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계속되는 외국인 납치·살해로 이슬람 지역에서의 선교 및 구호활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현재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6개국을 여행금지국으로 정해 체류자는 즉시 대피하거나 철수하고, 여행 예정자는 여행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IS 본거지인 시리아와 인접한 레바논, 터키, 이스라엘, 요르단 등에는 방문을 자제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은 최근 남대문교회에서 '선교현안 긴급진단' 시간을 갖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안전 유의사항과 테러 대처방안 등을 다뤘다.

▲왼쪽부터 김동식 테러 전문가(신변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 위기관리연구소 도문갑 소장, 가천대 경찰안보학 윤민우 교수.   ©이지희 기자

KCMS 김진대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김모 군이 IS에서 훈련받는 것이 최근 공식 확인됐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이미 IS에 가담했거나 가담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계속 적발되고 있다"며 "해외 위험지역에 있는 선교단체 사역자들에게도 IS 세력의 확산은 긴급현안이라고 생각해, IS를 제대로 알고 대응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패널토의는 김진대 목사를 좌장으로 김동식 테러 전문가, 위기관리연구소 도문갑 소장, 가천대 경찰안보학 윤민우 교수가 참여했다. 특히 도문갑 소장은 지난 2월 중순경 터키에서 인질협상 과정을 이수했다.

다음은 패널토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IS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김동식 테러 전문가 = 테러를 전 세계적으로 이끌던 알카에다는 뜸해지고, 왜 IS가 나타났느냐는 의문이 있다. 알카에다를 조직한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이 소련을 제압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바 있으며, 1991년 걸프전 이후 대미항전을 하게 된다. IS는 2004년 김선일 씨를 참수한 '유일신과 성전'에서 시작돼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 등을 거쳐 작년 6월 IS로 바뀌었다. 둘 다 같은 이슬람 수니파 단체이며 이슬람 칼리프 제국 건설을 최종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념적으로 차이가 있다. 알카에다는 '19~20세기 소위 이슬람권이 기독교권에 점령당해 수모를 겪은 것은 무함마드 시절 초기 이슬람 정신을 버렸기 때문이라는 자기반성과 함께 7세기 무함마드 시절 이슬람으로 회귀하자'는 '와하비즘'(Wahhabism)을 실천한다. IS는 '이 세상을 이슬람을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로 양분하고 믿지 않는 자는 모든 자를 섬멸해야 한다'는 '탁피리즘'(Takfirism)을 실천한다. 훨씬 더 과격하고 위험한 이념이다. 또 IS는 육안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의 상당한 영역을 점령하며 8개의 유전을 확보하고, 주민 800만 명을 대상으로 보호세, 통행세를 수탈하는 등 자급자족하고 있다. 알카에다는 국가 형태를 지향하지만 게릴라성 테러, 암살하는 비밀 조직이며 세력적인 면에서 '지는 해'다. 알카에다 본부는 실질적인 테러 기획 및 실행능력을 상실했으며, 지난 1월 샤를리 앱도 테러를 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거의 유일하게 테러단체로서 선명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 IS는 전 세계 군소테러 조직들이 충성을 맹세했으며, 이른바 돈, 사람, 무기의 3대 요소를 확보하고 있다.

또 (IS는) 지금까지 테러단체 중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가장 많이, 탁월하게 활용하여 서방에서도 적지 않은 십 대 소녀와 젊은 층이 유인되고 있다. 과거에는 젊은이가 테러단체 강령, 모집 문구를 보려면 아랍어도 해야 하고 이슬람 지역을 여행해야 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자기 방 이불 속에서도 영어로 테러조직과 접촉할 수 있다. IS가 유포한 게임 주인공 캐릭터도 지하디스트 이미지를 삽입해 남자 청소년이나 사회 부적응자들에게는 '위너',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이슬람 전사로서 사막에서의 낭만적인 전투 후 커피를 마시는 장면도 그린다. 또 한 달에 월급 1,000 달러를 주며 4명의 미녀와 결혼할 수 있고, 집도 준다고 현혹한다. 여성에게는 미남 사진을 올리고 멋진 지하디스트와 결혼할 수 있다고 유혹한다. 이들의 SNS 동영상 자료는 엉성하지 않고 제작 수준이 매우 탁월해 누구나 현혹당할 정도다.

