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회장 최명룡)가 지난달 말 장신대에서 '한국 현대 기독교 미술 50년'을 기념하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날 행사는 한국 기독미술의 역사와 발전 등 여러가지 것들을 학술로 풀어 관심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먼저 이석우 박사(겸재정선미술관장, 경희대 명예교수)는 "예술과 신앙의 행동인, 화가 이연호 목사: 그 행적과 한국기독교미술 논의를 중심으로"란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연호 목사의 삶은 단순한 개인의 삶에 머무르지 않고 그가 살던 시대상과 소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는 극심한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삶을 원망하지 않았다"면서 "질곡의 어두움 속에서도 굳건히 질갱이처럼 성장해 온 그의 삶은 우리 한국교회사의 고난의 역정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석우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인정받은 미술재능은 이연호 목사의 목회와 함께 하나의 삶이자 은총이었으며, 불모지같은 그 당시의 기독교미술의 풍토 속에서도 한국기독교미술의 토대를 놓는 원동력이자 밀알이었다"고 평하고, "그에게 빈민목회와 그 정신은 그의 삶과 목회예술을 관통하는 기본축이었고 이는 예수님이 가르치신 대로 온몸과 정신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는 실천이었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미술의 토착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십자가를 우리 전통문으로 하고 강대상에 뒤지를 올려놓는다는 등 우리 것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박사는 "이연호 목사가 한국기독교미술의 확산과 보급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는 그의 글과 한국기독교미술협회 창립, 해외작가교류, 학교강의 등에서 드러난다"고 밝히고, "무엇보다 한국기독교미술의 가능성에 대해 염려하고 이를 선구적으로 연구하고 그것의 문제점과 방향을 이야기 했다"면서 "역사의 풍랑과 개인적 삶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꿋꿋이 자기의 길을 가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어떤 것인가를 몸으로 실천적으로 보여준 위대한 지도자이자 하나님의 종"이라고 평가했다.
서성록 교수(안동대학교 미술학과)는 "한국의 현대 기독교미술, 어제와 오늘"이란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기독교 미술가들이 비록 각기 작품 양상은 다를지 모르나 기본적으로는 생명의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이 세상에 정말 소중하고 보배로운 것이 무엇인지 들려주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서 교수는 기독교 미술의 발자취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기독교미술의 한 복판에는 1965년 태동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가 있었다 ▶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 한국적인 풍토에서 다루어졌다 ▶시야를 넓혀 생각해볼 때 기독교미술이 교회나 그리스도인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온갖 담론과 사조가 충돌하는 문화전쟁에서 기독교 미술인의 역할이랄까, 비중을 한층 높여 가야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복음적 실천으로서의 미술: 한국 현대 기독교조각의 몇 가지 양상"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김이순 교수(홍익대 미술대학원)는 "기독교 미술이 단순한 심미적 가치를 넘어서 보는 이에게 생명과 소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성경적 통찰과 지혜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말 그대로‘ 복음’이어야 할 것"이라 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미술인으로서 개인적 신앙고백을 하는 차원을 넘어 어떻게 미술작품을 통해 하나님이 세우신 세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희망과 생명의 메시지를 세상 속에 선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예술학과)는 "아시아의 현대 기독교 미술: 인도,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한동안 각국의 환경이나 풍속에 맞추어서 다양하게 제작되었던 기독교미술은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하고, "토속성을 드러내거나 각국의 풍물을 드러내는 것에서 벗어나 보다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기독교적 성찰이나 영성이 들어 있는 작품이 나타나야 할 시점"이라며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공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 각국의 독특한 이미지와 융합되어 새롭게 나타날 때 기독교미술이 보다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외에도 장준석 소장(한국미술비평연구소, 미술평론가)이 "한국화와 기독교 미술"이란 제목으로 발표하고, 김진명 교수(장신대)가 "미학적 성서해석 - 렘브란트와 혜촌 김학수의 작품 해석을 통한 출애굽기 14:21-22, 32:19의 주석적 연구"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행사 전 예배에서는 김도일 목사(장신대 교수)가 살아 있음에 감사,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욘2:1~10)란 제목으로 설교하고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