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목사(애틀랜타성결교회 담임)

인생은 찬란한 것이 아니다. 그저 지루한 일상의 반복일 뿐이다. 영화처럼 두 시간 만에 기승전결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빛나는 인생은 마음의 소원일 뿐, 대부분의 시간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어릴 때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발버둥을 치지만 어느 때부터는 해야만 하는 일에 목이 매여 있다. 적성과 성취감보다는 익숙함과 의무감에 길들여지는 순간 어른이라는 이름표가 붙는다.

아무 생각 없이 살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그렇게 길들여진 어른들 뿐이다.

졸음에 겨워 반쯤 감긴 눈으로 이를 닦으며 거울을 보다가, 멍 하니 앞 차의 브레이크 등을 보며 신호대기를 하다가 '아, 이게 아닌데' 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은 가장 편한 방법인 외면하기를 선택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막다른 골목처럼 피할 수 없는 때가 온다.

그래서 갑자기 자신의 인생을 찾겠다며 회사를 그만 두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가족에게 선포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들은 TV의 주인공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진 선전포고의 쓰라린 뒷맛을 느끼며 멋쩍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우리가 꿈꿔왔던 인생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누가 훔쳐간 것도, 저당 잡힌 것도 아닌데 열심히 살아도 쌓이는 것이라고는 덧없는 세월의 흔적뿐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룬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먹고 살려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일까? 생각하면 할 수록 뒤죽박죽, 답 없는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무엇인가를 이루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의 시작을 통해서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무엇인가를 시작해 왔다. 시작일뿐 아니라, 돌아가기에는 이미 한 참을 와 버렸다.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것은 그렇게 시지푸스의 저주 받는 것일까? 지루한 것은 형벌이 아니다. 시련일 뿐이다.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 길은 멋진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저 그 순간이 지나갈 때까지 견디는 것이다.

신대륙을 발견하는 그 순간까지 콜럼버스는 어제와 다를 것 없는 똑같은 항해를 지속했을 것이다. 장인이 되는 방법은 그저 똑같은 일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래, 묵묵히 하는 것 밖에 는 없다. 아무리 손재주가 좋아도 그 긴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사람들로부터 싸구려 취급을 받는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찬란한 그 무엇이 아닐지라도 하루 하루를 견뎌 나가는 것은 그만큼 내 인생을 충실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인생의 기초만 쌓을지도 모르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지붕을 얹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그들에게 허락한 분량일 뿐, 어느 단계를 이루어야지만 성공인 것은 아니다.

무엇을 이룬다고 아등바등 하지만, 영원의 시간 앞에서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듯이 파도가 밀려오면 깨끗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또 어떤 누군가가 와서 마치 처음인 것처럼 다시 모래를 쌓을 뿐이다.

벗어나고 떠나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있고, 참고 견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은 떠나는 일에, 어떤 사람은 누군가는 꼭 있어야 하는 그 자리에 머문다. 그 어느 것이 더 소중한 것도,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떠나는 일도 하루를 버티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는 것도 하루를 버티는 것이다. '인내'야 말로 모든 성공의 열쇠다. 수없이 똑 같은 날들을 버텨서 살아 낸다는 것은 성공의 열쇠를 성실하게 깎는 일이다. 내가 쓰지 못한다 할지라도, 누군가는 내가 하루 하루를 버텨서 만들어 낸 이 열쇠를 통해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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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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