- 해외에서 IS에 몰려든 테러 전사가 90여 개국 1만5천~2만여 명이라고 한다. 김 군을 비롯해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계속 IS에 가담하려 할 텐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 윤민우 교수 = 김군이 터키에서 실종된 후 IS 단원 모집 웹페이지 접속을 차단한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며칠 후 시도해보니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었다. 사이트 접속차단이라는 발상 자체가 상당히 구시대적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유해사이트를 아예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다. 감기 바이러스는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면역력을 키워줘야 한다. 유해사이트를 막는 것보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을 키워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기독교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이 기존 패러다임인 자유민주주의와 기독교 전통에 식상한 데서 위기가 비롯된 면도 있다. 청소년들에게 기존 패러다임이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원점이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도문갑 소장 = 북미, 유럽 출신의 IS 가입자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온 2~3세 이민자다. 그러나 소수 성공한 이민자 가정에서도 IS에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에서도 다문화가정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당하는 아이들도 매우 많다. 일부 교회가 다문화가정을 돕고 있지만, 한국교회가 더 큰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인도주의적, 복음적 차원에서 다문화가정을 돌보고 이들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5~10년 내 문제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 실제 해외 테러조직이 국내에서 암약하다 발각, 추방된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 테러 방지를 위한 법적 장치가 미비하다.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 윤민우 교수 = 인권은 국가로부터만 침해받고 있지 않다. 독재국에 끌려가 고문당하고, 조폭, 테러리스트 등에 끌려가 살해돼도 똑같은 인권침해다. 그리고 21세기의 임권 침해는 사회보다 테러리스트 국가, 적대국으로부터 올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가 공권력에 힘을 실어줄 것인지, 힘을 제한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국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다른 곳에서 오는 인권침해의 위협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의 방향도 그렇게 재조정되고 있다. 특히 연쇄살인, 범죄는 1년 안에 범인을 잡지 못해도 국가, 사회가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테러리스트에 의해 테러가 일어나면 치명적이다. 이들에 대한 정보기관의 정보 활동, 비밀작전, 형사사법기관을 통한 형사사법적 대응 등에 대한 권한을 법적으로 더 보장해야 막을 수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양'은 민간인이고, '늑대'는 테러리스트, '양치기 개'를 국가로 볼 수 있다. 양치기 개의 목줄을 묶어놓으면 늑대가 와도 양을 지키지 못한다. 이러한 테러 통제와 위기관리를 위해 테러방지법, 국가안보법 체계가 다시 조정되고 사전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안 되면 테러에 무방비로 당할 것이다.

- 전 세계에서 테러 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교단체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 도문갑 소장 = 기독교 기관에서 사흘간 대 테러 협상 전문가 훈련을 받았다. IS 같은 극단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기존 위험 지역의 범주를 넘어 굉장히 확산돼 있어 안전한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납치가 일어날 수 있다. 또 과거 납치 대상이 된 서구 기자, 봉사활동가 등이 아닌 일본인 기자도 납치, 살해되는 등 무차별적인 전개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 있는 한국 선교사가 2만6000여 명이다. 위기관리를 잘하는 단체에 속한 경우도 있지만, 개별적으로 나간 선교사들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납치, 인질이 되면 교계, 한국 사회의 문제로도 끝나지 않고 글로벌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우리는 때때로 사역할 때 희생당하고 순교도 각오하고 갈 수 있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와 지혜로 우리의 소중한 선교 자원을 잘 관리하고 보호도 해야 한다. 또 최근의 상황 변화를 보면, 우리가 아무리 희생적 자세를 가지고 복음을 위해 일한다 할지라도 결국 선교사가 IS의 선전물로 전락할 수 있는 측면을 발견했다. 헌신, 희생, 안전의 문제를 떠나 적대적 세력에 교묘하게 악용될 기회나 말미를 주는 것이 우리 선교단체에 옳은지, 또 사건이 미치는 영향력과 다른 새로운 상황 전개가 일어날 가능성 등을 전략적으로 검토해 보고 선교사 배치를 생각해야 한다. <계속>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한국위기관리재단 #도문갑소장 #윤민우교수 #김진대사무총장 #ISIS #IS인질살해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