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기
스위스 국기

[기독일보 국제부] 무슬림들이 이제 십자가 모양이 들어간 국기까지 바꿔달라고 나섰다. 이런 도를 넘는 요구는 스위스 무슬림들이 제기한 것으로, 빨간색 바탕의 흰색 십자가 무늬가 새겨져 있는 스위스 국기에 대해 딴지를 건 것이다.

무슬림 출신 운동가들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 슈밧 닷컴(Shoebat.com)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운동은 배후에 있는 무슬림 단체는 '세콘도스'(Secondos)라는 단체로, 지난해 10월부터 스위스 국민들을 상대로 스위스 국기를 무슬림들에게 덜 공격적인 국기로 변경하자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뉴욕의 싱크탱크인 게이트스톤인스티튜트(Gatestone Institute)는 무슬림들의 스위스 국기를 바꾸자는 이 제안이 스위스 정당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으며, 스위스의 반이민정서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당인 스위스국민당(Swiss People's Party, SVP)의 실비아 플뤼키거(Sylvia Flückiger) 의원은 이 요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 못박고, "스위스 국기에는 변경할 것이 없으며, 다음 단계는 무엇이겠는가? 무슬림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스위스 헌법을 바꾸자고 요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위스국민당은 지난 2015년 10월 총선에서 득표율 29.4%로 전체 200석 중 65석을 차지하면서 스위스 총선에서 단일 정당이 거둔 성과로는 한 세기 만에 가장 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지난 2009년 이슬람 첨탑(미너렛)을 새로 건설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국민투표를 제안해 이를 통과시켰으며, 2014년에는 이민 제한에 대한 국민투표도 제안해 이를 통과시키기도 했었다.

또 기독민주당(Christian Democrats, CVP)의 마리안느 빈더(Marianne Binder) 대변인도 이 일에 대해 "스위스 국기는 스위스 정체성의 일부이며, 이민자들을 포함해 모두가 여기에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도 우파인 급진자유민주당(Free Democrats, FDP)의 스테판 브루프바처(Stefan Brupbacher) 대표도 "완전히 넌센스"라고 말하고, "스위스 십자가는 가장 성공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라고 이야기 했다. 그는 "이것은 성공과 품격의 상징"이라면서서 "우리는 스위스에 대한 사랑으로 이를 더 굳게 붙들어야 할 것"이라 했다.

스위스 국기가 아니라 덴마크 국기를 태우는 장면이다. 장소도 파키스탄이며, 동기도 달랐다.
스위스 국기가 아니라 덴마크 국기를 태우는 장면이다. 장소도 파키스탄이며, 동기도 달랐다. ©소셜네트워크 캡춰

한편 한편 지난 2일에는 소셜 미디어에 무슬림들의 스위스 국기 변경에 대해 비판하는 온라인 글이 올라왔는데, 특히 무슬림들이 스위스 국기를 불태우는 듯한 사진이 첨부돼 큰 논란이 일었었다. 그러나 이 국기는 덴마크 국기이며, 국기를 불태운 곳은 스위스가 아니라 파키스탄이었다. 또 이 사진은 약 10년 전인 지난 2006년에 촬영된 것으로, 덴마크 신문에 게재된 이슬람 최고 선지자인 무함마드에 대한 카툰에 항의하기 위해 파키스탄 무슬림들이 덴마크 국기를 불태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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