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한반도 평화, 통일 그리고 개발 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EFK) 실행위원회 위원들과 초청 인사들이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주관으로 지난 10월 2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에 모여 실행위를 열고 '평양호소문'(Pyongyang Appeal)을 발표했다. 이번 실행위원회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의 주최로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EFK 대표단의 방문 기간 개최됐다.

EFK의 이번 방문은 한국 독립 70주년과 한반도 남북 분단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으로, 28일 EFK 실행위원회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에큐메니칼 교회 활동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WCC와 KCF, 한국교회협의회(NCCK) 지도자들은 물론 영국, 미국, 독일, 캐나다 등에서 온 관련 교회 또는 기관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방문과 모임은 WCC를 통해 이뤄져 온 남북 교회 간의 국제적이고 에큐메니칼적인 교류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지난 교류들을 통해 확립되어 온 에큐메니칼적 정책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지난 WCC 제10차 총회 당시인 2013년 11월 8일 채택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선언문'의 입장은 물론, 이어 2014년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보세이에서 개최된 'WCC 한반도 정의와 평화, 화해에 관한 국제협의회'에서 나온 선언문의 정신 역시 재확인했다.

참석자들은 '평양선언문'을 통해 "이번 모임이 남북문제에 대한 에큐메니칼 모임으로서는 최초로 한반도에서 개최된 것으로, 남북 교회가 함께 하고 세계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와 화해 문제에 머리를 맞대는 기회가 됐다"고 평했다. 더불어 "방문 기간 동안 EFK 대표단은 오랜 기간 지속되어 왔으며 최근 강화되는 추세에 있는 국제사회 제재 가운데서도 북한이 현저한 사회 발전을 이룩하고 놀라운 회복과 자립정신을 구현하고 있음을 목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선언문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독립과 한반도 분단 70주년을 기념하는 중요한 해에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대표단은 한반도가 오늘날 마주한 현실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분단 상황으로 인한 비극을 인식하며, 남북한 그리스도인 형제자매들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화해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의 국제적 에큐메니칼 연대를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올해 8월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서 통제 불능의 상태까지 우려되었으나 북측 제의로 치러진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서 이 같은 긴장이 완화되기에 이르렀다"면서 "양쪽 정부의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특히 우리의 방문 기간 동안에도 진행 중이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모임의 재개에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다만 "북측에 대한 정치적 대립과 위협이 이러한 대화의 산물을 무효화할 수 있으며, 서로에게 열린 대화의 문을 닫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소로 EFK 대표단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헌법 9조와 관련 안보 법안 개정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대해 선언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무력행사를 인정하겠다는 이번 개정 추진이 북한에 대한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지역 내 잠재되어 있는 긴장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EFK 실행위원회 모임의 참석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모든 교회와 관련 기관, 그리고 선의를 지닌 모든 세계인들에게 강한 연대와 지지, 그리고 행동을 요청 한다"고 밝히고,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각각 채택된 6.15 남북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충실한 이행 ▶한반도 지역 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과 민감한 한반도 상황의 긴장화와 비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는 모든 무력시위와 정치적 대립, 위협의 중단 ▶북한 사회 최약층의 고통을 야기하며 한반도 긴장을 지속시키는 경제적 제재의 해제 ▶인권 문제와 관련한 도발과 북한에 대한 적대적 선전 광고, 이미지화, 평화와 화해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에 대한 대처와 평화와 화해 증진을 통한 인권 문제 해결 추구 ▶1953년 남북한 정전 협정을 평화 조약으로 대체 ▶평화로운 공존, 통일과 화해를 목표로 존중과 인내가 바탕이 된 남북한 간의 지속적인 대화 ▶남북한 주민 간 교류와 만남 증진과 세계 기독교인 커뮤니티와 북한 내 기독교인 커뮤니티 간의 상호 방문 증진. 특히 남북한 청년층을 위주로 한 교류 추진 ▶KCF와 NCCK , 남한 교회, 세계 디아스포라 간의 관계 강화 등을 촉구했다.

한편 장상 박사(WCC 공동의장, 성서연구 발제)와 김영주 목사(NCCK 총무, 한반도 에큐메니칼포럼 한국대표) 등 한국 방문단은 지난 30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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