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73세에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선교사로 떠났던 정석호 목사, 안경희 선교사. ⓒ기독일보

사업을 하던 중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아 예순이 넘은 나이에 제2의 길을 나선 정석호 목사(76). 그는 나이 57세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고 60세에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리고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고 73세에 아프리카로 선교를 떠났다.

검은대륙 서(西)아프리카 시에라리온(Sierra Leone). 전기도 없고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그곳, 6개월 건기에는 짐승도 살지 못하는 척박한 땅.

정석호 목사는 그곳에서 말라리아 전문병원의 목사로 의료팀과 함께 병원이 없는 지역을 돌며 복음을 전했다. 의료팀과 함께 지역 교회에 도착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300~400여명이 금방 모였다.

"한국은 1946년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나라입니다. 당시 1인당 GNP는 67 달러로 세계에서 끝에서 둘 번째 가던 나라였습니다. 희망이 전무했던 나라. (그러나) 130여 년 전에 영국과 미국에서 선교사님이 오셔서 학교와 병원을 지어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 민족은 열심히 예수를 믿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먹을 양식이 없고 물도 없고 여러분들의 나라보다 더 어렵던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큰 복을 우리 민족에게 주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예수 잘 믿어 복 받고 아프리카에서 잘 사는 나라가 되기를 소원한다면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도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의료 선교팀을 만나 복음을 듣고 진료를 받은 이들이 5천여 명이다. 아프리카 선교 마지막 해 선교팀 중 일부는 말라리아 합병증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특히 정 목사의 아내 안경희 선교사는 1년 사이에 매달 말라리아를 앓았고 네 차례나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목사는 "나눠주는 기쁨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다시 태어나도 선교사가 될 것"이라며 "생이 다하는 날까지 선교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정 목사는 끝으로 기독일보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전했다.

"음식도 쌓아놓으면 쉬어요. 놔두면 좀먹게 돼있고요. 자식들에게 재산을 주면 허랑방탕하게 써요. 그건 (자식들에게) 저주를 주는 거예요"라며 "아프리카뿐 아니라 어려운 나라에 쫓아가서 좀 나눠주세요"

■ 정석호 목사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운영하던 중소기업의 20억 채무가 기도 3일 만에 기적같이 해결된 것을 계기로 27년간 일군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선교사의 길을 나섰다.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기 전에도 그는 국내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교회가 없는 지역에 교회를 세우는 일을 하는 선한목자선교회 한국 지부장으로 10개의 농어촌교회를 개척하기도 했다. 선한목자선교회는 30여 년 전 미국 LA에서 김동백 목사가 한국인 교포들과 함께 갈보리 채플에서 예배를 보던 당시 시작됐다.

그는 중국 길림성·요녕성·흑룡강성 동북3성 지역에 학교와 교회를 세우는 사역을 하고 있고, 아프리카에서는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5개의 교회를 세우고 최초의 사립대학이 된 크리스천 리더십 칼리지(Christian Leadership College, CLC)의 부지와 건축 자금을 기증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정 목사 부부는 올해 3월 인천에 탈북자와 다문화 이웃을 섬기는 '예사랑선교교회'를 열고 또 다시 개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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