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자국 및 세계 지성인들의 우경화 비판을 받아들여 진솔히 사죄하고 평화헌법 지키라.
한국사회는 나눔과 돌봄으로 빈부격차와 이념갈등을 극복하고 공생(共生)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

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샬롬나비 상임대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창립원장)

올 해는 우리 겨레가 일본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는 감격을 가진 지 70년이 된다. 광복 70돌은 지난날을 돌아보고 오늘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아주 뜻깊은 기회다. 일본 아베 정권은 새로운 한일관계의 이정표를 세워야 하는 이 시점에 평화헌법을 무력화 시키고 위안부 범죄 인정을 회피하고 일본을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 만들기에 여념이 없으며 일본을 군군주의 시대로 회귀시키고 있다. 지난날 이웃 나라에 대한 침탈과 식민지배와 고통에 대한 깊은 자기반성과 사죄의 배려가 없고 역사를 바로 보지 않는 나라에게는 다른 나라의 신뢰와 존경도 받을 수 없다. 아베 정권은 일본의 양심적인 지성인들과 세계지성인들이 지적하는 역사왜곡과 군군주의 회귀사고에서 돌이켜 진솔하게 사죄함으로써 진정한 동아시아 평화국가의 초석을 놓아주기 바란다.

우리의 70년은 친일, 변절, 독재가 이끈 역사가 아니라 민주와 자유와 노력이 합쳐진 국가 세우기에 바친 피땀의 결정체였다. 지난 70년 한국은 민주 절차에 의해 제정된 헌법에 따라 민주주의 선거를 실시하여 자주 독립 국가를 수립한 이래 사회 각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2015년 GDP(국내총생산량)가 세계 11위를 기록할 만큼 경제대국이 되었다. 또한 독재정치와 연이은 군부정권에 맞서 싸워 민주정권을 이뤄냈다. 하지만 성장 일변도로 치닫다 보니 부작용 또한 상당히 크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갖가지 역기능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는 것은 한국이 선진 사회로 나아가고 지난 70년 동안에 이룬 성과를 더욱 값지게 하는 길이다. 이에 샬롬나비는 지난 70년의 한국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경제제일주의 가치관을 버리고 도덕성에 기초한 사회 기본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경제제일주의 사고에 빠져, 인권 유린 및 위법적이고 반도덕적 행위도 허용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유행하듯이, 사회정의마저 돈에 의해 좌우된다. 인류의 보편 가치에 기초한 도덕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극단적 이기주의 심리가 팽배하여 자신의 목표와 이익을 위해서는 남의 생명이나 인권까지 해친다. 이른바 ‘묻지마’ 폭력이 흔히 일어난다. 지도층은 탐욕에 눈이 어두워 각종 형태의 부정부패를 저지른다. 공무원은 자신의 직무를 이용하여 이권을 챙긴다. 기업가는 기본적인 기업 윤리를 무시하고 족벌경영체제, 과잉 차입금, 무리한 투자 및 문어발식 기업 확장 등 공정치 못한 기업 활동을 함으로써 세계국가경쟁력이 OECD 국가 가운데 28위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순위를 차지했다. 도덕성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본 토대이다. 황금만능주의 가치관을 버리고 인류보편 가치에 기초한 도덕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2. 법질서를 굳건히 확립하고 공동체정신을 세워야 한다.

한국사회 안에는 법과 규정을 지키면 손해를 본다는 의식이 만연하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마저 법을 지키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여 뜻을 관철하고자 한다. 공권력이 무시되니 치안 질서가 무너지고 사회 안전망이 위협을 받는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한다. 공동체 정신이 약화되었다. 남은 경쟁의 상대일 뿐 존중하고 함께 협력하여 일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것은 남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다고 여기는 이기심의 발로이고 공동체 정신의 실종 현상이다. 기본권, 자유와 평등 및 사람으로서 갖는 존엄성을 인정하고, 모든 국민이 각자의 능력에 따라 자기 몫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람이 사람다운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법과 규정을 지키는 법질서를 확립하여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

3. 사회양극화를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뤄야 한다.

오늘날 양극화 현상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병폐 중 하나이다. 좌우 이념 대립, 노사 및 갑을의 대립과 반목이 극심하다. 서로를 동역자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화합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투쟁을 일삼는다. 특히 경제적인 빈부의 양극화는 수많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권리를 위협한다. 이러한 현상으로 사회 계층 사이의 위화감이 깊어가고 사회 기반이 흔들리는 위험에 이르렀다. 이념적 좌우, 노사, 빈부 및 갑을이 서로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는 동역자로 여기고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 한 개인은 공동체 전체를 섬기고 전체는 한 구성원을 돌아보아야 한다.

4. 획일주의의 입시경쟁교육을 지양하고 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

한국교육은 획일주의에 길들여져 있다. 하나의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 풍조에 편승하여, 교육은 입시 위주가 되고 공교육이 붕괴하기에 이르렀다. 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것이 이것을 잘 나타내준다. 교육은 입시위주를 벗어나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계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것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길이며 인적자원 밖에 없는 한국이 오늘날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5. 민족이 분단된 70년의 비극의 역사를 끊고 평화통일을 이룩해야 한다.

올해는 광복 70년이면서 동시에 분단 70년이기도 하다. 남북이 지난날의 상처에 얽매여 반목하고 질시하며 전쟁하는 것을 멈추고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며 화해하고 협력해서 평화통일의 기반을 점차 굳건히 쌓아가야 한다.

6. 국가는 인류보편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35년간의 일제의 강점은 우리민족에게 큰 고통과 상처를 준 불법적인 역사였다. 그러나 현재 일본 아베정권은 불법적인 식민 지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인류의 보편가치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일본의 과거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 비판적인 태도를 엄정히 유지하면서, 지구촌의 시대에 세계 사람들과 더불어, 국수적인 민족주의를 넘어서, 인류의 보편 가치를 제고시키는 문화와 문명을 이루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7.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공동체정신과 섬김의 본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 70년 한국교회는 사회의 어두움을 밝히고 썩는 것을 막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였다. 이제 한국교회는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성경이 가르치는 가치와 삶의 원리를 사회에 선포하고 가르치며,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공동체가 되도록 사회를 변혁시키고, 한국교회 자체가 사랑 가운데서 서로 존중하고 섬기며 하나를 이루어 감으로써 사회에 공동체 삶의 본을 보여주어야 하며, 세상을 섬기되 특히 불쌍하고 가난하며 억압받는 사람을 돌아보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나라와 겨레를 위해 기도하되 특히 우리 겨레가 분단의 고통을 딛고 평화통일을 이루도록 기도하는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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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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