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준비하는 교회 없어
3.1운동은 기독교가 주도, 6.25에선 가장 큰 피해
공산주의에 저항했던 기독교, 6.25 어찌 잊으랴
적화 위기에서 기적처럼 하나님이 구해주셔
그 은혜 간직해야 했지만 교회 성장주의에 빠져
이제 그 모든 은혜 잊지 않는 것이 복 받는 길”

문성모 목사
문성모 목사가 강남제일교회 예배당에서 6.25 전쟁 70주년의 의미를 역설하고 있다. 그 뒤로 오는 6월 21일 드리기로 한 6.25 전쟁 70주년 기념예배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진영 기자

“6.25 전쟁 70주년이 이제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무얼 하고 있나?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 한 날을 위해 준비하고 기도하는 교회나 교단이 있기나 한가?”

27일 강남제일교회에서 만난 문성모 담임목사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역사의식을 상실한 듯한 한국교회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공분을 느끼는 까닭이다. 그는 “70년 전 사라질 수도 있었던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는데, 다른 이들은 잊어도 교회만은 기억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문 목사에 따르면 3.1 독립운동이 기독교가 주도했던 것이라면, 6.25는 기독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전쟁이었다. 문 목사는 “김일성을 우상화 한 북한이 가장 많이 박해했던 것이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이었다. 일제를 견뎌내신 손양원 목사님도 공산당에 의해 돌아가셨다”며 “그럼에도 교회는 공산주의와 절대 타협하지 않았고, 그것에 가장 크게 저항했다”고 했다. 그러니 어찌 교회가 6.25을 잊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문 목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쟁 초반 승기는 북한에 있었다. 낙동강 방어선이 뚫렸으면 한반도의 남쪽은 그대로 적화됐을 것”이라며 “그런데 극적으로 유엔군이 참전하고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유엔군의 참전도 당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하나였던 소련이 하필 불참하면서 이뤄졌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기적과 같은 일이 어째서 일어난 것일까.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그런데 이 땅에 있던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그런 은혜를 받을만 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들 역시 좌우로 갈라져 하나 되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셔서 전쟁에서 구해주셨던 것”이라고 했다.

문 목사는 “그렇다면, 교회는 그토록 자격 없는 우리에게 베푸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언제나 기억하면서 그것을 기념하고 다음세대들에 가르쳤어야 했다. 유대인들이 늘 절기를 지키면서 애굽의 노예살이와 출애굽의 은혜를 되새기듯 말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6.25 이후에도 분열을 거듭하면서 그 은혜를 잊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교회가 그렇게 된 것은, 소위 ‘성장제일주의’ 때문이다. 기독교의 문화와 가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려 하기보다 교세를 키우는 데 급급했던 탓이라는 것이다. 문 목사는 “50년이나 100년 뒤에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무엇일까. 교세일까. 아닐 것이다. 역사가 기억하는 것은 그런 외형적 크기와 숫자, 힘이 아니”라고 했다.

문 목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6.25 전쟁의 의미를 애써 축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70년 전에 북한에 의해 자행된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 정신과 역사적 확인 위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은 이 민족을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키시고,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고,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셨다. 그리고 가나안 복지를 주셔서 잘 살게 만드셨다. 이제 이 모든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 복 받는 길”이라며 “그리고 그 하나님만 섬기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것만이 은혜를 오래 간직하는 길이다. 이 나라를 하나님이 보호하실 때, 다시는 70년 전의 6·25 전쟁처럼 공산주의에 의해 이 땅의 평화가 짓밟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문 목사와 강남제일교회는 오는 6월 21일 6.25 전쟁 70주년 기념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6.25 전쟁에서 보이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 역사적 교훈을 가슴 깊이 간직하기 위함이다.

특히 단순히 개교회만의 예배로 끝내지 않고, 한국교회 전체가 그 역사적 의미를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배 모범’도 제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당초 관련 세미나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할 수 없게 되면서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자료를 공유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예배 순서와 설교 예시를 비롯해 6.25 전쟁의 배경과 당시 희생된 기독교인 명단 등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의미 있는 내용들이 망라돼 있다. 교회는 해당 자료를 오는 31일 오후 6시 홈페이지(http://www.gjchurch.org/)에 공개한다.

문성모 목사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작곡)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M.Div.)과 동 대학원(Th.M.)을 나온 뒤 독일 뮌스터(Münster)대학교 신학부 신학박사 과정을 수료(예배와 음악)했다. 이후 독일 오스나부뤽(Osnabrück)대학교 교육문화학부를 졸업(음악학/철학박사 Dr. Phil.)했다. 호남신학대학교 교수, 한일장신대학교 겸임교수, 평택대학교 초빙교수, 강남대학교·목원대학교·연세대학교·장로회신학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대전신학대학교 총장과 서울장신대학교 총장을 거쳐 현재 강남제일교회 담임과 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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