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대 이지성 교수. 그는
루터대 이지성 교수. 그는 "루터와 이솝우화"란 제목으로 강연을 전했다. ©한국루터란아워 제공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6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루터란아워 BCC(Bible Correspondence Course) 연속강좌가 "마르틴 루터 그의 흔적과 표적"이란 주제로 중앙루터교회 활동실에서 진행된다. 첫 강연은 이지성 교수(루터대)가 "루터와 이솝우화"란 제목으로 풀어냈다.

이지성 교수는 "루터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풀어 가는 방식은 그다지 현학적인 개념이나 어려운 단어로 포장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하고, "금테 두른 성경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자신들의 말로 번역하는 데 온 삶을 바쳤던 루터는 자신의 신학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특히 루터는 설교와 편지, 주석, 논문, 탐상담화를 막론하고 동물 우화를 자주 사용했다"고 이야기 했다.

이 교수는 "루터 자신이 언급한 것처럼 이솝 우화의 역할은 도덕적 교훈을 담고 있어서 기독교인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율법의 첫 번째 기능, 즉 세상의 질서를 유지시키고 평화와 법적인 안전을 보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교수는 "루터가 이솝 우화를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안에서 만나게 될 때, 율법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도록’ 이끄는 하나의 소품으로 사용했다"고 봤다.

더불어 이 교수는 "특히 루터가 이솝 우화를 ‘하나님의 왼쪽 나라’ 라고 불렀던 것을 보면, 루터 자신도 이솝 우화가 율법의 기능은 어느 정도 하고 있지만 복음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고 말하고, "루터가 남긴 많은 글 들 속에서 이솝 우화는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우리의 삶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며 루터의 가장 긴 우화 '사자와 당나귀'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루터가 이 우화를 통해 결국 결국 등장하는 동물들이 헛된 십자가의 망상에서 깨어나 참된 그리스도의 십자가, 값진 복음에 다가서기를 바랬다고 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십자가는 영광의 빛으로 가득하고 복음은 합격과 복권 당첨 소식에 가려 있다"고 했다.

그는 "이솝이 살던 시대나 루터가 그 우화를 옮겨 심던 상황이나 지금이나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고 말하고, "루터는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의로우신 분은 하나님 한 분밖에 없다'는 선언을 통해 인간을 의롭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며, 인간은 십자가 앞에서만 늑대와 어린 양의 고리로 얽히고설킨 그 관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자 했던 것"이라 했다. 그것이 율법을 완성하는 복음의 진면목임을 보이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아직도 사람들이 하나님을 영광의 자리, 화려한 자리, 성공의 자리에서 찾으려 하는데, 그러나 루터는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가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외치고 있다"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선택하신 방법은 바로 그 곳에서 자신을 버리는 것"이라 했다. 그는 "불편하고 듣기 힘든 이야기들일지라도 그것이 결국 기독교인들이 들어야 하는 소리이며, 가기 싫고 머물기 힘든 자리일지라도 그곳이 바로 십자가의 자리라는 것이 루터의 ‘십자가 신학’의 핵심"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루터의 이솝 우화 속에서 늘 약자였던 동물들의 모습 속에서 십자가를 생각한다는 건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나, 그 이야기들과 대면하면서 십자가를 기억하고 그 길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용기를 얻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참된 십자가를 위해 루터는 평생을 살았고 이솝 우화는 그 길고 험했던 그 여정 중에 등장한 아주 작은 소품일 뿐"이라며 "이 이야기들을 통해 그 십자가의 길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쉽고 가깝게 열려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했다.

6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루터란아워 BCC(Bible Correspondence Course) 연속강좌가 중앙루터교회에서 열린다. 그 첫 강좌가 14일 저녁 열렸다.
6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루터란아워 BCC(Bible Correspondence Course) 연속강좌가 중앙루터교회에서 열린다. 그 첫 강좌가 14일 저녁 열렸다. ©한국루터란아워 제공

한편 루터란아워BBC연속강좌는 계속된다. 22일에는 "루터와 음악"(이초롱) 29일에는 "루터와 기독교 사회봉사"(최준혁) 7월 5일에는 "루터와 예배"(최주훈) 7월 13일에는 "루터와 성경"(김효종)에 대한 강연이 진행된다. 다음은 루터의 우화 '사자와 당나귀'이다.

"Luther’s Fable of the Lion and the Ass"(스프링거 번역)

“동물 나라의 왕인 늙은 사자가 병이 들었다. 사자는 모든 동물들을 불러 자신이 죽기 전에 회의를 소집해서 왕위를 젊은 사자에게 넘겨 주기로 결정했다. 동물들은 늙은 사자와 의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늙은 사자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평소 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동물들도 일단 왕에 걸맞게 웅장하게 장례를 치렀다. 사실 동물들 중에는 늙은 사자의 통치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고 싶어했던 무리들이 있었다. 그들 중에 이런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 이상 이 사람이 우리의 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누가복음 19:14) 사자의 왕국은 조금씩 무너지고 동물들은 그 소리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그때까지 사자의 왕국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수근거렸다. 대부분 사람들도 누군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좋았던 것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나쁜 것들만 기억하고 떠들어 대곤 한다.

