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러진 6·4 지방선거 당시 경쟁자인 고승덕(58·사법연수원 12기) 전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59) 서울교육감에게 법원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23일 열린 조 교육감에 대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허위사실공표) 국민참여재판에서 조 교육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조 교육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교육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민주주의 정치 내에서 후보자의 적격성 검증을 위한 언론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자질부족을 의심케 하는 정황이 있으면 문제제기는 허용돼야 한다"면서도 "근거가 박약한 의혹 제기는 검증을 위한 것이라도 무제한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이 기자회견 전에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의 트윗글을 보고 받은 후 최 기자에게 트윗글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거나 선거캠프 구성원에게 추가 확인을 지시해야 하는데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조 교육감이 제3자로부터 고 전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보받지 않고도 '제보에 따르면'이라고 기자회견문을 작성했고 실제 제보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조 교육감이 기자회견 당시 미필적으로나마 (의혹이) 허위라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이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재차 의혹 제기를 한 부분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허위사실공표가 성립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의혹 제기 당시 두 사람이 경쟁후보 관계였고 ▲기자회견 시점의 조 교육감 지지율은 10%내외였던 반면 고 전 후보 지지율은 20% 내외였던 점 ▲기자회견이 본선거를 불과 10일 앞두고 열린 점 등에 비춰 조 교육감에게 고 전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편파적으로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조 교육감 측 주장은 "다른 후보에 대해서도 기소가 됐고 수사가 지연된 건 조 교육감의 출석불응 때문"이라며 배척했다.

재판부는 "고 전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여부는 후보자 평가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었다"며 "조 교육감이 선거일이 임박한 시점에 의혹을 제기했고 기자회견이나 이메일, 라디오 방송 등 상대방이 다수거나 전파성이 강한 곳을 통해 범행을 했으며 고 전 후보가 조 교육감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상대방에게 책임을 미루는 건 아니지만 고 전 후보가 객관적인 자료로 빨리 의혹을 해소했다면 이런 안타까운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배심원의 지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부터 열린 조 교육감에 대한 참여재판에는 총 9명의 배심원이 참석했다. 이들 중 예비배심원 2명을 제외한 7명의 배심원이 전원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에 관해서는 배심원 1명이 벌금 300만원을, 나머지 6명이 벌금 500만원을 제시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6·4지방선거 서울교육감 후보로 출마해 경쟁자인 고 전 후보에 대해 "두 자녀가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고 본인도 미국 근무 당시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교육감은 이에 "선거관리위원회가 '경고'로 끝낸 사건을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4일에 걸쳐 참여재판을 진행했으며 의혹 당사자인 고 전 후보와 고 전 후보의 영주권 보유 의혹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 등이 이 사건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해 진술했다.

조 교육감은 판결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재판과정에서 바로잡히길 희망했지만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곧바로 항소해 2심에서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선고가 끝나자 재판을 방청했던 조 교육감 지지자 일부는 재판부에 거세게 항의를 제기했다. 이들 중 한 남성은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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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유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