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유세가 본격화된 4일 주요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대선패배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계파간 대립이 격화돼고 있다.

특히 가장 강력한 당대표로 꼽히는 문재인 의원에 대한 다른 의원들의 견제구가 강해졌고 이에 문 후보는 '클린선거 오계(五戒)'를 발표하면서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박주선 의원은 사실상 '문재인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문 의원의 당권도전을 '대선평가 불복'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이날은 2017년 대선 불출마 선언을 요구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쳤다.

박 의원은 문 의원의 출마를 '친노 패권 공고화'와 '대선 유일후보 체제 공고화'로 규정하고 "문재인 후보가 진정으로 당을 살리고 계파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든가 아니면 2017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찌감치 '대권-당권 분리론'을 내세워 문 의원의 당권도전을 반대해왔던 박지원 의원 역시 문 의원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대표를 뽑는 전대이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대가 아니다"라며 "문 의원 본인도 2017년 대선이 목표라고 했다. 대권후보가 당권을 잡고 있으면 누가 대통령선거에 나오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4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 의원은 기자들에게 "전당대회가 끝나면 4월 보선을 앞두고 시민사회가 우리한테 양보를 요구할 것이고 통합진보당도 200만표가 있는데, 대선후보는 200만표가 눈에 아른거리면 좌고우면할 수밖에 없다"며 당권-대권 분리론을 거듭 주장하며 "박지원이 당 대표가 돼야 (통진당과의 연대 등을) 끊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문 의원은 '클린선거 오계'를 통해 "경쟁 후보에 대한 인신비방을 하지 않겠다"며 "지난 일을 트집 잡거나 신상을 공격하는 일도 일절 하지 않겠다. 제가 그런 비판이나 공격을 당하더라도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생산적이고 수준 높은 정책 대결에 먼저 나서고, 경쟁이 끝나면 상대 후보의 좋은 비전, 대안, 정책을 수용하겠다"며 "선거 기간 동안 후보자 간 직통 소통선(핫라인)을 두어 불필요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선책임론에 대해 문 의원의 한 측근은 "당대표 경선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 자체가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비경선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이날 당권주자들은 이런 신경전 속에서도 예비선거인단과 접촉을 강화하며 1차 관문 통과를 위한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박주선 의원과 이인영 의원은 수도권에서, 조경태 의원은 경북과 강원에서 예비선거인단과 만남을 이어갔고, 박지원 의원은 대전에서 1955년 민주당 창당 이듬해 대덕지구당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송좌빈 선생을 예방해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 청년들과 함께 당의 60년 역사와 미래를 논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중앙위원들을 상대로 맨투맨 접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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