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2분기 경제성장률이 건설업 침체와 수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1년9개월 만에 4% 아래로 떨어졌다.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국내총소득(GDI) 증가율도 고유가 여파로 2년 만에 1%를 밑돌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개선되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상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 정부의 목표치인 4.5%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 건설업 침체 지속…호주머니 사정 악화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GDP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3.4%로 2009년 3분기 이후 1년9개월 만에 4%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4월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보다도 무려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 생산이 -9.7%를 기록하면서 11년 만에 최저치였던 1분기의 -9.9%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데 따른 것이다.

지출 측면에서 수출 증가율이 전분기 16.8%에서 10.2%로 하락한 점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교역조건의 변화를 반영한 실질 GDI 증가율은 0.4%로 작년 1분기의 9.9% 이후 1년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0.1%를 기록하면서 1분기의 -0.3%에 이어 2분기째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생산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까지 악화되면서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주력 수출품 가운데 하나인 액정표시장치(LCD)나 반도체 부문의 가격이 회복되지 않은데다 정보통신(IT) 부문 수요가 미진한 점이 수출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며 "소비는 농산물 가격이 1분기보다 하락하면서 개선됐으며, 건설투자는 3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하반기 개선 전망…정부 목표 달성 난망

한은은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과 국내총소득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미뤘던 예산 집행에 나설 경우 건설업이 호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분기 대비로 2분기 연속 하락한 국민총소득도 유가 하락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전문가들도 성장률이 `상저하고'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수출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증가 폭은 연초부터 점점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았다"며 "수출이 연말 밀어내기 등으로 20% 이상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기업의 투자 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보여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가 국영 주유소 설립 등을 통해 물가 안정에 노력하고 있어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작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럽 재정 위기 등 대외 불투명성 등으로 정부의 전망치인 4.5%나 한은의 전망치인 4.3%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연간 4.5%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 성장률이 5.2%를 넘어야 한다.

GDI가 기저 효과 영향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 폭이 미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위원은 "상반기 평균 성장률이 3.8%여서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약간 차질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GDI는 하반기에 유가와 원자재 가격, 환율이 하락하면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거나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되면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어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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