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신
▲김교신 선생.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최근 기독교회관에서 "2016년, 한국사회와 김교신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김교신 선생 추모 강연회'가 열린 가운데, 백소영 교수(이화여대)가 "김교신의 기독 신앙, 초월적 역사의식"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현재 '닫혀버린' 한국교회 경직성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김교신에게 ‘교회주의’는 “자신의 의로움을 과시하려는 경향” “세속적 방법으로 세상에 자신의 힘을 확장하는 것”(『전집』, 1: 284) 등이었다. 현대의 한국교회와 명백하게 일치한다. 백 교수는 "이와 대조적인 ‘주의’가 만약 무교회에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인 내용이나 교리라기보다는 하나의 정신, 즉 '영원히 개혁하려는 정신' 혹은 '영원히 저항하려는 정신'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고 했다.

백소영 교수는 "제도교회와 구별하여 자신들의 모임을 ‘에클레시아’라고 부르며 소박하게, 작게, 구체적으로, 이웃과 더불어, 그러나 전체이신 하나님과 맞닿고 역사를 성찰하며 신앙 생활하는 ‘무교회’는 어쩌면 역설적으로 이 땅에서 이룰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교회’일지 모른다"고 말하고, "산 신앙과 자유혼을 가지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에클레시아를 시도하되, 그 모습의 영속화의 욕망을 ‘그치고자’하는 무교회의 공동체적 실험이 더욱 귀한 것"이라 했다.

김교신의 경우 기독교의 “전적 신앙”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 해서 시작한 것이 소위 ‘서당식 기독교’였다고 한다. 이는 실제로 예닐곱에서 많아야 스무 명 내외로 모여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성서를 연구하는 학구적 모임으로, 백 교수는 "책(경전)을 중심으로 공부를 위해 모인다는 점,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여는 모임이라는 점, 규모가 작다는 점, 지역에 뿌리를 두고 일상의 삶을 함께 나눈다는 점이 모두 우리에게 익숙한 서당과 무교회 에클레시아의 공통적 특징들"이라 했다.

더불어 백 교수는 "김교신이 자신의 시대에 다른 시대적 문제를 만나 씨름했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시대적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경제민주화 문제, 청년 세대의 안정성 문제, 통일 문제,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위안부’ 사과 및 과거사 해결 문제 등 첩첩산중이요 산 넘어 산이지만, 이 모든 문제들을 앞에 놓고 가장 본질적으로 ‘문제적’이라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생각 없음’이 아닐까 한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하늘의 얼을 우리 전 존재 안에 담아, 곧 ‘과거’가 될 이 현재를 ‘바른 역사’로 만들기 위해 책임 있게 참여해야할 때"라고 이야기 했다.

한편 김교신선생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백소영 교수의 발표 외에도 "해방 후 한국 무교회주의자들의 공동체 구상"(김건우) "김교신의 세상 이야기: 일기를 중심으로"(김철웅) 등의 발표가 있었다. 사업회 측은 "오는 11월 11일 '김교신과 교육'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라 밝히고, "두 명의 교육 전문가를 포함한 3분의 연구자를 초청, 일제 강점기 살아있는 민족교육을 실시했던 교육자로서의 김교신을 살펴볼 예정"이라 전했다.

김교신은 한국의 종교인이자 교육가로, 양정고보(養正高普)·개성 송도고보(松都高普)·경기중학 등에서 민족주의 교육과 국적있는 역사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일본의 이른바 무교회주의 신앙가인 우치무라(內村鑑三)의 제자로, '성서조선'(聖書朝鮮)을 창간, 신앙운동을 일으켜 교리전파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제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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