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롬니(사진)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2차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승리하며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39.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다른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개표가 시작된 지 30여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는 일찌감치 연단에 올라 '승리'를 선언했다. 예상대로 언론의 출구조사와 초반 개표결과가 모두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공화당 경선에서 현직 대통령이 아닌 후보가 첫 두 경선을 모두 이긴 것은 롬니가 처음이다.

롬니가 이날 기록한 득표율은 4년전 대권도전시 자신이 기록했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득표율 32%보다 8%포인트 가까이 올라간 것으로, 당시 1위를 차지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득표율 38%보다도 높다.

롬니 측이 '대세론'을 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결과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 후 한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공화당 후보 예상지수'에서 롬니의 확률은 98%에 달했다.

선두 롬니에 대항할 뚜렷한 2위 주자가 부각되지 않음에 따라 `롬니의 대항마' 자리를 놓고 당분간 공화당 2위권 후보들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 언론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결과가 보수성향이 강한 남부지역에서 열리는 첫 경선인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롬니가 뉴햄프셔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은 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롬니는 초반 2연승을 발판 삼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까지 석권함으로써 '대세론'을 고착화시키겠다는 전략인 반면, 다른 후보들은 보수 기반이 강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계기로 롬니의 기세를 꺾고 '롬니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하지만 롬니의 '대세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초반 2전 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뉴햄프셔주는 매사추세츠주와 붙어 있고, 롬니가 여름별장을 소유한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롬니의 텃밭으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이날 경선 승리로 새로운 큰 바람이 일 것 같지는 않다는 시각이다.

우선 공화당 내에서 롬니에 대해 불만을 가진 부동층도 여전히 많은데다, 그가 몰몬교도이면서 온건파 보수론자란 점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남부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롬니의 이 같은 종교와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본선 경쟁력을 의심하는 공화당 강경파들이 반(反)롬니세력를 결집해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경선을 치르면서 본선 경쟁력을 깎아 먹을 수 있는 각종 의혹들이 제기는 가운데 차기 경선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폭발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최대 위협인 '베인 폭탄(Bain bomb)'의 파괴력이 어디까지 인지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인 폭탄'이란 롬니가 투자컨설팅업체인 베인캐피털을 운영할 당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대량 해고'를 많이 했다는 논란이다.

이미 뉴트 깅리치, 릭 페리 등 강경 보수파 후보들은 "베인캐피털이 기업을 약탈하고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롬니 비난성 광고를 쏟아붓고 있어, 롬니의 지지율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공화당경선 #미트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