 매주 목요일 7:30)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예배하고 어떤 하나님을 드러내야 하는지 팀과 계속 나누고 말씀을 공부하면서 더욱 깊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추천 찬양이 있다면 이유와 함께 나눠주세요.

“예수전도단 천안지부의 ‘김효정 간사’가 발매한 정규앨범과 싱글앨범이 있습니다. 저희 이번 앨범 발매를 위해 참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던 자매인데 저보다 어리지만 제가 많이 존경하는 예배자입니다. 이 자매의 곡 중 가장 최근에 발매한 싱글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셨네’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성령님을 담담하게 말하는 노래입니다.

성령을 주제로 하는 찬양들이 대부분 힘을 많이 주고 부르는 경향이 많은데 이 곡은 담담하게 성령이 어떤 분이신지를 말하고 있어서 참 듣기 좋습니다. 공감되는 부분도 많구요. 그냥 떠오르는 대로 적은 가사가 아니라 김효정 자매가 깊이 묵상하고 깨달은 내용으로 가사를 썼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곡입니다.”

- 더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쉽게 예배를 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TV를 틀어도, 유튜브에도, 음반들도, 라디오에서도 누구나 쉽게 예배를 접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 시대 속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경험하며 삶을 다해 예배하는 예배자들이 더 많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향기로운 제물의 예배가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예배들 안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의 깊은 임재가 있는 예배가 될 수 있도록, 우리를 부르신 예배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이 글을 보시는 분들마다 잠깐이라도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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