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흥시설과 관계없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신촌과 홍대에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인구가 밀집한 서울에 코로나19가 이미 만연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환자 관리가 가능한 50명대 이하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잠복기와 클럽 외 종교시설 등 타 시설에 대한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까지 서울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유흥시설은 강남, 이태원, 홍대, 신촌 등 다양하다. 14일 송파구에서 확인된 20대 남성 확진환자는 신촌 '다모토리5'를 방문했는데, 이 확진자는 이태원이나 홍대 유흥시설과는 역학적 연관성이 없었다.

지난 14일에는 홍대 주점에서 5명의 일행이 집단감염된 사례도 나타났다. 이들 역시 이태원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지난 4월 초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ㅋㅋ&트렌드' 등을 포함해 강남과 이태원, 신촌, 홍대 등 인구가 밀집하는 주요 장소마다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 대다수는 최초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역학적 연결고리가 뚜렷하지 않은 확진환자가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내 이미 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이태원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 이태원만의 상황은 아니다. 지역사회 내에 숨어있는 감염자가 반영되는 것"이라며 "홍대나 이런데서 발병을 했다는 얘기는 지역사회 내 숨겨진 감염자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5월10일을 정점으로 해서 조금 (확진환자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집단감염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추이를 조금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했던 경기 용인 66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8일 12명, 9일 18명, 10일 34명, 11일 35명, 12일 27명, 13일 26명, 14일 29명 등의 신규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8일부터 14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확진환자는 25.9명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의료자원 수준을 고려할 때 하루 신규 확진환자가 50명 이내로 발생하면 설령 환자가 꾸준히 발생한다 하더라도 통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발생했음에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 상황이 정점에서 안정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하기는 무리다.

우선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발병은 현재진행형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해 '동성애' 이슈와 맞물려 있어서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1차 감염자나 이들과 접촉한 2차 감염자가 있을 경우 지역사회 내 전파 우려가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도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1차 감염집단이 지금 형성된 상황이고 보통 첫 피크(최대화)가 4~8일 사이라고 보면 이제부터는 그 감염자로 인한 2차 감염들이 사회 전반에 나타날 위험성이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 일부는 교육시설, 의료기관 등에 종사해 접촉자 중 감염자가 더 나올 수 있다. 이미 학원 강사로부터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그 학생을 가르친 또 다른 교사가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인천의 한 확진자는 교회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당국이 교회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6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종교시설들이 9일부터 본격적인 현장 예배를 시작해 이 부분의 방역 성과도 23일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태원 클럽 외 다른 시설에서 확진환자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홍대' 주점에서는 이태원을 방문한 적 없는 5명의 일행이 집단감염된 사례가 나타났다. 홍대와 신촌 외 다른 지역 유흥시설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4월말부터 이어졌던 황금연휴 기간 감염자들의 잠복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 황금연휴는 5월6일까지 이어졌고 6일을 기준으로 최대 잠복기 14일을 고려하면 20일까지 연휴기간 감염된 확진환자가 나올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클럽 방문자 중 연락이 안되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확진자 숫자만으로 판단하는 건 일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이라 주의해야 한다"며 "추적이 안 되는 분들의 2,3차 감염자가 어디서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구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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