왕국에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른 무리의 동물들은 그래도 젊은 사자가 왕으로 지목되었으니까 젊은 사자의 왕권을 인정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동물들은 투표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언제나 그렇든 잘못을 일삼고 성실하지 않은 의회는 여우를 임시 왕국의 대변인으로 뽑았다. 그들은 여우에게 당나귀가 왕이 되도록 하라고 시켰다. 여우가 생각하기에도 당나귀가 왕이 된다는 건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여우는 아무래도 사자 보다는 당나귀 아래에서 살아야 편안한 노후가 보장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의회의 음모에 동참했다.

여우가 동물들 앞에 서서 지금 왕국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은 사자 왕이 잘못했었기 때문에 이 모양이 되었다고 사자 가문을 욕하는 내용이었다. 모여든 동물들도 자꾸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신들이 힘들게 사는 게 모두 사자왕 때문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는 사자가 나쁜 놈이었다고 외치는 동물들도 나타났다. 그래도 여전히 왕의 선출에 대해서는 주저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여우가 당나귀 가문을 소개했다. 당나귀는 참을성 있고 겸손합니다. 동물을 먹지도 않고 전혀 폭력적이지도 않습니다. 이런 당나귀가 우리의 왕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나귀는 남들의 재산을 빼앗지도 명예를 가지려고 부당한 행위를 한 적도 한번도 없습니다. 여우는 동물들이 술렁거리자 결정타를 날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것, 당나귀가 등에 새겨진 십자가를 보십시오. 이건 아마도 하나님께서 당나귀에게 왕의 역할을 준비하신 상징이라고 보입니다.”

여우가 십자가라는 단어를 말하는 순간, 동물들은 당나귀를 환호했다. 그들은 드디어 세상의 왕일 뿐 아니라 영적인 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나귀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당나귀는 긴 귀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죄를 고백할 때 잘 들을 수 있을거야. 목소리가 좋아서 교회에서 설교하고 찬송하는데 좋을 것”이라고 구구절절 칭찬을 늘어 놓았다.” 당나귀는 왕뿐 아니라 교황으로까지 추앙될 판이었다. 이 모든 칭송을 가능하게 한 것은 당나귀 등 뒤의 빛나는 십자가 덕분이었다. 당나귀는 동물의 왕이 되었다.

하루 아침에 아버지를 여의고 성을 빼앗긴 젊은 사자는 빈털터리로 왕국에서 쫓겨나던 날, 늙은 사자와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정치적 동료들이 젊은 사자가 불쌍했지만 여우와 의회의 뜻을 거스를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늙은 사자 곁에서 오랫동안 상담자 역할을 해 주었던 늙은 개가 동물들 앞에 나섰다. 늙은 개는 동물들을 향해 말했다. “당나귀를 왕으로 선출한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인 것 같습니다. 반짝거린다고 모두 금은 아닙니다.” 라고 외쳤다. 그는 당나귀가 등에 아름다운 십자가를 새기고 있지만 그가 십자가를 통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아무도 본 적이 없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백성들을 위해 당나귀가 과연 어떻게 십자가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동요했다. 결국 젊은 사자와 당나귀를 경쟁을 시켜서 왕을 결정하기로 했다.

첫 번째 경연은 냇물 건너기였다. 물에 발이 젖지 않으면 이기는 것이었다. 사자는 단번에 냇물을 건넜다. 여우와 당나귀는 자신이 없었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나귀의 냇물을 건너다 물에 빠졌다. 졌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작은 물고기가 지나다가 당나귀 귀에다 자국을 새겼다. 이 좋은 징조를 그냥 넘어갈 여우가 아니었다. 여우는 동물들을 향해 이것 또한 하나의 징조라고 또 하나의 기적을 보라고 소리쳤다. 기적을 핑계로 이겨보려 했지만 사자와 늙은 개가 인정하지 않았고, 동물들도 뭔가 석연치 않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또 다른 경연을 하기로 했다. 숲으로 가서 가장 빠른 동물을 잡아 오기로 했다. 게으른 당나귀는 슬슬 지치지 시작했다. 이 나라는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군. 나는 아무래도 좀 쉬어야 겠다. 당나귀는 토끼를 잡지는 않고 나무 그늘에서 혀를 내밀고 잠자고 있는데 까마귀가 날아와 혀를 쪼아 먹으려 했다. 당나귀는 잠결에 까마귀를 깨물어 버렸다. 그런데 이 장면을 토끼를 잡아 가져오던 젊은 사자가 보게 되었다. 사자는 순간 당나귀가 정말 십자가의 능력으로 이런일을 했는지 두려움이 들었다. 어쨌거나 두 번째 경연에서도 확연하게 승자가 드러나지 않았다. 결국 세 번째 경연에 들어간다.

산 꼭대기에 있는 맷돌을 먼저 가져오기로 했다. 열심히 달려가던 사자는 자꾸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미 앞의 두 경연에서 혼신의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사자가 맷돌 앞에 도착했을 때, 맷돌은 이미 당나귀의 손에 들려져 있었다. 별로 한 것 없던 당나귀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달려 올라가서 맷돌을 갖게 된 것이다. 사자는 결국 당나귀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당나귀는 계속해서 왕이 되어 동물 나라를 다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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