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정윤회(59)씨가 국정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장시간 조사 끝에 11일 새벽 귀가했다.

전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에 출석한 정씨는 15시간40분가량 조사받고 이날 오전 1시43분께 조사실을 나왔다.

정씨는 조사를 마친 직후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불'을 지른 사람은 누구라고 보느냐", "의혹을 제기한 진원지가 어디라고 보느냐", "박 경정은 계속 (윗선이 시키는 대로) 타이핑만 했다고 주장하느냐"는 질문에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라"고만 짧게 답했다.

정씨는 이어 "대통령과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느냐", "배후를 알고 있는 게 아니냐", "검찰에 (배후로) 지목한 인물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특별한 답을 하지 않은 채 검정 에쿠스 차량을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국정개입과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 동향' 문건의 핵심 인물 정윤회 씨가 고소인 겸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마치고 11일 새벽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2014.12.11.   ©뉴시스

정씨를 태운 차량이 출발하자 귀가길을 취재하기 위한 취재차량 여러 대가 따라붙어 함께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날 정씨를 상대로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 등을 둘러싼 국정개입 의혹의 진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정씨는 이에 "청와대 비서진과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거나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정윤회 동향문건' 작성자인 박관천(48) 경정을 네번째로 소환해 정씨와 대질신문를 벌였다.

정씨는 앞서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박 경정과 통화했다고 주장하며 "박 경정이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타이핑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결과와 박 경정과의 대질신문 내용을 종합한 후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다른 고소인에 대한 서면 또는 소환조사를 거쳐 문건 내용의 진위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검찰이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최종 결론을 지으면 '비선 의혹'을 처음 세계일보 기자들의 명예훼손 여부 역시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사건 수사 진행이 '문건 유출'에만 집중될 것이 우려된다며 지난 7일 정씨 및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 안봉근 제2부속실장 등 12명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했다.

정씨 측은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앞서 이날 오전 9시4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씨는 또 국정개입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렸다"며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 인사와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히 답했다.

'비선 의혹' 주인공인 정씨가 공식적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정씨는 사무실에 협박전화가 걸려오는 등 신변상 위협을 느낀다며 검찰 출석 전날 변호인을 통해 신변보호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정씨 출석 당시 검찰 방호원 등 직원 8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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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