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내년부터 건설·조선·해운·철강업 등 중국의 맹추격과 경기침체의 이중고를 겪는 업종의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한 ICT(정보통신기술)기업과 금융사의 융·복합을 뜻하는 '하이브리드' 추세가 속도를 더하고, 중·일 금융사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연구원은 18일 '2015년 금융 7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매출액 증가율이 20%를 넘는 기업은 2010년 41.9%에서 2014년 16.5%로 급감했고, 5% 미만의 저성장 기업은 34.4%에서 59.5%로 확대됐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도 2009~2013년 중 대기업(16.7%→19.4%)·중소기업(17.9%→22.6%) 부문 모두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연구원은 국내기업이 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문턱에 있는 한계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에 애로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건설·조선·해운·철강업 등 주요 취약산업의 경우 업황 개선 여부가 불투명해 비우량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수주 감소 및 수급불균형 지속 등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고, 금융사와 투자자 역시 신용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이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금융권을 이끌게 될 또 한 가지의 이슈는 'ICT와 금융의 융복합 본격화'다. 이미 올해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 등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 전달방식이 출현했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돼 네이버·삼성전자 등 다른 ICT기업의 금융 융복합 사업 진출도 예상된다. 다만 금융서비스 제공은 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판매채널 다양화 관점에서 은행과 ICT기업 간의 제휴가 늘어날 것으로 금융연구원은 내다봤다. 특히 지급결제 부분에서 은행과 ICT기업의 프로세싱 협력이 늘어나 기존 카드사가 주도해오던 결제 생태계에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계 금융자본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도 내년 금융권에서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유럽계 은행들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외화대출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계 은행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외화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계 은행이 국내 은행 등에 빌려준 외화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3조452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2%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화대출에서 중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까지 늘어났다. 일본(34.2%)·싱가폴(6.7%) 등 다른 국가의 점유율을 감안하면 아시아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4%다. 일본계 금융자본 역시 SBI·친애·OK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 등을 운영하고, 국내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중·고금리 금융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금융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인한 기술금융 활성화 ▲영업 등 금융규제 완화와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저성장·고령화 금융 본격화 등을 내년 금융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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