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성결혼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ABC뉴스 방송 캡처

동성 결혼 등 동성애 문제에 대해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 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상반된 입장이서 올 미국 대선에서 최대 쟁정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생각은 항상 진전돼 왔다"면서 "나는 줄곳 동성애자들이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동성커플이 결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생각을 분명히 밝히고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동성결혼 지지 입장발표는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30번째 주가 된 지 불과 몇시간 후의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동성결혼자의 시민·사회적인 권리는 옹호하면서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자신의 생각이 "진전돼고 있다"면서 유보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하지만 그는 이날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의 친구들도 동성커플인 부모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부인 미셸도 그의 결정에 관여했으며 동성결혼을 지지하기로 의견을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눅 6:31)는 기독교 윤리의 핵심인 황금률(Golden Rule)까지 거론하며 동성애자들을 두둔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부통령과 안 던컨 교육장관도 최근 잇따라 "동성결혼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지 입장을 밝혀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일이었다.

미국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은 놀랄 일이 아니라 오히려 대선에서 누굴 선택할 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코니 퍼킨스 페밀리 리서치 카운슬(Family Research Council)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롬니 전 주지사와의 확실한 구별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기 갤러거 NOM(National Organization for Marriage) 공동 설립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입장 표명은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도덕적으로 낫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 결혼관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실수를 한 것이다"며 "노스 캐롤라인주 같이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경합주(swing state)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11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몇몇 경합주나 격전지에서는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전날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州)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콜로라도주 하원 공화당원들은 시민적 결합을 허용하는 조치를 각하했다.

이 두 지역은 오바마가 2008년 대선 때 승리한 곳으로 이번 발언으로 이곳 유권자들의 표심를 잃게 됐고, 오바마의 두 지지 축인 흑인과 히스패닉도 이 이슈를 놓고 표가 갈릴 가능성이 커 향후 오바마와 롬니 간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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