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숙 박사 ⓒ총신대 여동문회
강호숙 박사 ⓒ총신대 여동문회

보수적인 예장합동 교단과 총신대에서 '여성 리더십 부재' 문제를 계속적으로 제기해 온 강호숙 박사의 신간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이 발간됐다. 이번 책에서 그는 여성 리더십의 창출을 격려하는 '성경적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

'성경적 페미니즘'이란 교회 내 여성과 남성의 기회 및 권리의 평등을 주장하되, 성경에 근거해서 하는 것. 그에 따르면 페미니즘의 "여성됨은 곧 인간됨"이라는 명제는 성경의 메시지와 대척되지 않는다. 성경은 여성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성경적 페미니즘'을 통해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자유, 정의, 평화, 인간성 회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 속 페미니즘은 20세기 중후반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국내 신학계와 교회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지만, 강호숙 박사가 보기에 한국 교회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신학은 여전히 "가부장적 성경 해석"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가부장적 성경 해석은 "'남성성'을 특권화 하면서 여성의 하나님과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악에 눈감아버리는" 신학이다. 또 겉으로는 "하나님을 높이고 찬양하는 것 같이 보여도", 이면에서는 여성에 대해 무정하고, 여성을 배제하며, 여성에 대한 폭력과 불의를 '성경적'인 것처럼 회칠한다는 데 끔찍한 폐단이 있다. 자신 역시 그 폐단을 겪었으며, 많은 교회 여성들이 여성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신앙적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사실 강호숙 박사는 여성신학자들 중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에 속한다. 일부 여성신학자들이 '여성 신'을 말하거나, 성경의 폐기를 주장하고, 여성의 경험만을 중시하는 데 반해, 그는 철저히 성경적이고 복음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책의 부제도 '복음주의와 페미니즘의 만남'이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학문적 성향이 보수적인 한국 교회와 대화하는 데 유용하리라고 기대한다. "성경이 신앙의 최종 권위라고 믿는 보수 교단에 속한 여성신학자에 의해 성경적 페미니즘이 제시"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가 불식되고, 여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은 물론, 나아가 남녀의 공존과 화해를 모색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용기 내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이번 책에서 그는 '예수님의 여성관'을 제시한다. 예수님의 여성관은 "여성을 '하나님 나라의 가족', '하나님의 딸', '예수님의 제자', '남편과 동등한 몸', '예수님의 증인'으로 인정하고 세우신 혁신적인 여성관"이었다고.

예수님이 마태복음 5장의 산상수훈에서 '가난한 자'와 '심령이 가난한 자'를 복 있는 자로 선언하신 일은, "주변화된 여성들의 삶을 하나님 나라의 범주 안에 포함" 시킨 의미도 내포한다고 주장한다. 또 마태복음 12장 50절에서 예수님이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라고 말씀하신 구절은 "제자의 범주에 여성의 범주를 포함시킴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가족'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혁신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도서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
도서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

또 여성이었던 막달라 마리아를 부활의 첫 증인으로 세운 사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예수님은 왜 유대 사회에서 증인도 될 수 없었던 막달라 마리아를 부활의 첫 증인이자 전달자로 세우셨을까? ... 신적 권위를 부여한 열두 제자 중 누군가를 세우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라고 질문하면서, "(아마도 예수님은) 십자가의 증인이 되지 못한 자를 부활의 증인으로 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그 답을 추측한다. 이어 "유대 가부장 사회에서 예수님이 열두 사도를 모두 남성으로 세웠다 하더라도, 십자가에서 증인이 되지 못한 자를 부활의 첫 증인으로 세울 수 없었음은, 그리스도 복음에서 남성 제자만이 아니라 여성 제자들도 증인이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부활 소식을 전한 여성들의 말을 믿지 않는 제자들을 예수님이 꾸짖으시는 장면 역시 "기독교 신앙과 관련한 교회 내 여성의 역할에 관해 중요한 기준과 지침을 제시한다"며, "(예수님은) 성을 불문하고 주님의 부활을 목격한 자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불신앙임을 확정하셨다"고 말한다.

책 1부에서는 복음과 페미니즘의 만남을 이론적으로 풀어내고, 2부에서는 교회 내 여성 리더십의 실제적 필요성을 살핀다.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제목은 성경적 페미니즘의 신학적 논의, 성경적 페미니즘과 젠더 문제, 구약성경에 나타난 여성 리더십, 세계 기독교 역사에 나타난 여성 리더십, 한국교회 여성 리더십 활동 현황과 문제점 등이다.

저자 강호숙 박사는 총신대학교에서 '교회여성리더십의 이론적 근거와 실천방안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 대학교에서 '현대사회와 여성' 등을 강의한 바 있다. 현재는 기독인문학연구원에서 '여성의 눈으로 성경읽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 ㅣ 강호숙 ㅣ 새물결플러스 ㅣ 477쪽 ㅣ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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